'영화, 그림, 여행, 책... 일상의 문화적 향유가 어떤 이미지로 남았는지에 대한 기록'에 해당되는 글 176건

Posted on 2005/08/08 09:46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한국에 돌아오고 1주일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물론 대부분의 시간은 혼자서 보냈다. 병원일이랑 연구소 일이랑 일머리를 정리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미국 한달쯤 다녀온게 무슨 대단한 일인지 가기전에 연락 안했다고 궁시렁 대는 후배도 있었고 다녀왔으니 얼굴을 꼭 봐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어서 조금씩 움직이며 사람들을 만났다.

 

#1. 귀국한 다음날 찾은 하이텍 농성장은 여전했고, 내가 미국에서 잘 놀고 있던 사이에 그 곳을 지키고 있었을 동지들한테 미안했다. 8년전 이상관 투쟁때나 지금이나 매미는 시끄럽게 울어 제끼고 있었고, 개미는 농성장 바닥으로 자꾸 기어 오르고, 더위는 살인적이었고, 비가 오면 무너지지 않을라나 걱정을 해야 했다. 낮엔 병원에서 인사하러 돌아다니고 오후에는 농성장 가고... 미국 가기전이라구 유독히 열심히 결합한 것두 아니었건만 정말 미안하더라. 이런 미안함이 내가 계속 할동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인가? 그 동안 못한 만큼 열심히 하고 싶어졌다.

 

#2. 귀국하면서 술을 마시고 싶은 사람들이 몇명 있었다. 혼자 버텨보기로 결심하고 미국으로 떠안고 갔었던 일이 나를 제외하고 어떻게 풀려가고 있는건지 궁금하기도 했고 계속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이 정도 표현은 부족할 수도...) . 하지만 모두들 휴가인지라 결국 아무도 만나지 못 했다. 미국 다녀오고 나면 일단락 또는 정리가 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냥 미뤄놓은 것에 불과할 뿐이었다. 그럴거라는걸 알고 있기는 했지만... 그냥 혼자 맘 속에 담고 버티기로 결심했다. 잘 될랑가는 모르겠다.

 

#3. 미국에서 3주간 푹 쉬고 왔더니 아침에 저절로 눈이 떠진다. 아마 그 동안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었던거는 진짜 체력이 바닥이었기 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 이렇게 쉬었는지 기억에도 없다. 최소한 인턴때였던 5년전부터는 이렇게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는건 확실하다. 하루에 7-8시간씩 꼬박꼬박 자고 최소한을 제외하고는 하고 싶은 일만 하고... 그렇게 하고 났더니 체력이 진짜 좋아졌나 보다, 자명종 없이도 새벽에 저절로 눈이 떠지니... 시차 적응이 아직 안 된건가?

 

#4. 일주일이 지나고 나니 일머리가 완전히 정리되었다. 그 얘기는 할 일이 많더라... 는 것이다. ㅋㅋ 오늘 아침부터 리타 칼립소의 유쾌한 음악을 들으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해 볼라 하고 있다. 놀았고, 쉬었고, 안 바쁘면 딴 생각만 나니 본 궤도를 찾아 바쁘게 일해야 겠다. 사람들두 만나구...

 

#5. 일단 이번주에 마무리 할일

- 병원에서 진행중인 S모 자동차 근골사업 중간보고서 쓰기

- 직무스트레스 관련 조사 확인 ; 병원, 호텔

- 당뇨환자 작업전환 자료 준비

- 연구소 노강 프로젝트 기존 보고서 평가글 완료. 고용이데올로기/활동가분석 및 3과제 방향타 잡기

- 참세상 칼럼 쓰기

- 여성관련 글 쓰기

- 학회 발표 자료 준비

- 생협관련 논의 준비

- 세계화와 건강관련 자료 확보

 

#6. 미국에 대해 기억나는 사실 몇 가지

- 미국의 일인당 평균 소득은 3만불, 뉴요커의 평균 소득은 5만불

- 지하철 타기만 하면 핸드폰이 안 됨. 매너가 좋아서 지하철에서 핸펀 안 쓰는게 아니라 못 쓰는 것임.

- 뉴욕의 수도세는 록펠러 재단에서 다 낸다

- 전기가 싸서 그런지 집안에 형광등은 하나도 없고 전부 백열등이라 덥고 어두움

- 도시에서는 무선랜이 잘 됨. 저기 남부의 외따로 떨어진 농촌은 정보로 부터도 소외되고 있을게 분명함

- 미국 뉴스는 안전, 스포츠, 날씨 말고는 별 얘기가 없음.

- 인종간 차이가 너무나 확연함. 그러나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 무너지지 않기위한 다양성의 포용 전략

- 날씨가 지랄맞음. 산이 없으니 폭풍이 금방 오다가 그치기도 하고 난 비 맞고 있는데 100미터쯤 오른쪽은 햇빛이 쨍쨍~~ 대략 어처구니 없음

- 물건에 붙어 있는 가격외에 주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세금이 5-8% 따로 붙음. 식당에서는 셀프 서비스가 아닌 이상에야 15%정도의 팁을 주는 것이 기본임. 서비스직이 월급을 안 받는 경우도 많다고 함.

- 보스턴의 산업구조는 교육과 의료를 빼고 나면 남는게 거의 없음

- 앤아버의 산업구조도 교육과 의료 빼고 나면 남든게 보스턴 보다도 더 없음

- 911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자리에는 아직도 수천의 시신이 깔여 있다. 여전히 발굴중...

- 맨하튼의 스카이라인을 보여주는 기념 마그넷에 WTC를 유령처럼 붙여 놓는 그들의 엽기 호러 행각

- 길이의 단위는 마일, 무게의 단위는 파운드, 온도의 단위는 화씨... 왜 그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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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8 09:46 2005/08/0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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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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