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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해방 + 어머니 ?

그냥 뒷부분에 있던 "어머니"란 단어에 뭔가 어색함을 느껴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 여성의 평등한 시민적, 정치적 권리
 * 여성의 노동자평의회에 대한 동등한 참여.
 * 동일노동/동일임금, 여성의 저임금/장시간 노동의 종식, 특정 직업들로부터 여성의 배제의 종식.
 * 가내노동자들(가내하인들)에게 공장노동자들과 동일한 임금지급

 * 실업여성들을 위한 일자리 나누기
 * 산파들을 포함하여 여성들을 위한 직업훈련 센터
 * 자본이 제공할 수 있는 연맹의 힘을 바탕으로 남녀 노동자들 사이에서 협동조합을 발전시킬 필요성
 * 고용 조건의 개선
 * 필요할 때 여성들에게 노동을 대가로 생산물과 보호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수단들 - 해당 분야의 여성노동자들을 도와 분학/예술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킬 수 있는 문학/예술 협동조합, 실업여성들을 위한 협동조합을 포함하는 수단들- 의 마련
여기까지는 노동자와 관련해서 당연히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특별히 "여성"이란 주제로 갈 내용은 아니다. (그 당연함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까 하는 이야기겠지만, 일단 여기서는 내용 자체만 검토하자.)
 * 모든 작업장에 식당과 탁아소 설치
 * 아이들과 편부모로 구성된 가족들에게 저렴한 공동식사/주거를 제공할 수 있는 정권이 딸린 크고 쾌적한 주택
 * 공공의 식당/탁아소/세탁실/회의실/도서실/오락실
 * 여자아이들을 포함하여 모든 아이들에 대한 무상의 공공교육, 훈련
 * 빈곤한 어머니들에게 모욕감을 주지 않는 사회복지 제도
 * 무상의 의료서비스, 그리고 산파들에 대한 국가의 보수 지급
 *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도록 그들에게 제공할 사회기금 조성
여기까지는 아동 및 기타 "사회복지"에 관련된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이 부분에 조금 어색함을 느끼는데, 많은 부분이 "아이"에 대한 부담 없이 "노동"을 할 수 있는 "어머니"란 내용으로 흐르는 느낌을 받는다. 이건 여성을 착취하기 위해 자본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첫번째 내용은 이미 자본이 수행 중이고, 두번째는 사실상 효율적 노동 관리를 위한 감금의 형태다. 군 관련 시설을 참고하면 딱 이 형태다. (여담이지만, 글 중에서 "정권"이 아니라 "정원"이 아닐까...)
"여성해방"과 "어머니"가 결합하는 것도 좀 아이러니하다. 어쨌든 여성에 의한 노동력의 재생산을 사회적으로 보장(강요?)하는 것 아닌가? 재생산에 관련한 "조건"을 찾아서 해결하려는 게 자본 분석의 기초라면 ─ 그래서 생산수단의 사유화 폐지를 말하는 거다 ─ 이 문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접근해야 하지 않은가? 뒤에서 또 이야기하겠지만 "자발적 모성"이라는 것도 "어머니"라는 환상에 의한 착취 모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걸 인정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는 그렇다면 어떻게 또 되는 것인가? 글쓴이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약간 오버를 해본다면, 노동력의 재생산이 불가능하므로 국가와 사회의 진보에 걸림돌이 되니 퇴치해야 할까? 너무 오버한다면 글을 다시 살펴보자. 반복해서 "산파"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분명히 노동력의 재생산에 국가에서 개입한다는 이야기다. 푸코식으로 말하면 침실에 개입하는 권력, "생체관리"다.
아래는 분류가 애매한 이야기들...
 * 매춘부들에 대한 대안적인 일자리 제공
대안 일자리를 제공하면 "매춘" 문제가 해결될까? 매춘의 원인이 단순히 "가난" 같은 경제적 이유만 있을까?
 * 가내노동자들의 회합과 조직을 위한 센터
"가사노동자"를 포함한 더욱 커다란 "가내노동자"란 이야기인가? 위에 보면 "가내하인들"이란 말이 있는데 이걸 의미하나? 요새도 하인이 있나? 가정부 등을 의미하는 걸까? 이 부분을 정확히 알기 어려우므로 패스 -_-;;;
 * 자발적 모성
"모성"이란 무엇일까? 유물론적 입장에서 본다면 단순한 "유명론"의 결과에 불과하다. 비트겐슈타인이 말한 것 처럼 그저 언어에 의한 착각에 불과하다. "여성" 문제라면 "가부장제", "가족주의" 등과 떼어놓을 수 없고 그 근간이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모성"이다. 개인들이 모성을 가지는 것은 자유다. 분명히 필요성도 어느정도 존재한다. (자녀를 그냥 버리길 바라지 않으므로.. 물론, 자녀를 억압하는 용도로 쓰이는 걸 훨씬 많이 봐서 개인적으로는 반감이 더 크다. 자녀가 여성이라면 아예 그냥 부모의 컨트롤 안에 가두려고 별짓을 다 한다.) 하지만 이게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조치'"가 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장담하건데 소비에트의 악몽이 그대로 재현될 것이다. 오오오, 숭고한 여성해방의 이름으로 이뤄지는 여성의 개념 정의와 정신 개조, 훈육이여... 소비에트는 노동자의 이름으로 노동자의 봉기를 억압했다. 과연 이 조치는 어떤 놀라움을 우리에게 선사할 수 있을까?
"노동해방"이라는 말은 "노동의 해방"과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할 수 있다. 너무 방대하고 곤혹스럽다. "여성해방"이라는 거대담론도 너무나 거창하고 애매하다. "여성의 해방"과 "여성으로부터의 해방"으로 나누어 보자.
여성의 해방이라면 "무엇으로부터의" 해방일까? 남성? 이건 너무 웃기는 이야기가 된다. 가사노동? 자녀? 과연 무엇일까? 반대로 남성해방도 존재하지 않을까? 아내, 자녀, 과도한 책임 등 오히려 가족주의에 의해 묶여버린 그 꼴도 여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제는 여성으로부터의 해방을 보자. 그렇다면 "여성"이란 타자의 선언으로부터의 해방 정도로 보면 되지 않을까? "여성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장점과 단점 이 둘로부터 자유로움을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어떻게 해야 여성이라는 언명을 벗어날 수 있을까? 과연 해방의 그 날은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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