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악인 만들기

* 이 글은 심순님의 [도그빌]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내가 느낀 이 영화의 미덕은
아무튼 악인들이 처단된다는 것이다.
"처단"이라는 단어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친일 청산"이라는 무시무시한 프로젝트가 떠올라 포스팅을 한다.

이런 사고는 매우 편하다. "화씨 9/11"에서 처럼 억지가 됐건 뭐가 됐건 그 사람만 열심히 까면 되는 거다. 어찌됐든 악인을 축출하기 위해서 모든 희생을 각오하면 되는 거다. (그 결과는? "화씨 9/11"은 정말 엉성하다. "볼링 포 콜럼바인"에서 보여준 그 센스는 다 어디로 간 것인가?) 8.15 연설에서 노무현은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더라도 친일 청산을 해야 한다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괴물이 등장하면 건물을 부수건 누가 밟혀 죽어나가건 뭘 하건 울트라맨은 도심에서 싸워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의의 용사의 숙명이다.
개인적으로는 "도그빌"과 "지구를 지켜라"는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을 하고 엔딩을 처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순으로 첨철된, 그래서 모순적 현실을 극명히 드러내고, 또한 "유토피아적 해법은 없다"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는
그런 인간들이 꿋꿋이 살아남아
약자들을 끝까지 탄압하니까 말이다.
"도그빌"은 강자와 약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와 반대로 평범한 사람들의 미시권력에 대한 이야기다. 평범한 사람들이 이렇게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다. 우리네들이야 "왜 그럴까?"를 파고 들겠지만, 이 영화는 그 작동 자체를 덤덤히 보여주고 있다.
악인을 멸할 구세주는 재림하지 않는다.
단지, 악의 축을 상정하고 그를 멸망시킬 권력이 바뀌어갈 뿐이다.
아이들을 보는 부모가 보는 앞에서 죽이고, 울지 않으면 살려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