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목수퍼
황영선
밤 늦은시간
골목 어귀의 길목수퍼에서 잎새주 한 병에 취기 오른 일상을 잠시 접는다 강산이 몇 번을 바뀌도록 골목에 틀어박혀 등 떠밀려 살아온 세월, 해가 지면 서둘러가는 발걸음 돌아앉힌 날들도 있었지 비바람 거센 눈보라에도 시린 뺨 싸안으며 빼꼼이 내민 얼굴 여기는 길목수퍼 원하는 무엇이든 내어주면서 내 필요한 몇가지는 아직 진열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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