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그렇게 월요일아침이 시작되다

 

감고 나온 머리가 잘 마르지도 않고 축축 늘어지는게

확실히 습기찬 장마가 시작되나보다

 

어릴적 비오던 날은 딱 저 사진만큼 선명하고 역동적인 기억이다

일부러 슬리퍼를 신고 나가   

물넘쳐내려오는 길목을 막아서면 발가락 사이로 빠르게 쓸려내려가던 빗물들    

그렇게 놀다 비가 그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운좋은 어떤날은 무지개를 만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고

비오는 날,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

 

으례히 그래야한다는 친구들을 따라 파전에 막걸리를 마시기도 하고

우산을 들고 정류장앞으로 마중나온 남자친구에게 힘껏 안기던 추억도 생겼다

그러다 최루탄 매캐한 거리에 주저앉아 콜록거리기도 하며

그렇게 내가 비를 맞는 횟수에 비례해

더 많은 사건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들이 온전히 선명하고 역동적인 기억만은 아니게 되었다

어떤 날은 너무 외로웠고

또 어떤 날은 어디서부터 잊어야 할지 경계도 모호할만큼 끝도 없는 우울에 휩싸이기도 하였다

 

이제 또 비가 온다

 

언젠가 또 삶을 기록하고 싶어졌을때

문득 떠오르는 사건들이 생길 것이다

 

조금의 불안과 함께

떠오르는 기대

그렇게 월요일 아침이 시작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