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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left 엠티

일시: 2월 2일~3일(토,일)

장소: 강촌, 검봉산

등산코스:

○ 효심민박집-(5분)-강선사 입구-(44분) -강선사- 강선봉(485m)-(32분)-제6지점-(13분)-검봉 정상-(45분)-구곡폭포, 문배마을 갈림길-(17분)-구곡폭포-(15분)-구곡폭포관광단지 매표소 ( 약 8km, 4시간 )
http://www.koreasan.com/san-search/san_view_form.php?num=127&p=1&mode=1&keytext=검봉&flag_head=

 

산이 부른다는 홍지, 겨울엔 온천이 좋다는 다섯병과 지성의 의견사이에서 둘 중 산이 더 좋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IT노조 엠티와 겹친 동준이 있어 장소는 고민할 필요없이 강촌으로 정해졌다. 즉 강촌에 있는 산으로 가자가 된 것이다. 그 산은 '검봉산'

토욜 청량리역에서 10시 30분 무궁화호를 타고 12시 14분에 도착.

12시 30분에 따로 차를 굴려 온 오병과 만나 강촌역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출발했다. 아무리 촌스럽다고 하지만 비스듬히 어깨를 부딪히고 15도 각도로 자세를 잡는데는 오랜 시간동안 검증된 무엇이 있을 것이다. 숙소에 차와 짐을 놔두고 김밥을 사서 등산을 시작한 시각은 1시 6분.

 

원래 선택한 등산코스는 위의 것이 아니었으나

갈림길을 본 적도 없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면서 올랐는데도 설명에 나와있던 2번의 쇠줄타기가 나오질 않더니 첫번째 봉우리에 올랐는데 그것이 강선봉, 코스변경이 문제가 아니라 순간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겨울이라 해가 빨리 지기때문에 가다보면 길이 있겠지라고 여유있게 생각할 처지가 아니었다. 다행히 등산안내코스에 강선봉을 지나는 위의 코스가 나와있어 시간과 거리를 예상하면서 등산을 할 수 있었다.

강선봉까지는 거의 오르막인데, 다섯병은 어지럽다했고, 희진은 계속 배가 고프다고 했다. 홍지는 젊어서 그런지 산이 그녀를 불러서 그런건지 쑥쑥 올라갔고, 지성은 생기신대로 가벼이 심지어 뛰어올라가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옷을 몽땅 지고 올라가는 등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

(등산하는 과정이 참 재미있었는데....혼자 혹은 둘이서 등산을 하면 좀 심심하다. 그래서 더 오름과 내림, 오솔길, 나무, 새, 풀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장점이 있지만. 여럿이서 등산을 하면 앞,뒤사람 코훌쩍이는 소리도 들리고 끝없이 수다가 튀어나오고, 서로 가져온것을 필요에 따라 공유하기도 하고-음식뿐아니라 옷, 물품 등-등산의 요령을 배울 수도 있다-다섯병이 왈, 내려갈때는 다리를 약간 벌리고  ㅅ자모양으로 걸으면 균형잡기가 좋단다. 맞더라고. 딱따구리가 나무파는 것도 봤다. 까마귀 소리도 좋았다. 능선따라 난 오솔길..나는 그런 길이 참 좋다)

 

설명에 나와있는 예상시간은 4시간인데 우리는 3시간 45분 걸렸다.

내려오는 길에 동동주집....좁쌀동동주와 감자전, 칡전, 도토리묵...

등산한데다 추운데 있다 따뜻한 곳에서 색깔마저도 찐한 동동주를 마시면 혈관을 타고 솨악 퍼질 거라 기대했는데 느낌이 안왔다. 그래서 더 먹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고만 먹자 했다. 저녁으로 삼겹살에 쇠주를 먹어야하니까. 나는 저녁에 서울로 돌아와야하는데 ㅠㅠ

자전거길을 따라 숙소까지 걸어왔다.

조용한데 집들에서는 다들 불이 켜져있다. 그러면 안무섭다(밤길은 어딜가나 여성에겐 무섭다. 게중 변두리길이나 시골길이 밤에 무서운 이유는 내가 중학생일 무렵 한창 봉고차와 인신매매로 떠들썩했다. 도시에서의 밤길과 달리 한적한 밤길은 어릴적 기억과 함께 무섭다) 

하늘에 별이 떴다. 바람이 차가우면서 시원했다. 그렇게 걷는게 좋았다. 서울로 돌아가야하는데 마음은 점점 벌어지고 있었다. 얕은 내리막길이 나오자 랄랄라스머프를 하자고 했다. 랄랄라 스머프는 내가 기분좋을때 종종 하는 놀이인데 옆에 있는 사람과 손을 잡고 '랄랄라 랄랄라' 스머프 노래를 부르면서 팔짝팔짝거리며 내려오는거다. 사람들이 해보더니 부끄럽다했다. 나랑 같이 사는 사람도 처음에는 부끄럽다했는데 지금은 좋아한다. 랄랄라 스머프를 하고 나면 기분이 억수 좋아지고 오버모드가 자연스러워진다.

 

숙소-강촌에 살고싶다-에 도착해서 다섯병과 지성이 장을 봐왔다. 햇반을 중탕하고, 삼겹살, 목살 3근과 풍부하게 많은 술들을 펼쳐놓고 먹다보니 술은 안취하는데 가기가 넘 싫어지는 거다. 마지막 기차는 10시. 민호와 동준이 함께 한 시간은 저녁. 정우는 도착하면 내가 떠난 시간....아아하 마음이 약해지는거...

사람들도 은근히 가지말라고 잡네...희진이 새벽기차타고 같이 가자고 한다...그러다 정우가 새벽에 차로 약국까지 태워준단다...그래서 내일 버텨보지머 너무 쉽게 결정을 하고....이미 오버상태에서 기분이 더 좋아져서 술을 막 들어갔다. 그래도 취하지않는 것을 '때가 왔구나'라고 생각하고 엄청 마셨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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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5시에 출발하기로 하고 2시반쯤 잤다. 모두들 나를 위해 핸폰알람을 다 맞춰주었다.

5시에 나오는데 바람은 우찌나 찬지...6시 45분쯤 집에 도착할때까지 정우의 분한 사정에 대해 들었다. 그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썩을놈의 돈과 돈에 얽힌 사람들....

12시간 일했다. 아침에는 후덜거리더니 점심을 먹고나서 서서히 회복했다. 근데 전날 대부분의 술을 내가 마셨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좌절했다. 더 우울하게 만든것은 민호, 정우, 희진, 홍지, 동준과 나눈 얘기가 별로 없다는 거. 나는 그 많은 술을 마시면서 뭘한거지? 에효..

사람들은 산뜻하게 축령산휴양림에서 산소를 마시고 있다나...부러워부러워....

 

참 좋았는데 참 재밌었는데

참 잘 놀았는데.....

올해는 좀좀좀 눈빛을 보고 귀를 기울이며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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