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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나는 어느새 술꾼이 되어있었고, 술꾼으로 통하고 있다.

요즘은 혼자서는 안마신다.

그래도 이틀에 한번꼴로 마신다.

 

낮이고 밤이고 밥처럼 물처럼 맥주를 마셔서

주위에서 뭐라고 하면 슬그머니 주정뱅이, 알콜중독자가 될까봐 걱정이 들면서도

'독일에서는 맥주를 물처럼 마셔'라고 항변을 하곤 했는데

요새는 술이 고플일이 없다.

부딪혀야 고민이 번지고 실천과 반성이 드러나게 마련인데

내 작은 그릇에 담기에는 늘 넘쳐서

쏟아내버리고 빈그릇으로 있는 지금

같이 울고 웃고 부딪혔던 사람들이 보고싶다.

 

그랬었나보다

늘 함께였던 것은 아니지만

그들과 나눌 고민을 하는 동안 혼자 있을때도

언제든지 전화해서 물어보고 의견을 듣고, 언제든지 만나러 갈 수 있다는 생각에

혼자 마셨던 술은 혼자 마신게 아니었던 거다.

 

술을 마시다보면 얼굴이 약간 팽창하는 느낌이 들때

그 때가 딱 좋다.

혼자 술을 마시면 이 느낌은 순식간에 지나가버린다.

함께 마시면 이 느낌은 이야기가 끝나갈때까지 간다.

(나는 웬만해선 필름이 끊기지 않는다)

그래서 함께 술마시는것이 더 좋다.

혼자 술마실때는 고민이 많거나 기분이 안좋거나 기분이 넘 좋거나이다.

혼자 술을 마셨던 것은 그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하기까지 내가 밟았던 과정이었던 것이지

술 자체가 너무 좋아서 그랬던것이 아님을 이제야 알겠다.

그들이 벌써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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