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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오늘 우연치 않게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에 공연을 보고왔다.

물론 공연 신청을 인터넷으로 미리 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덜컥 될 줄은 몰랐다.

워낙 경품이니 이벤트니 이런거와 관계가 먼지라...

 

150명이 들어가는 공연장이었는데 정말이지 아담하고 정겹지만 그 안에 뭔가 아우라가 있는데

사진을 찍어 담아가고 싶었는데 절대 촬영 불가라고 하기에 그냥 내 눈을 통해 실컷 담아가려고

열심히도 공연장을 쳐다봤다.

 

사실 음악은 그저 그랬다. 가사 전달이 조금 아쉬웠다. 흔히 말하는 인디밴드들에 음악은 멜로디도 멜로디지만

그/녀들에 철학이 있기에 좋은 것 아닌가? 그런데 가사 전달이 안되니 어떤 메시지를 대중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지 이해하기에는 조금 힘이들었다. 멜로디는 웅장하면서 말랑말랑하고 뭔가 우주공간에서 꿈틀꿈틀 거리는 느낌... 서울 한 복판이 아닌 어디 다른 공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음악이었다.

 

안타깝게도 나도 대중음악에 너무 물들어 있어서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인터넷 상에서 MP3로 듣는 상황이었다면 아마 바로 skip 버튼을 누르고 다른 음악을 들었겠다. 공연장에서 분위기 있게 듣기는 하겠지만 내가 따로

이 음악을 들으며 길거리를 거닐지는 않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그러더라. 인디밴드에 음악은 그 '음악' 자체가 좋아서 듣는다기 보다는 힘들고 어려운 구조와 환경속에서도 자신들에 의지를 굽히지 않고 묵묵히 음악을 하고있는 그/녀들에 정신을 들어야 한다고 말이다. 백번 공감한다. 인디밴드에 음악 뿐 아니라 각자의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에 삶 또한 대중들이 함께 듣고 나눌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을텐데... 인디밴드들도 그러한 대중들이 많아지면 어두운 지하에서 나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 올 수 있을텐데... 콜택에서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을 한 번 떠올려본다.

 

무엇보다 요즘 한창 기타를 배우고 있는 초짜인 나에게 오늘은 잊지 못 할 밤이 될 것이다. 내 마음에 불을

지폈다. 나의 상상력을 기타로 연주할 수 있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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