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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1월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글을 쓰면서 시작했는데 어느덧 12월도 열흘이 지났다. 따로 일기를 쓰고는 있다. 그래도 이곳은 일기와는 다른 고민과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조금 의미가 다른데 요즘 너무 방치되어 있었다. 미안한 마음에 오늘은 몇 글자 적어보려고 한다.

 

 글을 조금 편하게 써 버릇해야 하는데 잘 쓰지도 못하면서 괜한 부담감과 자존심만 있어서 더 이곳에 자주 못오게 되는 듯 하다. 솔직한 글이 아니라 다른이들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면서 점점 가식으로 가득찬 공간이 되어가는 느낌이라 이제부터라도 마음을 고쳐먹야겠다.

 

 난 겨울을 참으로 좋아했는데 언제부터인가 계절에도 계급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겨울이 오면 하얗게 내리는 첫 눈을 기대하며 이런 저런 의미들을 부여한다. 자본은 이런 마음을 너무나 예쁘고 세련된 상품으로 무엇이든 우리가 구매하도록 만든다. 반면에 구매력이 없는 이들은 철저하게 외면당한다. 그저 춥고 교통체증을 일으키는 골치덩어리일 뿐이다.  무엇보다 소외를 당하는데 꼭 자본이 따돌리는 것 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 쪼그라들고 작아지게 하는 것 같다. 이 힘이 너무나 무섭고 소름끼치만 나도 누구보다 자유롭지 못하다.

 

 또한 겨울이라는 계절을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은 따뜻한 공간에서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전히 여가부 앞에선 더러운 자본에 맞써서 싸우시는 동지가 있다. 또한 쌍차 동지들의 희망텐트를 지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엄밀히 말해 이 추운 겨울에 호텔도 아니고 천쪼가리 텐트에서 우리가 있겠다는데 이를 막는 자본이나 이를 지키지도 못하는 우리의 모습이 서글프다. (절대 희망텐트를 비하는 의미는 아니다, 그저 텐트하나도 지키지 못하는 나의 소심함과 답답함의 자괴감의 표현이라고 생각해주시기를...)  

  

 계속되는 쌍차 동지들의 죽음과  여가부 앞에서 꿋꿋하게 농성장을 지키고 계시는 동지가 있는 한 적어도 나는 이 겨울이라는 계절을 좋아 할 수 없을 것 같다. 펑펑내리는 하얀 눈을 웃으며 맞을 수 없을 것 같다. 1년을 너무 혹독하게 보내서 좋아하는 계절이 사라졌다는 김진숙 동지의 말처럼  지금의 추위가 참으로 혹독하다. 이러한 현실을 알면서도 보고서도 지나치며 살고 있는 내가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이 글을 쓰고 나면 난 따뜻한 침대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 또 하루를 살아갈거다. 따뜻한 옷을 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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