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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그림자

희망의 그림자

                                                   정호승

 

내 지금까지 결코 버리지 않은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은 희망의 그림자다

버릴 것을 다 버리고

그래도 가슴에 끝까지 부여안고 있는 게 단 하나 있다면

그것은 해질녘 순댓국집에 들러 술국을 시켜놓고

소주잔을 나누는 희망의 푸른 그림자다

희망의 그림자는 울지 않는다

아무도 함께 가지 않아도 스스로 길이 되어 걸어간다

인간이 저지르는 죄악 중에서 가장 큰 죄악은

희망을 잃는 것이라고

신은 인간의 모든 잘못을 다 용서해주지만

절망에 빠지는 것은 결코 용서해주지 않는다고

희망이 희망의 그림자에게 조용히 말할 때

나는 너의 손을 잡고 흐린 외등의 불빛마저 꺼져버린

막다른 골목길을 돌아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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