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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넘어 질 수 없어 오늘도 이를 악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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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은 넘어 질 수 없어 오늘도 이를 악물고…"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들을 다룬 영화 <탐욕의 제국>을 보고
2013-05-28 (화)재현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거대한 태풍 같은 회오리 바람이 쓸고 간 들녘 아직은 넘어 질 수 없어 덩쿨으로라도 살아올라 비틀어진 세상의 줄기가 되리라고 다짐도 하고 하늘 어디쯤 빛으로 살아나 세상 구석 구석 비출날 그날 기다리며 오늘도 이를 악물고 버팅기며 서 있구나”

- 꽃 한송이 (한혜경씨에게)_민족시인 이적
 
청정산업, 또 하나의 가족, 초국적 기업 ‘삼성’에서 일하다 직업병에 걸린 여성 노동자들의 삶과 그들과 함께 싸우고 있는 ‘반올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을 기록하고 있는 영화 <탐욕의 제국>이 지난 5월 25일 제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상영됐다.
 
편집에 문제가 생겨서 영화 상영 30분 전에야 준비가 끝났다고… 피해자 가족들과 반올림 분들 다 오기로 했는데 영화 못 틀까봐 하루 종일 울었다는 홍리경 감독. 동고동락했던 3년 여 년의 영화 촬영 기간 동안 그녀와 피해자 가족들 반올림은 동 한 식구가 되어 있었다.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데… 삼성전자 기흥공장에 입사한 뒤 뇌종양에 걸려 투병 중인 혜경 씨. “나 때문에 엄마 인생이 없어져서 미안하다”고, “삼성만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서 미쳐버릴 것 같다”던 영화의 주인공 혜경 씨. 그녀가 사람들로 꽉 차있는 영화관을 보며 삼성반도체 직업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확인할 수 있지 않았을까… 무엇보다 혜경 씨의 아픔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고 응원하고 있음을, 그런 마음을 그녀와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탐욕의 제국>은 단지 ‘삼성’이 나쁜 기업이라고 고발하고 분노하는 영화가 아니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던 꿈 많던 젊은 여성 노동자들이 거대한 자본에 의해 짓밟히고 희생당했음을 알려주는 영화다. 너무나 억울하게 죽어간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남은 우리가 함께 아파하고 기억하고 그녀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관심 갖고 함께하자고 말하고 있는 영화다.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영화를 꼭 보시기를… 삼성 반도체 직업병 피해 여성 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해… 그들의 직업병을 기업과 정부, 사회가 인정하도록 하기 위해… 더 이상 자본의 이윤 추구 앞에 노동자의 삶과 몸이 병들지 않는 건강한 사회를 위해 여러분도 함께 하기를… 수많은 혜경 씨들에게 당신의 작은 관심과 응원이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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