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시간 2010/08/29 13:36

시민의 불복종


 '정부는 한 인간의 지성이나 양심을 상대하려는 의도는 결국 보이지 않고 오직 그의 육체, 그의 감각만을 상대하려고 한다. 정부는 뛰어난 지능이나 정직성으로 무장하지 않고 강력한 물리적 힘으로 무장하고 있다.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기 위하여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숨을 쉬고 내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다.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보도록 하자'

 

- 헨리 데이빗 소로우 '시민의 불복종' 중에서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보도록 하자', 가슴이 아리는 말이다. 또한 자신과 미래에 대한 굳센 믿음이 없다면 감히 내뱉을 수 없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 의지와 믿음이 내게도 있을까? 또한 내게 '내 방식'은 존재하는가? 지금은 그저 희미한 그림자만 남아있을 뿐이다. 나는 그저 숨죽이며 하루하루 세상을 살아갈 뿐이니까. 보통의 사람들처럼.

 

한때는 모든 것이 선명해 보였다. 일찌감치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의해 발생하는 여러가지 사회문제들에 대해 단호하게 투쟁할 것을 선언했고 내 삶은 그 실천의 연장선에 존재했다.  그러나 삶의 문제가 얽히면서 난 자신감을 상실했다. 이 모든 것을 엎을 수 있는, 변화시킬 수 있는 혁명의 주체는 인간이다. 그 인간에 대한 믿음을 아직 나는 확신하지 못한다. 인간의 불완전성을 인정하면서도, 나 자신을 믿을 수 없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믿지 못한다. 결국 나는 뒤늦게 인간에 대한 회의와 냉소속에서 헤매고 있는 셈이다. 희망을 품고 싶지만 혹시 환상이 아닌 건지 깊은 의문이 드는 것이다. 어떤 책이든, 책을 덮는 마지막 순간조차도.

 

세계는 변화하지 않았다. 심화되는 모순과 위기 속에서 내가 해야 할 일도 분명히 있겠지. 하지만 서두르지 않겠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할 것과 할 수 있는 것 사이에는 절충이 필요하다. 사실 헷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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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9 13:36 2010/08/2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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