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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08  전시리뷰 1101
  2. 2010/08/17  1008 아티스트 인사이드_이순주
  3. 2010/08/07  editor's choice 1008 (1)
  4. 2010/03/07  editor's choice 1003

전시리뷰 1101

2011/01/08 01:21 기사와 글

 

 

수니 마코소브 

 <The Chronicles of International woman> 10. 29~11.12

<32 Hours> 11.30~12.10. 2010  @ 문래동 vector space

 

여기에 스스로를 ‘인터네셔널 우먼’이라고 칭하는 이가 있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국제 여성. ‘국제’라면‘UN과 같은 공적인 느낌’을 풍기는데, ‘여성’에 붙는 수식어로서는 다소 생경하다. 스스로 ‘국제 여성’임을 내세우는 작가 수니마코소브의 삶의 배경을 살펴보면,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인도에서 보내고 미국과 영국에서 공부한 뒤 러시아 남자와 결혼하고 현재 홍콩과 서울에서 살고 있다. 명칭에 대한 자격은 충분한 것이다. 그의 이러한 ‘인터네셔널’한 ‘우먼’으로서의 정체성은 곧 노마드와 젠더 이슈를 건드리는 작업으로 연결되는데, 그 방식은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을 뒤섞기, 특정한 배경을 점한 아티스트로서의 자기 개인사를 그대로 이용하기, 혹은 스스로 상정한 정체성의 인물을 시연하기 등이다.
이전 작업인 <뉴스 프롬 어 파>는 국제여성이 전하는 공적인 포멧의 뉴스 영상에 세계 각지에서 자신이 사적으로 채집한 영상들을 편집해 넣은 뉴스다. 그런데 긴장감을 조성하는 뉴스 시작음과 함께 홍콩에서 젊은 여성 가사도우미들이 거리에 나와 발랄한 춤공연으로 시위 하는 장면을 내보내면서, 자막으로는 “저렇게 매력적인 가정부가 우리집에 입주해 우리 남편과 단둘이 남는다고 생각하면 참 걱정이 되는걸” 식의 말도 안되는 사담을 지껄이는 식이다. 세계 각지의 뉴스라는 공적인 형식과 여성 젠더의 사적인 이슈를 극렬히 뒤섞는 데서 오는 아이러니함. 국제여성의 ‘국제’와 ‘여성’ 양쪽 모두의 희화화. 그의 작품에서 웃음은 주로 이런 코드로 발생한다.
세계 각지에 만물이 관심사이며 좁아진 지구촌의 세계화된 환경을 삶에서 체감하는 인터네셔널 우먼의 고민은 ‘내 집이 어디인가’다. 그녀는 “계속되는 홈 찾기... 내 노트북이 있는 곳이 나의 홈인가?”라고 자문하는데, ‘인터네셔널 우먼의 연대기’로 풀이되는 제목의 개인전을 통해 유년기로 돌아간다. ‘국제 여성의 시초’를 설명하고 있는 이 전시에는, 그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19세까지의 청소년기를 보낸 인도에서의 사적인 에피소드를 벽에 연대기와 도표(혹은 낙서)로 그려 넣었고, 작은 모니터와 오디오박스에는 그 시절 그의 뇌리에 강렬하게 박혔던 영화의 장면과 음악, 그에 대한 내밀한 사연과 고백이 배치되었다. 도표위에 깨알같이 자리한 문화적 충격, 언어의 문제, 그 속에서의 갖은 ‘첫 경험’들과 함께, 디스코댄스 속 발리우드 특유의 이글대는 눈빛의 남자, 미국적인 것에 대한 환상을 품게 했던 존 트라블타의 키스신, 교회에 함께 다니던 ‘성숙한’ 소녀에 대한 사연이 담긴 클리프 리차드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녀가 이 전시에 부록처럼 덧붙인 퍼포먼스 <32hours>는 번역의 정치학을 다루는 도길 평론가 보리스 그로이스의 아티클을 벡터스페이스의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번역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행동으로서 ‘번역’의 문제를 전시장 안에 끌어들인다.
이산과 문화적 차이가 심각하고 정치적인 문제로 다가오는 것은 언어나 문화가 ‘내안에 무엇이 담길 것인가’를 결정하는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저 멀리’의 공적인 느낌보다는 가깝고 사적이며 친근한 문제다. 그의 자전적 스토리와 수다 등을 통해 이 ‘국제 여성 자체’를 소개받음으로써, 오늘날의 세계화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우리 앞에 드러난다. 이렇게나 세계화된 시대. 오늘날의 노마드와 문화적 혼성, 번역의 문제란, 이다지도 심각하지 않은 방식으로 수니의 작업을 통해 보여지고 있다.

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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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8 01:21 2011/01/08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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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아티스트 인사이드_이순주

2010/08/17 16:53 기사와 글

 

 

이순주_인간 내면을 비추는 섬뜩한 유머

 

30cm안팍의 작은 드로잉, 회화부터 사루비아다방 콘크리트 벽 곳곳에 남겼던 벽화, 미술관 안에서 버려지는 재료들을 재활용해 만든 설치까지. 이순주의 작업을 한데 모아놓고 보면 얼핏 봐서는 한 작가의 작품인지 모를 시각적 간극이 눈에 띈다. 반면 그의 작업에 대한 태도나 작품을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는 일관되고 명확하다. 그는 작품이 작가의 자아인 양 거창한 물질을 사용하지도, 일관된 시각적 맥락을 구축해 나가지도 않는다. 작업을 하는 자신에게, 또는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바라다볼 뿐이다. 인간 내면의 고뇌를 바라다 보고, 그것을 만든 관계와 권력과 사회현상을 바라다 본다. 그렇게 얇은 종이 위에 그려진 인물이라고 할 수도, 동물이라고 할 수도 없는 묘한 형상들은 벽 판넬 돌 콘크리트, 섬유나 버려진 것들로 만든 입체 오브제 등으로 옮겨가며 우리 눈앞에 홀연히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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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인연> 종이에 연필과 수채 35x35cm 2008

 

 웃기거나 섬뜩한 내면의 형상
외계인 같은 생명체와 오버랩 된 여자, 명품 상표 속 동물 이미지로 변형되어 가고 있는 사람, 성별을 알 수 없는 인삼 비너스... 이순주의 작품 속에서는 사람 동물 식물 사물이 경계가 없이 섞이며, 또 그것이 투명하게 겹쳐지고 사라지면서 우리가 아는 익숙한 것들의 형상이 무너지고 변형된다. 극적이거나 선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깔끔하게 그려낸 그의 그림은 간결하고 웃기지만 그 안에 약간의 섬뜩함이 숨어있다.
  “정말 웃기는 재미 있는 그림인데 사람이 딱 사람만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사람이 겉으로는 이런 형상을 갖고 있지만, 약간은 고양이고, 약간은 악마고, 아님 지렁이일수도 있는 모습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상징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내면세계에는 괴물도 살고 있잖아요. 사람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지금 그 형태를 가지고 있을 뿐이지 그 안에는 여러 가지 모습들이 있어요. 내면을 들여다보고 포착하는 과정으로서 작업하다 보면 그것들이 겹치듯이 섞여 나오기도 하고 슥 사라지거나 슬며시 나타나기도 하는 거죠.”
  이순주의 말대로 우리가 상징적으로 사물이나 동물, 괴물로 변하는 순간이 있다면 어떤 때일까. 2008년 쓴 작가의 글에는, '부녀회와 팜므파탈'이라는 한 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여자는 결혼중개회사 '뒤요'의 주선으로 키스하면 빨리 변신할것 같은 개구리와 결혼해 살게 된다. 매일 밤 키스 실력을 뽐내보지만 개구리는 변신하지 않고, 입술이 점차 납작하게 눌려 평평해지면서 매일 보는 남편 개구리의 모습을 닮아간다. 결국 개구리가 된 여자는 떠나갈 듯한 목소리로 그녀가 입주한 아파트 '우물안' 단지를 사로잡는 아파트 부녀회가 되어 동네 여자들과 수다를 떤다는 설화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매일 보는 모습을 닮아가고, 욕망하는 대상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람들의 욕망과 그 사회적 맥락들을 신랄하게 짚는 비유이지만 현상에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유머가 녹아 있다.
  그의 그림 속 명품 마크로 몸을 도배한 채 태어난 아기들이나 사람의 살갗 밑에 군복 무늬를 내보인 채 호랑이 얼굴을 한 동물, 손가락이 총구멍으로 변해있는 남자, 어깨에 Peace와 Love 문신을 세긴 채 피노키오처럼 코가 자라나고 있는 사람 등은 웃기면서도 겉으로는 완결된 사람의 형상 속에 감추고 있는 욕망의 모습이나 뒤틀리고 아픈 내면과 무의식을 되돌아보게 한다.
  “인간을 증오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생기는 많은 일들을 관찰하면서, 참 웃기고 슬프고 무섭기도 한 감정들이 섞여 있는 순간을 봐요. 저한테 되게 중요한 게 농담이에요. 내가 오늘부터 이 심각한 세상을 어떻게 고쳐보자고 해서 세상을 바꿀 수가 없고, 우리가 조금씩 바뀌어야 되잖아요. 구스타프 융이 사람들이 저마다 조금만 '내면 공부'를 하면 인류는 망하지 않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는데, 저는 그 말에 많이 공감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2004 사루비아다방 <흠>전 전시 전경

 

버려진 것들이 다시 돌아와 말을 건다면
이순주는 2004년 한 달간 사루비아다방과 ‘동거’하며 어둡고 습한 지하 콘크리트 전시장 벽 위에 얼굴 동물 사람 등 특유의 형상들을 그려 넣었다. 벽의 갈라진 틈과 흠집의 모양에서 시작되어 ‘자라나듯 그려진’ 형상들이다. 원래 그 공간에 살던 영혼들이 어둠 속에서 얼핏 모습을 드러낸 듯, 무의식에서 불러낸 듯한 형상들은 기존 사루비아다방 공간의 분위기 속에 완벽히 녹아든 작업이었다. “공간에 대한 느낌만 가진 채 계획도 없이 들어갔어요. 처음 일주일은 그냥 아무생각도 나지 않고, 거기서 계속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가, 어느 날 가만히 앉아있는데 그 안에 있는 형상들이 조금씩 보이는 거에요. 어떤 애가 슥 하고 지나가는 것처럼요.” 하지만 이렇게 탄생한 한 달간의 벽화 작업은 전시가 끝난 후 한시간만에 물걸레로 깨끗이 지워졌다. “사람들은 어떻게 아깝게 그걸 지우냐고도 했는데, 빨리 지워지고 원상태로 돌아가니까 기분이 좋은 거예요. 저도 처음엔 기념으로 하나 떼어갈까 별생각을 다 했지만 가만 생각해보니까 시발은 그게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냥 거기에 보이지 않게 있던 애들이 잠시 살아났다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언저리로 다시 돌아가는 거고 저는 잠깐 보이게 해줬던 거죠.”
  회화와 드로잉 작품들에서도 수채와 연필, 안료 등 물질성이 가벼운 재료를 사용해 가볍고 간결한 그림을 그리는 이순주는 미술 작품이 거창한 물질성을 가지고 남겨지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어느 날 길에서 어떤 작가가 이사를 가는지 캔버스를 가득 실은 트럭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머리에 총을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저것이 인생의 짐이구나 생각했죠. 작가가 창작을 하는 데는 ‘만들다’의 의미가 크잖아요. 계속 만들어내면서 물질성이 커지는 데 그런 것은 피하고 싶어요. 오히려 있는 것들을 처치하거나 재분배하거나 재활용 하거나 하는 식으로 작업하고 싶죠.”
  사루비아다방에서 그 공간의 컨셉에 맞게 즉흥적으로 작업했듯, 그는 정해진 형식 없이 공간과 여건이 주어지는 대로 그에 맞는 다양한 형식과 매체의 작업을 해 오는 가운데 ‘버려진 것들’에 주목한다. 2005년 <청계천을 거닐다>전에서는 청계천 철거 당시 잔재물 쓰레기더미에서 주워온 시멘트 구조물과 잡동사니들을 미술관 안에 들여왔다. 그 위에 삶의 흔적들을 암시하는 그림들을 그려 전시했다가 전시가 끝난 후 다시 폐기했다. 버려진 것들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어 준다는 주술적인 의미를 가진 작업이었다.
  2008년 경기도미술관에서 열린 <언니가 돌아왔다>전에서는 미술관에서 소모품으로 쓰이고 폐기되는 물질들을 재활용해 설치작업을 진행했다. 강익중의 전시가 끝난 후 버려지는 판넬들을 가져와 3m가량의 거대한 구조물을 만들고, 그 안에 이순주 특유의 작은 그림, 인형, 오브제들을 배치했다. “오른쪽 벽에 판넬 구조물에서 떨어져 나온 드로잉이 걸려있는데, 작품의 진짜 메시지는 큰 구조물이 아니라 이런 구석에 숨어있어요. 한쪽에 작게 ‘사랑한다’는 글씨가 반복해서 쓰여 있는데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코가 자라는 여자 피노키오에요. 사랑이란 단어에 대한 의심? 우리가 살면서 제일 많이 마주하는 문제가 결국은 사랑인 것 같아요.”
  이순주는 오는 9월부터 한 달간 성북동 테이크아웃드로잉에 입주해 작업을 진행한 후 10월 초 전시를 오픈할 계획이다. 이번에도 ‘계획 없이 들어가 그 공간에서 치열한 시간을 보내면서’ 작품을 만들 예정이지만,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좀 더 귀를 기울여보는 인터렉티브한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현재 생각하고 있는 키워드는 ‘버려진 것들이 다시 돌아와 당신에게 말을 건다면’.
  또 다른 물질로 재탄생되는 폐기물이 아니다. 버려진 것을 다시 가져와 애도하는 것은 마음속을 돌보는 것과 같지 않은가. 어떻게 물질을 벗어나 마음을 들여다 볼 것인지, 이순주가 소통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김수영 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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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7 16:53 2010/08/1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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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hoice 1008

2010/08/07 18:30 기사와 글

봉봉님이 스캔해서 강좌 게시판에 올려주셨다.

뭐 오그라든다던가 그래도.. 어쨋든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살아야 된다.

쿨하긴 개뿔 그런게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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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7 18:30 2010/08/0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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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hoice 1003

2010/03/07 18:20 기사와 글

여성향 성인만화 야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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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미처 소장하고 있는 자료들을 수습하지 못한 상황에서의 급작스러운 사고사라고 한다. 그들은 드라마 속 남주인공들의 알몸이 포개진 합성이미지를 만들어 올리며 ‘댓글 관광’을 주도하다가도 일상생활에서는 ‘일코’(일반인 코스프레)해야 하는 고충을 토로한다. 만화, 소설, 팬픽 등을 포괄하는 동인녀들의 야오이 문화는 실로 방대하면서도 사회의 비가시 영역에 깊숙이 숨겨진 서브컬처다. 사실 만화 속 거친 남자 밑에 깔려 눈물짓는 남자가 당하고 또 당할수록 정신없이 책장이 넘어간다고, 혹은 중학교 갓 졸업한 아이돌의 육체를 아바타 삼아 이놈 저놈 엮어보았다고 그 어떤 여인이 대놓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정치적 올바름 따위 날아가는 새에게나 줘버릴, 그나마 약간 있었던 양심과 교양마저 저버리게 하는 야오이의 그 야하고도 격한 재미란.
기존 이성애 포르노물의 당하는 대상을 여자에서 남자로만 바꾼 것이라거나, 폭력을 사랑으로 미화시키고 게이에 대한 판타지를 부추긴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의 욕망을 직설적이고 대담하게 반영하는 야오이는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다. 공고한 성별 이분법과 이성애중심주의의 포르노-연애각본에서는 갈 곳이 없던 여성의 욕망이 남남커플이라는 설정 아래에서는 폭력적 섹슈얼리티와 지고지순한 사랑 모두를 자유롭게 탐닉할 수 있는 장으로 역할 하는 것이다. 또한 공수* 구도아래 기존 남성 섹슈얼리티를 관음하고 비틀고 여성화시키면서, 스스로 적극적으로 욕망하고 즐기는 문화라는 점에서 팔색조 매력을 지닌 것이 야오이 만화다. 이성애 노말 사회의 틈을 귀신같이 파고들어 자신이 욕망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내는 동인녀들의 애장품, 주옥같은 야오이 만화 리스트를 소개한다.


2008년 국내 영화 <앤티크>로도 만들어졌으며, 많은 이들을 동인녀 세계로 입문하게 한 작품 <서양골동양과자점>(서울문화사)의 작가 요시나가 후미의 작품들은 비교적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야오이다. 매 작품마다 깔끔한 그림체와 풍부한 서사가 동반된 탄탄한 스토리가 작품성을 보장한다. 프랑스 혁명전 몰락한 귀족소년이 신흥 부자의 집사가 되어 사랑을 이루어나가는 <제라드와 자크>, 역시 서양 고전 배경의<사랑이란 밤에 깨닫는 것>, 현재 인기리에 연재중인 사극 <오오쿠>가 명작으로 꼽힌다.
대담한 설정의 씬*이 많은 야오이로는 고교생 공식 커플이 학교 곳곳에서 펼치는 애정행각을 담은 <열애범위>(하가시자토 키리코, 루비코믹스), 일진 사교클럽을 배경으로 폭력과 어두운 심리가 주를 이루는 <사육담당 리카>(모토니 모도루, 루비코믹스), 대기업 후계자와 하청업체 직원간의 위계적 SM관계를 다루는 <얼어버린 작렬>(칸베 아키라, 루비코믹스)등이 있다. 야오이의 고전으로 취급되는 <봄을 안고있었다>(니타 유카, 루비코믹스)는 두 AV배우가 함께 동성애 작품을 촬영하는 강제적 상황 속에서 점점 사랑을 느끼는 과정이 강도 높은 신들로 펼쳐진다. 씬보다는 황당하고 웃긴 상황과 대사에 집중한 코믹물들도 권해볼 만하다. <고양이 사무라이>(큐슈 단지, 루비코믹스)는 싸움에서는 고수지만 자신을 꺾고 처녀성을 가져가줄 무사를 기다리는 수가 등장해 그토록 원하는 처녀상실에 번번히 실패하고 마는 과정을 그린다. <가면티처>(쿄야마 아츠키, 대원씨아이)는 소년을 좋아하는 초등학교 교사가 금단의 꽃밭과 같은 직장에서 직면하는 상황들을 다룬 코믹 야오이다.
살 수 있는 곳: 이코믹스샵 www.ecomixshop.co.kr, 한양 TOONK www.toonk.com

 

 

용어 설명
야오이* 절정 없음, 위기 없음, 의미 없음을 뜻하는 일본어 야마나시, 오치나시, 이미나시의 앞 글자를 딴 약어이며 남성 동성애를 다룬 소설 내지 만화, 그것을 창작하고 즐기는 문화전체를 통칭한다. 만화의 경우 Boy's Love의 약자 BL로도 칭한다.
동인녀* 동인, ‘뜻이나 취미를 같이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아마추어 만화 동아리에서 자신들이 만든 창작집 동인지를 내며 쓰이게 됨. 동인녀는 동인활동을 하는 여자를 뜻하는 말이지만, 보통 남남커플링이나 야오이를 즐기는 여자를 칭한다.
공/수*야오이 텍스트에서 캐릭터를 구성하는 기본개념으로 공攻은 공격하는 쪽(남자역할), 수受는 받아들이는 쪽(여자역할)을 뜻한다. 다시 성격에 따라 강공, 떡대공, 야비공, 머슴공, 다정공, 잔혹공, 현모수, 꽃수, 여왕수, 아방수, 비굴수, 지랄수 등으로 나뉘며 공/수는 역전되기도 한다.
씬*성관계 장면을 뜻한다. 씬의 유무로 야오이와 야오이가 아닌 것을 구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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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7 18:20 2010/03/0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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