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분류 전체보기'에 해당하는 글들

  1. 2010/03/30  박현기
  2. 2010/03/21  래현 박
  3. 2010/03/07  editor's choice 1003
  4. 2010/03/02  가가린
  5. 2010/02/25  JYP 재범 영구 탈퇴 '무슨 잘못 했길래…'
  6. 2010/02/18  야오이
  7. 2010/02/03  정형돈 (4)
  8. 2010/01/04  새해심경고백 (1)
  9. 2009/12/20  2009/12/20
  10. 2009/12/18  아라공의 이런저런 모습들

박현기

2010/03/30 04:15 art

 

 

'작고 작가론은 그냥 작가론과는 다르다. 생전의 인간적 체취가 묻어나는 지면, 작가의 삶을 보여 줘야 한다'. 박현기(1942~2000)를 다루기로 한 회의 테이블에서 오갔던 이야기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자료조사를 하다 만난 이강소의 글 '내 마음 속의 박현기'를 읽으며 느낄 수 있었다. 
 
"...예술이 과연 어떤 것이었던가? 예술이 무엇이었던가? 하는 듯 이전에 예상 할 수 없었던 관조적인 태도가 물씬 묻어 나왔다. 이 무슨 변화인가. 그도 나이를 먹었나. 아니, 예술을 통해서 인생을 관조 할 수 있는 달관의 초입까지 갔는지도 모른다. 자랑스런 현기, 뚝심 깊은 그, 사느라면 온갖 복잡한 일들이 많아서 우리 평범한 인생들은 도무지 시끄런 일들이 많다. 예술가로서의 현기는 야망이 있었고, 꾸준했고, 조심스럽기도 했고, 용기 있었다. 그리고 인생을 예술로 바꿀 수 있었다.
버버리 코트, 알랭 들롱 헤어스타일, 윤곽 뚜렸한 미남, 듬직한 사나이 현기. 우리는 아직도 영상으로 건재하고 있고, 좋은 망원경이 생기면 언제든 다시 보여질 수 있지 않겠는가?" -대구문화예술회관 유작전 도록 중 2008

 

아. "인생을 예술로 바꿀 수 있었다." 라니...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3/30 04:15 2010/03/30 04:15
─ tag 

래현 박

2010/03/21 12:36 성인여성

 

 

김달진 자료박물관 <해방 전후 비평과 책>전에서 예기치 않게 않게 박래현님을 만났다.

아. 정말 간지구나. 한국근현대미술사에 남긴 명성에 걸맞는 카리스마가 저 눈썹과 미소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하지 않은가! 또 박래현이 1950년에 <부인경향>에 기고한 글이 <여성과 미술>이다. 한문에 약해서 아직 내용을 다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여성들은 가정일을 돌보느라 바빠 미술 전람회에 갈 시간이 없다. 남자들은 사회생활 하면서 잠시 들를 수 있지만 여성들은 그럴 여건이 안 된다. 애 보고 하다보면 일각이 천금같은데 더욱이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여성들은 사정이 어떻겠는가. 그러나 시간을 쪼개서 한번 가보지 않으련??.... 뭐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뭐 중요한 얘기 아닌가? 최소한 당시 여성들이 전람회따위 못 갔다는 것도 알려주고. 여성미술가로서의 삶이 지금보다 더더더욱 어려웠던 시절이었겠지만, 계급적 환경이 뒷받침된 상황이라도 이렇게 한분 계셔주시니 참으로 감사하고 반갑다. 전영백 교수님이 리즈대 석사논문으로 쓰신 박래현론이 복사된채로 어딘가에 박혀있는데,, 가물가물하니 다시 읽어 놓아야 겠지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3/21 12:36 2010/03/21 12:36
─ tag 

editor's choice 1003

2010/03/07 18:20 기사와 글

여성향 성인만화 야오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미처 소장하고 있는 자료들을 수습하지 못한 상황에서의 급작스러운 사고사라고 한다. 그들은 드라마 속 남주인공들의 알몸이 포개진 합성이미지를 만들어 올리며 ‘댓글 관광’을 주도하다가도 일상생활에서는 ‘일코’(일반인 코스프레)해야 하는 고충을 토로한다. 만화, 소설, 팬픽 등을 포괄하는 동인녀들의 야오이 문화는 실로 방대하면서도 사회의 비가시 영역에 깊숙이 숨겨진 서브컬처다. 사실 만화 속 거친 남자 밑에 깔려 눈물짓는 남자가 당하고 또 당할수록 정신없이 책장이 넘어간다고, 혹은 중학교 갓 졸업한 아이돌의 육체를 아바타 삼아 이놈 저놈 엮어보았다고 그 어떤 여인이 대놓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정치적 올바름 따위 날아가는 새에게나 줘버릴, 그나마 약간 있었던 양심과 교양마저 저버리게 하는 야오이의 그 야하고도 격한 재미란.
기존 이성애 포르노물의 당하는 대상을 여자에서 남자로만 바꾼 것이라거나, 폭력을 사랑으로 미화시키고 게이에 대한 판타지를 부추긴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의 욕망을 직설적이고 대담하게 반영하는 야오이는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다. 공고한 성별 이분법과 이성애중심주의의 포르노-연애각본에서는 갈 곳이 없던 여성의 욕망이 남남커플이라는 설정 아래에서는 폭력적 섹슈얼리티와 지고지순한 사랑 모두를 자유롭게 탐닉할 수 있는 장으로 역할 하는 것이다. 또한 공수* 구도아래 기존 남성 섹슈얼리티를 관음하고 비틀고 여성화시키면서, 스스로 적극적으로 욕망하고 즐기는 문화라는 점에서 팔색조 매력을 지닌 것이 야오이 만화다. 이성애 노말 사회의 틈을 귀신같이 파고들어 자신이 욕망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내는 동인녀들의 애장품, 주옥같은 야오이 만화 리스트를 소개한다.


2008년 국내 영화 <앤티크>로도 만들어졌으며, 많은 이들을 동인녀 세계로 입문하게 한 작품 <서양골동양과자점>(서울문화사)의 작가 요시나가 후미의 작품들은 비교적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야오이다. 매 작품마다 깔끔한 그림체와 풍부한 서사가 동반된 탄탄한 스토리가 작품성을 보장한다. 프랑스 혁명전 몰락한 귀족소년이 신흥 부자의 집사가 되어 사랑을 이루어나가는 <제라드와 자크>, 역시 서양 고전 배경의<사랑이란 밤에 깨닫는 것>, 현재 인기리에 연재중인 사극 <오오쿠>가 명작으로 꼽힌다.
대담한 설정의 씬*이 많은 야오이로는 고교생 공식 커플이 학교 곳곳에서 펼치는 애정행각을 담은 <열애범위>(하가시자토 키리코, 루비코믹스), 일진 사교클럽을 배경으로 폭력과 어두운 심리가 주를 이루는 <사육담당 리카>(모토니 모도루, 루비코믹스), 대기업 후계자와 하청업체 직원간의 위계적 SM관계를 다루는 <얼어버린 작렬>(칸베 아키라, 루비코믹스)등이 있다. 야오이의 고전으로 취급되는 <봄을 안고있었다>(니타 유카, 루비코믹스)는 두 AV배우가 함께 동성애 작품을 촬영하는 강제적 상황 속에서 점점 사랑을 느끼는 과정이 강도 높은 신들로 펼쳐진다. 씬보다는 황당하고 웃긴 상황과 대사에 집중한 코믹물들도 권해볼 만하다. <고양이 사무라이>(큐슈 단지, 루비코믹스)는 싸움에서는 고수지만 자신을 꺾고 처녀성을 가져가줄 무사를 기다리는 수가 등장해 그토록 원하는 처녀상실에 번번히 실패하고 마는 과정을 그린다. <가면티처>(쿄야마 아츠키, 대원씨아이)는 소년을 좋아하는 초등학교 교사가 금단의 꽃밭과 같은 직장에서 직면하는 상황들을 다룬 코믹 야오이다.
살 수 있는 곳: 이코믹스샵 www.ecomixshop.co.kr, 한양 TOONK www.toonk.com

 

 

용어 설명
야오이* 절정 없음, 위기 없음, 의미 없음을 뜻하는 일본어 야마나시, 오치나시, 이미나시의 앞 글자를 딴 약어이며 남성 동성애를 다룬 소설 내지 만화, 그것을 창작하고 즐기는 문화전체를 통칭한다. 만화의 경우 Boy's Love의 약자 BL로도 칭한다.
동인녀* 동인, ‘뜻이나 취미를 같이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아마추어 만화 동아리에서 자신들이 만든 창작집 동인지를 내며 쓰이게 됨. 동인녀는 동인활동을 하는 여자를 뜻하는 말이지만, 보통 남남커플링이나 야오이를 즐기는 여자를 칭한다.
공/수*야오이 텍스트에서 캐릭터를 구성하는 기본개념으로 공攻은 공격하는 쪽(남자역할), 수受는 받아들이는 쪽(여자역할)을 뜻한다. 다시 성격에 따라 강공, 떡대공, 야비공, 머슴공, 다정공, 잔혹공, 현모수, 꽃수, 여왕수, 아방수, 비굴수, 지랄수 등으로 나뉘며 공/수는 역전되기도 한다.
씬*성관계 장면을 뜻한다. 씬의 유무로 야오이와 야오이가 아닌 것을 구분하기도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3/07 18:20 2010/03/07 18:20
─ tag 

가가린

2010/03/02 16:15 잡기장

헌책방 가가린에 갔다가 손바닥 크기로 접지된 한장짜리 잡지(인 것 같다) 를 발견했다. 이런 것이 있다니. 청년 백수 잉여의 삶의 진수를 담고 있음에도 편집자들이 결코 평범한 잉여가 아님을 대번에 알수 있었다. 쪼가리 글 하나에도 심장을 터치하는 절묘한 글솜씨, 군더더기 없는 수려한 편집이 담겨있다. 그날 이것을 들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는데 마치 산울림 음악을 라이브로 들은것 같은 황홀한 기분이 들었다. 책 특집 덕분에 독립 잡지부터 간지나는 도록까지 수 많은 책들을 보았다. 다시 이것을 보고있자니 이분들이 굳이 종이 위에다 싸는 이유를 정말 알것만 같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3/02 16:15 2010/03/02 16:15
─ tag 

JYP 재범 영구 탈퇴 '무슨 잘못 했길래…'

2010/02/25 21:11 잡기장

대체 팬들은 무슨 잘못을 햇길래..

지친다 지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2/25 21:11 2010/02/25 21:11
─ tag 

야오이

2010/02/18 17:25 성인여성

[74호]도마 위의 야오이
(모래 / 언니네트워크 편집팀 , jang-ie@hanmail.net)
 
 
많은 사람들이 야오이에 대해서 뻔하다고 말한다. 그저 검열 때문에 사랑받는 대상을 남자에서 여자로 바꿨을 뿐, 그 내용과 거기서 독자들이 기대하는 쾌락은 기존의 이성애 로맨스물과 똑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포르노 또는 로맨스

야오이는 여성들을 위한 로맨스물이면서 포르노물이다. 그리고 동시에 로맨스물도 포르노물도 아니다.

전형적인 이성애 포르노는 남성을 성적 주체로 내세우면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복속시킨다. 그 안에서 성관계는 ‘사랑’이 아니라 남성에 대한 여성의 복종과 종속의 서사이다. 이에 반해 전형적인 이성애 로맨스물은 순진한 여주인공, 차갑지만 사실은 따뜻한 남주인공,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사랑의 장애물 등을 내새우면서, 성별화된 로맨스 각본 안에 내재된 권력관계를 생략하고자 애쓴다. 10대 소녀들이 로맨스를 보고 10대 소년들이 포르노를 보는 현상은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비공식적인 문화이지만, 동시에 사회적인 금기와 승인이 교차하는 성교육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 사이에서 야오이텍스트들은 로맨스도 포르노도 아니지만, 동시에 이 둘의 이종교배의 산물로서 역설적인 위치에 있다. 야오이텍스트는 이성애 포르노 이상으로 직접적으로 성관계를 직접적으로 그리며, 성적 대상이 되는 수 캐릭터를 가혹하게 몰아간다. 야오이텍스트 속의 성관계는 자주 폭력적이고 강제적인 것으로 그려지지만, 그 폭력성은 항상 사랑이란 이름으로 허용된다. 대부분의 야오이텍스트에서 사랑은 이런 폭력성을 승인할 만큼 절대적이고 숭고하다. 야오이는 로맨스의 사랑지상주의와 포르노의 위계적이고 폭력적인 섹슈얼리티를 동시에 계승한다.

사실 포르노 속의 권력적인 잔인한 에로티시즘은 부드럽고 상호적인 로맨티시즘은 떨어질 수 없는 한 쌍이다. 포르노의 난폭한 남성주인공과 로맨스의 순진한 여성주인공은 영원히 만나지 않겠지만, 사회는 포르노를 보고 성장한 남성과 로맨스를 보고 성장한 여성을 주저없이 짝짓는다. 그 안에서 로맨틱한 상상력이 우리 사회의 공식적이고 규범적인 이데올로기로써 결혼으로 이어지는 낭만적 사랑을 설파하는 반면, 섹시하거나 에로틱한 것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은 많은 부분 포르노에 빚지고 있다. 또한 여성들은 항상 ‘성폭력을 조심해라, 몸 단속해라, 밤 늦게 돌아다니지 마라, 저 남자가 너를 음흉하게 쳐다본다’ 등등 그 남성들의 성적 공격성을 의식하고 각인하도록 교육받는 것이다. 로맨스를 보고 성장한 여성들은 포르노적 섹슈얼리티에 대해 무지하라고 교육받지만, 그녀들의 일상 역시도 포르노적 상상력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이때 포르노적인 상상력이란 여성의 관할 범위 밖이지만, 항상 위협으로써 여성의 일상을 주조하는 것이다. 이 사이에서 야오이의 남성동성애는 독자들이 여전히 사랑을 숭배하면서 폭력적인 섹슈얼리티를 탐닉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오히려 여성이 폭력적인 섹슈얼리티에 위협당하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 적극적으로 욕망하고 즐기고 만들어내기조차 한다는 점에서 야오이와 동인녀 세계는 불편한 동시에 매력적인 현장이다.


남성숭배 또는 조롱

야오이는 ‘멋진 남자’에 대한 사회적인 숭배를 반복하고 재생산한다. 멋지고 터프한 남성성, 근육, 남자들끼리의 의리 등은 과장되게 탐미적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동시에 야오이는 이성애중심적인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남성상을 정면에서 부정한다. 우리 사회에서 지배적인 남성이 되는 과정은 끊임없이 여성과 동성애자에 대한 거리두기를 통해서만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성애자)남성을 여성이나 동성애자로 취급하는 것은 그의 남성성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면서 심각한 사회적인 위협이 된다.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깨지기 쉬운 그릇’처럼 항상 침범당할 위험에 직면한 것으로 그려지는 반면, 남성의 섹슈얼리티는 항상 그 자체로 강력하고 안전하고 오히려 위협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 안에서 남성 섹슈얼리티가 침범당할 수 있다거나 동성애 성향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은 남성 당사자에게조차 철저하게 망각되어야만 한다. 군대 내 남성 성폭력은 공공연하게 일어나지만 공식적으로 제기되기까지 많은 진통을 겪어야 했다. 또한 투표, 월드컵, 채용시험, 군가산점 논쟁 등은 남성들이 얼마나 함께 일할 파트너로 남성을 선호하고, 되도록 남성에게 투표하며, 남성 일반의 이익에 예민하고, 남성들과의 신체 접촉을 좋아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성애자 남성을 여자나 동성애자라고 일컫는 것 자체는 이미 치명적인 모욕이자 흠집이 되고, 상상해서도 안되는 영역이다.

그러나 야오이는 공에게 침범당하는 수를 통해 남성 섹슈얼리티를 취약한 성적 대상으로 그린다. 특히 동인지나 팬픽 같은 야오이 2차 텍스트들은 지배적인 이성애 남성상을 여성들이 상상적으로 동성성애화하면서, 남성 섹슈얼리티의 취약성을 강조하고 이 취약성을 자유롭게 관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안에서 동인녀들은 절대 의심되어서는 안되는 이성애 남성상의 핵심적인 부분을 집단적이고 반복적으로 부정하면서, 이 이성애 남성상을 소비한다. 이것은 왜 대부분의 이성애자 남성들이 야오이에 질색하는지를 설명해준다.

그러나 물론 수가 취약한 성적 대상이 되는 것은, 수의 짝이 여성이 아니라 더 강력한 마초 남성상인 공이기 때문이다. 동인녀들은 남성 섹슈얼리티의 강력함과 폭력성조차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은 강력함과 폭력성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과 그 난폭한 섹슈얼리티를 남성독자나 작가만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부정한다. 야오이는 포르노물이나 액션어드벤처물 못지 않게 남성의 남근적 힘을 전지전능하게 그린다. 그러나 그 남근적 힘의 대상은 남성이 되고 그 재현을 즐기는 것은 여성이 되는 것이다.


노말 또는 퀴어

동인녀는 여성이라는 위치에서 남성을 욕망하는 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동인녀들이 스스로를 헤테로라고 느끼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동인녀들은 스스로를 ‘노말’하지 않은, 이상한(퀴어한) 존재로 느낀다.

동인녀가 된다는 것은 그냥 단순히 야오이 만화 한권을 재밌게 보는 걸로 되는 것이 아니다. 동인녀가 된다는 건 장기적이고 고정적으로 야오이를 즐긴다는 것이다. 곧 남자에 대한 성적 판타지가 그 남자의 옆에 애인으로 서는 장면이 아니라, 그 남자가 다른 남자와 연애하고 섹스하는 장면이라는 얘기다. 동인녀 위치는 여성이 남성의 성적 대상이 아니라, 대상을 바라보고 그로부터 즐거움을 누리는 주체로 자신을 경험하고 이해하게 한다. 남자들이 질색을 하는 남성동성애를 관음적으로 즐기는 주체로 자각하면서, 이들은 더 이상 스스로를 ‘노말’하지 않다고 느낀다. 동인녀는 여전히 남자를 좋아하지만, 그 방식은 전형적인 이성애 여성의 위치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남성의 시선에 취약한 성적 대상이나 남성영웅의 연약한 보조자가 아니라, 이들은 스스로를 남성을 당황하게 하고 질색하게 하는 관음증자로 자각하면서 남자를 욕망하는 색다른 위치에 선다. 이들은 기존의 노말사회가 권하는 이성애 여성상 밖으로 걸어나온다. 정치적 올바름으로 항거하거나 고통스럽게 결별하는 것이 아니라, 웃고 떠들면서 자신이 욕망하는 새로운 방식을 그저 쫓으면서 말이다.

많은 야오이 텍스트들이 그 적나라한 폭력적인 구애와 상대방의 수동적인 수용을 그린다. 이 텍스트들은 이성애관계의 위계를 확대재생산하면서 잔인하리만치 위계화된 연애 관계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 야오이에서 여성의 숭배대상은 여전히 남성이며 공수라는 이름의 커플관계 이성애적인 위계를 재탕한다. 그러나 야오이는 여성의 남성에 대한 열정과 위계적 에로티시즘이라는 것을 아주 대담하게 직시한다. 얼마나 대담하게? 기존의 이성애 각본과 숭배 대상으로서의 남성이 우스워질 만큼. 지배적 사회규범 밖의 여성들이 만든 자체적인 방식을 통해서 말이다.

야오이의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전복성이 흥미로워지는 지점은 여기부터다. 그리고 여기부터는 이런 식의 보편적인 '썰'은 재미가 없다. 이 흥미로운 불건전한 코드를 가지고 어떻게 놀 수 있나, 라는 문제가 남아있을 뿐.


* 글을 퍼가실 때는 출처를 반드시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언니네 채널넷 (www.unninet.co.kr) 2006년 7월 특집 "야.오.이" 중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2/18 17:25 2010/02/18 17:25
─ tag 

정형돈

2010/02/03 18:45 잡기장

간담회를 나서며 받아든 패키지에서 현금봉투를 발견하고 너무나 화들짝 놀라버렸다. 기자세계에 암암리에 존재한다는 촌지의 현장이었다. (이런 얘기일수록 크게 떠벌리는 것이 정석) 나 거지나 손녀 아니다!!!! 돌려주었다. 쯧쯧. 현금으로 받고 멀쩡한 얼굴로 활보하는 기자님들, 많으십니까?
(그림은 Marcel Dzama작품)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2/03 18:45 2010/02/03 18:45
─ tag 

새해심경고백

2010/01/04 19:16 본격 동물사진

이것과 저것을 마감하느라 극단적인 마음의 피로에 쩔어버린 나머지 이전에 그려봤던 2010년 전망, 새해 소망따위 다 우스워져버렸다. 참 쉽고 과시적인 희망, 그딴걸 생각했다는게 이상하지. 묵직하고 냉소적이고 불안한 감정으로 맞이하는 새해다. 그래도 나의 기쁨 28세 연하 동거묘가 새해인사를 전합니다. "야옹"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1/04 19:16 2010/01/04 19:16
─ tag 

2009/12/20

2009/12/20 16:01 art

Isa Genzken , 2002
Digital print on high performance foil
580 x 390 cm  Outdoor project Innsbruck

 

일요일에 혼자 출근해서 아이팟으로 FPM을 크게 틀어놓고 사무실 안에서 담배피며 좋은 컨텐츠(이번 아시아에 실을 독일작가 이자 겐즈켄의 기사)를 만지고 있으니 잠깐 기분이 매우 좋았다. 그게 한시간 전 쯤이다.

지금은 뭐.. 그냥 아까 잠깐 그랬다.  

저작품은 참 좋다. 독일에 눈온풍경이라니, 좋지 않은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12/20 16:01 2009/12/20 16:01
─ tag 

아라공의 이런저런 모습들

2009/12/18 00:38 본격 동물사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12/18 00:38 2009/12/18 00:38
─ 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