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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사람을 하나 낳다

같이 살던 분께서 드디어 애를 낳았습니다.

 

애를 낳기 전날, "18시간 걸렸다", "54시간 동안 죽을 뻔했다"는 등

분만이 고난의 행군이 될 거라는 증언들을 듣고 상당히 긴장 상태였는데...

 

그야말로 놀라운 속도로 낳아버렸습니다.

 

2시 00분 "어..몸에서 뭐가 흘렀어.."

             "애기 나올려는 거 아냐?"

             "음...설마, 몇일 남았는데..괜찮지 않을까?"

             "괜찮겠지?" "그냥 자자.."

 

 

2시 13분 "어! 배가 아파~!"

             "느낌이 좀 이상한데? 시간 체크할까?" 

             "내일 아침 11시쯤 병원 가기로 했는데, 좀 더 일찍 가서 검사받아야겠다"

             "그러자.." "같이 갈 수 있어?" "그럼! 같이 가야지.."

 

 

2시 15분 "이슬이 비치는데..애가 나올려나?"(이슬은 산모들만 쓰는 전문 용어입니다)

             "글쎄..좀 걱정 되는데?"

 

 

2시 17분 "배가 또 아퍼..."

             "어, 안 되겠다~! 시간 재자..."

 

 

통증이 오는 간격을 재기 시작했습니다.

라마즈 분만법 교육시간에 배운대로라면 최소한 10분 정도 간격으로 통증이 와야 하는데..

곧바로 3, 4분 간격으로 통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

 

우리는

 

...전날 사다 놓은 등심을 굽기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몇 시간 갈 거니까 힘을 비축해야 해. 등심 먹자. "

 

그 와중에도 등심은 참 맛있더군요.

진통이 오는 배를 움켜쥐고 등심을 먹는 모습에 경탄하며

저는 짐을 챙기려했으나..

 

우리의 주현숙. 저 보다도 한발 앞서

짐도 다 챙겨놨더라구요.

 

3~5분 사이 진통이 오기 시작한 후 1~2시간 쯤 지나서 병원으로 출발하면 적당하다고 해서

새벽 4시에 출발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딱 보아하니 4시까지 기다릴 일이 아니었습니다.

 

3시 30분 집에서 출발

3시 50분 병원 도착

4시 00분 분만실 입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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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4시 07분

 

정말 놀라운 속도였습니다.

4시 3분 쯤에 제가 분만실에 들어갔는데..

 

우리의 주현숙 딱 힘 다섯번 줬는데

애기 울음 소리가 들리더군요

정말 대단한 순간이었습니다.

 

엄청난 일을 해내신 주현숙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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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숙아..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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