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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기

보행기를 태우는 게

아이를 걷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다른데는 도움이 됩니다.

 

특히 이유식 먹일 때

보행기에 앉혀 놓고 먹이면 편합니다.

 

"미루야~이유식 먹자~~!!"

 

누워서 뒹굴거리는 미루를

번쩍 안아서 보행기에 태웁니다.

 

잘 안 태워집니다.

 

혼자서 애를 안고 보행기에 태우는 게

진짜 어렵습니다.

 

애가 안장에 맞춰서

다리를 적당히 벌려주면 좋겠는데

결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자, 미루야...다리 벌리고..다리.."

 

알아들을리가 없습니다.

 

다리가 제대로 들어가는 지

제대로 시야확보도 안 됩니다.

 

"미루야...아이고 죽겄네...보청기를 타야 밥을 먹지..."

 

힘드니까 또 말이 샙니다.

 

한 손으로 몸을 잡고

또 한 손은 보행기 밑으로 넣어서

다리를 잡아 빼낼려고 하는데

잘 안됩니다.

 

"으아아아앙~~"

 

안장 사이로 다리가 안 들어갔는데

그냥 앉혔다가 다리가 접혀 눌립니다.

 

두번이나 그랬습니다.

 

무슨 비법이 없을까 하고

주선생님이 하는 걸 봤습니다.

 

역시 주선생님

별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보행기 태우는 게 진짜 어렵지 않냐?"

"맞어...되게 힘들어.."

 

"다리 좀 잡아줘..."

 

두 사람이 같이 있을 때는

한 사람이 보행기 밑으로부터 손을 쑤욱 올려서

다리 두개를 잡고 끌어 내립니다.

 

"이거 꼭 옛날에 화장실 밑에서 손 올라오는 거 같다.."

 

말만 들으면 옛날에

진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일단 태우고 나면

보행기는 미루식탁이 됩니다.

 

식탁 위에다 먹는 거 반은 흘립니다.

 

"야~미루~!! 오늘은 안 돼...전화기 빨지 마~!!!"

 

오늘은 보니까

어제 저녁에 이유식 먹고

보행기를 안 닦아놔서

여기 저기 이유식이 말라 붙어 있습니다.

 

보행기 위에 붙어 있는 장난감 전화기에는

이유식이 정말 덕지덕지 붙어 있는데

미루가 그걸 빱니다.

 

"안돼~~~!"

 

진작 닦아 놓지도 않고

안된다고만 합니다.

 

암튼 아직까지는

보행기가 미루한테 좋은 식탁겸 의자인데

일단 발로 굴러서 움직일 때가 되면

계속 쓸모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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