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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잠을 방해하는 세력들 2

"으아아아아악~~~~"

 

거의 한 시간 넘게 아기띠로 안아서

미루를 재우기 직전에

전화 벨이 울렸습니다.

 

엎어져 있던 미루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고개를 번쩍 듭니다.

 

"현숙~~!!! 왜 집으로 전화했어~!! 핸드폰 있잖아~~"

 

"핸드폰 안 받길래..."

 

"그럼, 애 재우고 있는 줄 알아야지, 왜 집으로 전화를 해...왜!"

 

핸드폰 번호를 널리 알리고 있건만

꼭 집으로 전화가 올 때가 있습니다.

 

제일 전화 많이 하시는 건

시골에 계신 어머니이십니다.

 

"미루 자냐?"

 

그럴 때마다 이렇게 대답합니다.

 

'자다가도 깨겠네요...'

 

어머니한테 들리기는 이렇게 들릴 겁니다.

 

"네, 자요...헤헤"

 

두번째 많이 전화하는 건

핸드폰 교환하라는 업체 전화입니다.

 

'휴...우리집에 애 있다는 정보는 확보 못 하셨나보죠...'

 

물론 전화하신 분한테는

이렇게 들릴 겁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통화를 못할 것 같은데 다음에 전화 주세요..."

 

그 동안 감정이 쌓여 왔지만

괜히 전화한 사람한테 투덜거릴 수 없어서 참아왔습니다.

 

그러다 결국 화가 터진 겁니다.

 

"미안해...내가 왜 그랬지..미안해, 정말..."

 

주선생님

진짜 재수없습니다.

 

생전 집으로 전화 안 하다가

딱 한번 한 겁니다.

 

전 그 한번을 제대로 물었습니다.

 

"요새 미루 재우는 거 얼마나 힘든 지 알잖아..

지금도 한 시간 넘게 해서 겨우 재우기 직전이었는데...어휴, 씨.."

 

주선생님은 제가 있는대로 성질 내는 걸

다 들은 다음 전화를 끊었습니다.

 

실컷 화 내니까 기분이 풀립니다.

 

미루는

1시간 30분 더 보채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다시 화가 부글 부글 끓습니다.

 

요 며칠

전화선 뽑아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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