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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개기

베란다 문이 열리고

주선생님이 빨래를 한 더미 안고 들어옵니다.

 

"미루야~빨래 개자~~!!"

 

바닥에 쌓인 빨래더미로

미루가 기어서 달려옵니다.

 

"미루야~그건 안돼, 안돼!!"

 

그 많은 옷들을 놔두고

미루는 꼭 옷걸이를 만집니다.

 

저희집엔

세탁소에서 임시로 쓰는

얇은 옷걸이가 대부분입니다.

 

애기가 만지다가

옷걸이 끝 뾰족한 부분에

긁힐까봐 신경이 쓰입니다.

 

주선생님은 소리를 지르면서 동시에

미루 주변으로 옷걸이에서 뺀 옷을 잔딱 쌓아놉니다.

 

하나하나를 만지고 빨면서

미루가 옷에 관심을 보입니다.

 

저는

설거지를 하면서 장단을 맞춰줬습니다.

 

"우리 미루~수건 만져~?"

 

"미루야 그건 엄마 속옷이야~~"

 

얼굴을 비비고 졸려하면서도

미루의 빨래 만지기는 계속 됩니다.

 

자기 턱받이를 들더니

한참 쳐다 봅니다.

 

이번엔 또 다른 쪽으로 입이 갑니다.

 

"미루야~그건 발수건이야~~"

 

주선생님은

보다 상세한 설명에 돌입합니다.

 

"미루야 이건 삼단접기를 해야 해~봐봐...하나, 둘, 셋...그치?"

 

매일 매일 빨아도

빨래는 늘 산더미 같습니다.

 

항상 밤이 되면

미루랑 함께 빨래 개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상구~이 옷들 다 한번씩 삶아야겠다.."

 

"뭔데?"

 

"이거봐..이거"

 

미루 바지며 티에

얼룩이 잔뜩 배어 있습니다.

 

"이거 다 사과물, 뱃물이야...내가 바로 바로 뺀다고 뺐는데도 이러네..."

 

안 그래도 요새

사과랑 배를 집중적으로 주고 있었는데

그 효과가 이렇게 가시적으로 나타날 줄은 몰랐습니다.

 

2-3일 내에

대대적으로 옷삶기를 한번 해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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