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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밥 먹이기 2

매번 식사 때마다

미루 이유식 먹이기는

두 사람의 협력이 크게 필요한 일입니다.

 

언제나 주선생님이 이유식 먹이고

저는 옆에서 편히 밥 먹는 건

매우 치사한 일이라서 안됩니다.

 

1.

 

"현숙~이유식 되는 데 좀 걸릴 것 같으니까

너 먼저 밥 먹어...

그러고 나서 이유식 다 되면 넌 미루 먹이고, 난 밥 먹고..괜찮지?"

 

가끔 이유식이 늦어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이런 식으로 했습니다.

 

 

2.

 

주선생님이 많이 배가 고파할 때는

제가 미루를 먹였습니다.

 

일단 미루 먼저 다 먹이고 밥 먹으면

속도 안 아프고, 마음도 더 편합니다.

 

 

3.

 

둘이 번갈아 가면서 먹이기도 했습니다.

주선생님이 서너번, 제가 서너번.

 

이 방법이 그나마 제일 좋습니다.

 

미루 먹일 때는 그 일에만,

제가 먹을 때는 역시 그것만 신경쓰니까 편합니다.

 

 

4.

 

이렇게 다양한 시도 끝에

결국 좋은 방법을 찾았습니다.

 

누군가 얘기도 해주고

책에도 나왔던 것 같은데

인제서야 생각이 났습니다.

 

저 말고

주선생님이 생각해냈습니다.

 

"상구, 미루한테 뭐 집어 먹을 만한 걸 들려주고..

그 사이에 우리 밥 먹자...그리고 나서 이유식 주면 된대.."

 

사과를 잘랐습니다.

 

"근데...두껍고 길게 잘라 주면 되나? 아니면 얇게 잘라줘야 되나.."

 

"얇게 잘라줘야 씹는 게 편하지 않을까?"

 

"넓고 얇은 모양이 목에 잘 걸릴 것 같은데..."

 

"두껍게 잘라 주자고? 그게 더 목을 막기 쉽지 않어?"

 

주선생님과 저는

미루를 의자에 앉혀놓고

사과를 어떻게 잘라줘야 하는지

토론에 토론을 거듭했습니다.

 

그냥 두 모양 다 만들어서 줘 봤습니다.

둘 중에 더 쉽게 먹는 걸 찾아내면 됩니다.

 

미루는

두 가지 다 쉽게 먹었습니다.

 

손에 뭘 쥐어줘서 먹게 한 다음에

우리 밥부터 먼저 먹기.

부모의 인간다운 식사를 위한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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