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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드라이브

장인어른 생신이어서

처남 차를 얻어타고 구리시로 출발했습니다.

 

저녁 11시

 

한참 곤히 자는 미루한테 우주복을 입히고

번쩍 들어 안아서 집을 나섭니다.

 

미루는 정말 목놓아 울었는데

우리도 자는데 밤11시에 누가 와서 업고 가면

막 울었을 것 같습니다.

 

"누나~괴물 있던 데가 원효대교던가?"

"응"

 

근처에 친구 만나러 온 김에

우리를 태워가겠다던 처남이

한참 늦게 왔는데, 길을 잘못 들었었답니다.

 

"난 한강대교인 줄 알고 아까 한강대교를 건넜었지....한참 헤맸네"

"넌 길을 그런 식으로 기억하냐?"

 

창밖을 보니까

서울 밤 불빛이 좋습니다.

 

밤에 드라이브하는 건

주선생님이나 저나 참 오랜만입니다.

 

"이야...야경이 좋다..."

 

주선생님이 굉장히 좋아합니다.

"차가 있으면 이런 게 좋다, 그치?"

 

한 동안 차 한대 살까 하다가

그냥 없던 일 비슷하게 되면서 넘어갔는데

다시 생각나나 봅니다.

 

"근데 이 차 이름이 뭐지? 아벤트?"

"아니, 아반떼..."

 

처남이 어이 없어 합니다.

 

"현숙아, 아벤트는 젖병 이름아냐?"

"아~그렇지!!"

 

우리한텐 자동차 이름 보단

젖병 이름이 익숙합니다.

 

아기띠를 풀러서

미루를 무릎 위에 눕힌 다음에

주선생님은 미루를 주물러주고, 다독거리면서

드라이브 내내 편안한 실내 분위기 조성에 힘을 썼습니다.

 

"성수대교다~"

"지난 번에 자전거 타고 여기까지 왔었잖아~"

 

"그때는 미루가 없었는데..."

"나중에 미루 크면 자전거 태워서 돌아다니자~"

 

수다를 떨다 보니까

어느새 구리시 입구입니다.

 

저녁 시간이라 길도 안 막히고

금세 왔습니다.

 

"금방이네..안 막히니까 좋다..."

 

한 밤의 드라이브

이거 할 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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