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다시 잠자는 게 문제다

3달간 빛나는 노력으로

미루 잠을 재웠었는데

 

요새 미루가 낮잠을 안 자기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째 낮에 보채는데

주선생님과 저는 거의 완전히

녹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써봤던

모든 방법들이 안 통합니다.

 

물소리, 세탁기 소리..안 들리나 봅니다.

다리 흔들어 주기를 하면

발을 막 차면서 싫어합니다.

 

안아주면 조금 진정이 되지만

7kg이 넘는 사람을 계속 안아주는 건

산모한테나 저 한테나 별로 안 좋아서

다른 방법이 낫겠다 싶습니다.

 

물티슈 포장지 뽀시락 소리는 조금 효과가 있긴 한데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막 비벼야

겨우 반응을 보입니다.

20초 정도만 해도 팔 근육이 땡겨서 오래 못합니다.

 

결국 우리는

'외출'을 택했습니다.

 

오늘 낮에도 미루가 보채기 시작하자

저는 미루를 번쩍 들어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오늘은 오전에 샤워 좀 하고

이쁘게 면도도 좀 해야겠다.."

 

집에 있으니까

자꾸 세수도 안 하고

수염도 덥수룩합니다.

 

아침에 정신없어서

세수하는 걸 놓칠 때도 있지만

맨날 사무실 나가다 안 나가니까

예전에는 일요일날만 하던 버릇을

매일 합니다.

 

어쨌든 그래도

오늘은 좀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싶어서

샤워하고 면도해야겠다고 맘 먹었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미루가 보챘습니다.

 

머리는 여기저기 떠 있고 눌리고

수염은 그대로여서

어린 애기 몰래 데려가는 나쁜 사람 인상이지만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현숙~~쉬고 있어~

내가 어떻게 해볼께..."

 

유모차에 태웁니다.

미루는 이내 울음을 그칩니다.

 

공원을 한 시간을 돌았습니다.

공기도 좋고 괜찮았습니다.

 

주선생님 좀 쉬었는지

아예 외출 준비를 다 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결국 우리는

근처 여성사전시관에 가서

아무도 없는 전시관 구경도 하고

외식도 하고

또 괜히 서성거리기도 하다가

 

6시가 다 돼서 집에 들어왔습니다.

 

미루는 안 울었습니다.

중간에 잠도 30분쯤 잤습니다.

 

오늘은 매우 성공적인 날입니다.

그러나 내일부터는 또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입니다.

 

일단은 들고 나갈 생각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