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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닫혔다가 열렸다가 한다
나는 너무 쉽게 감동하고 너무 빨리 좌절한다
혹은
공감할 준비와 실망할 준비가 항상 함께 갖춰진 사람인지도 모른다
하루에 해야할 일이 시간별로 촘촘하게 박혀있다
갑자기 어떤 일이 생겨서 미리 정해졌던 약속을 미뤄야 할 때
당연히 피해가 발생한다
듣고 있던 강좌를 못듣게 되어서 금전적인 손해를 입기도 하고
가야할 곳에 늦게 가게 되어서 심리적 압박감을 갖게 되기도 하고
그 뒤로 줄줄이 일이 밀려서 하루 이틀 잠을 못자게 되면
육체적으로 피로감에 시달린다
회복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스무 살 이후 줄곧
서너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만
익숙해졌다는 것이 물리적 시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
피로한 상태로 무리하게 움직이는 것에 대해 그닥 당황하지 않을 뿐이다
시간은 늘 한정적이고 내 몸도 하나니까
뭔가가 틀어지면
돈을 잃거나 건강을 잃거나 심리적 안정감을 잃거나
셋 중에 둘을 잃거나 셋 모두를 잃거나
그렇게 된다
당황하진 않더라도 힘든 건 사실이다
내 시간과 내 돈과 내 노동력을 존중받고 싶다
예정에 없던 일로 더 이상 힘들어하고 싶지 않다
내 시간과 내 돈과 내 노동력 중 어느 하나라도 필요한 어떤 일이 생길 때
최소한 하루 전에는 미리 양해를 구해줬으면 좋겠다
하루 전에 연락하더라도 불가능할 경우가 있다
그것에 대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글을 끄적거리는 순간만이 유일하게 자유롭다
이 순간만이 유일하게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 외에는 모두 누군가로부터 평가를 받거나
무리한 요구를 묵묵히 수행해야하거나
사회적 관계를 의식하며 내 의견을 표현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 순간이 좋기도 하고 괴롭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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