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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오늘  KBS 열린채널 담당 PD를 만나고 왔습니다. 그리고 서류와 테잎을 제출하지 못하고 왔습니다. 담당 PD는 규정에 벗어나면서까지 이틀을 기다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제출한 테잎을 보았습니다. 테잎을 다 보지 않고 도입부만 봤습니다.

 

그리고 방송하기 힘들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것은 철거촌 문제 때문이 아닌 완성도 문제였습니다. '분량이 너무 길고 도입부도 너무 길다. 인터뷰는 핵심만 간단하게 길어지지 않게 자르고 중복되는 부분이 없게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서류에서 전문가 집단이 들어가서는 안된다. 어떻게 하길 원하냐? 여러모로 불리한 부분이 많다. 중요한 것은 방송이 되는 것인데 이 상태로는 심사위원들이 보려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철거에 대해 다룬 다른 작품들도 이미 들어와 있는 상태다. 어떻게 하겠나? 완성도 있게 다시 편집해서 다음에 갖고 오는 것이 낫다고 생각된다' 이것이 담당 PD의 견해였습니다. 그 앞에서 난 사실 별로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 사람이 지적한 것이 다 맞는 말이기 때문에. 향촌주민들을 위해서는 방송이 빨리 나가는 것이 좋지만 어설픈 것을 내보내는 것은 선무당이 사람잡듯 그 사람들에게 좋을게 하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왔다가 나중에 다시 들어가서 오늘중으로 수정해서 다시 가져오겠다고 했지만 담당 PD는 완제품을 들고 오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규정을 어겨가며 이틀을 기다려 준 것도 얘기를 했습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저는 선무당이었습니다. 그들과 뜻을 같이해도 자기 논리가 서지 않으면 그들에게 득을 줄 수 없음을 깨닫고 있습니다. 자기 논리. 처음부터 이것이 부족했습니다. 편집에 앞서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 더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했는데 그것이 빠졌습니다. 고민은 하되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시간에 쫓기는 나루감독한테 제대로 되지 않은 편집 테잎을 가져가면서 숙제 검사 받는 느낌으로 앉아 있었고 나루 감독의 지적 그 이상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놀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주체적인 생각이 많이 빠져 있었습니다. 나루 감독 말대로 내가 나루 감독만 믿고 있었던 게 잘못입니다. 나루감독은 항상 시간에 쫓기는 사람인데 그 사람을 조언자로만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마치 그 사람이 모든 일을 다 해결해 줄 걸로만 착각하고 있었던 게 잘못이고 나루감독이 시간에 여유가 있었더라도 이 사람을 문제를 해결해 주는 도깨비 방망이처럼  생각해도 잘못입니다.

 

8월 한달의 여유가 긴 것 같지만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져야 합니다.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다시 고민하고 편집순서를 다시 생각하고 편집하고 사운드 문제 해결하고 나레이션 녹음하고 음악 녹음하고 시사회 갖고 그런 후에 다시 도전해 보지요.

 

죄송하다는 말로 많이 부족하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잘못했다고 그만 포기하고 다른 사람한테 넘기는 것은 더더욱 비겁한 자세로 생각되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자기원칙에 대한 계획을 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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