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 2009/11/30 18:31

평택지원에 서면을 제출하러 갔다가

마침 쌍차 간부들의 재판시간이 겹처서

잠시 참관을 하고 왔다.

 

몇호 법정인지를 몰랐지만

재판정을 찾는건 어렵지 않았다.

복도에까지 쩌렁쩌렁 울리는 한상균 지부장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재판정에 들어서니

피고인석을 가득 메운 쌍차동지들이 있었고

방청석에는 참관하러온 여러 동지들이 빼곡하니 앉아 있었다.

그중 일부는 자리가 부족해서 군데군데 서있는 모습도 보였다.

 

집회때 투쟁사를 하듯 한상균 지부장은

먹튀자본 상하이의 만행과

자본의 이익만을 충실히 대변하며

노동자 죽이기에 혈안이었던 정권의 부도덕함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마직막엔

"모든 구체적인 지침은 내가 내렸다.

여기 있는 간부들은 모두 내 지시에 따른 것 뿐이다.

어떠한 책임도 다 질테니 다른 동지들을 선처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으나 어느 간부는

"우리가 미친놈이거나 또라이여서 파이프와 화염병을 들었던 것이 아니다.

상하이차가 공장을 말아먹고, 정부는 공권력을 동원해서 살인적인 탄압을 자행하는데

파이프와 화염병이라도 들지 않으면 오히려 그것이 더 비상식적인 일 아닌가?"라며

"죽고 싶지 않아서 파이프와 화염병을 들었다"고 얘기했다.

이어서 그는

"회사가 2400여명을 정리해고하겠다며 노동부에 신고한게

어버이날인 5월 8일이다.

어머님 아버님 가슴에 꽃이라도 달아드리려고

최대한 일찍 일을 마치고 집에 가려는데 문자로 정리해고 통보가 왔다"면서

"노동자들이 바라는 것은 별게 아니다.

어버이날 부모님 가슴에 맘편히 꽃이라도 달아드릴수 있기를 바랬을 뿐인데

회사는 그것마저 비인간적으로 짓밟았다"며 끝내 울먹였다.

그 동지도 한상균 지부장과 마찬가지로

"현행법을 어긴 부분이 있다면 집행부가 달게 받겠다.

조합원들은 석방해달라"는 얘기로 끝을 맺었다.

 

쌍차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처절한 패배의 상처마저 온몸으로 끌어안고 싸우는 저들이 있는한

적들은 아직 승리한게 아니다.

우리는 아직 패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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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30 18:31 2009/11/3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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