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20

2012/03/20 10:39

 

 

 

 

 

 1.

 

 자기 발견이라는 말은 있어도, 자기 관리라는 말은  내겐 없다.

 

 2. 

 

 나를 지금보다 더 치유할만한 환경의 조성은, 舊 옛날부터 오래 알던 사람들이 아니라

 

 지금 내 옆에 가깝게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학교에 있는 동료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3.

 

  학교에서 늦게나와  차를 놓쳐서 성북역에서 내려서 청량리까지 택시 합승을 했다.

 

 합승한 사람은 나보다 좀 어린 남자인것 같은데,  합승하자니까 말없이 승인했다.

 

 차 안에서 잔돈이 있냐, 없냐 얘기를 서로 나누었으니 확실히 승인한 것이었다.

 

 그래서 난 합승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택시 아저씨 한테도 '합승해도 되죠?'

 

 라고 큰 소리로 물었더니 그 역시 아무 말이 없었다. 그래서 난 그 말을 승인의 의미로 받아들였다,

 

 근데 목적지에 도착하니 택시 아저씨가 돈을 각자내라는 것이다.

 

 

 이 때 난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내 성격 같으면

 

 그냥 냈을수도 있지만 깡다구가 생겼는지

 

 " 아까 제가 합승되냐고 여쭤봤잖아요? 된다는 얘기 아니셨어요-"

 

  하고  항변하였다. 

 

 

 

  택시기사님 입장에서는 합승을 ' 같이타되 돈은 둘다내는 것' 으로 해석했을

 

  지도 모른다.

 

 나에게 있어서는 승차하기전에 다른 승객과 (무언으로) 합의했고, 아저씨도

 

 합의했으니 1인요금을 내는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승객끼리 같은 목적지를  합의하고 가는 경우에 요금을 어떻게 하는지,

 

 택시를 잘 안타서 법 상,   관행 상 어떤지 확실히는 모르겠다.

 

 

 그러나 어쨌든 승객의 의도상 '합승하겠다'  라는 의미를 아저씨도

 

 

 요금을 둘다 낸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진 않았을 것 같다. 그럴거면 뒤에 택시 줄줄이 많은데 뭣하러 그 차타나.

 

 어쨌든 이러한 오해들이 있었고,  기사님은 의외로 나의 한마디에

 

 반값만 내라고 수그러들었다.

 

 

 근데 그 어린 남자가  내가 택시아저씨와 실랑이 할때  ' 제가 낼께요" 그러는 것이었다.

 

 그 남자분은 내 택시비를 내줄 이유가 없는데 자기가 내준다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무슨소리냐고 내가 낸다고 하고 반값을 냈다.

 

 그리고 내가  택시에서 내리니까 공손하게  " 죄송합니다"

 

  하는 것이다.

 

 그 어린 남자분이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다.  근데도 저렇게 돈도 내준다고 하고 미안하다고

 

 하는 거보니 뭐랄까.  착한사람 나쁜사람 개념이라는게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택시기사님이 안받아도 될 2인요금을 받은 것이라면 (물론 상황상  계약

 

 내용이 명확하지 않은점도 있다.) 잘못한 것이다. 그치만 고단한 운수노동자의

 

 입장에서 자신에게 맞는 방향으로 해석한 것이야 뭐 그럴수도 있는 것이고,

 

 그건 자기 보신이지 악이라고 보기는 좀 그렇다.

 

 

 어린 남자 승객은... 아마 마음이 좀 후한 사람이니까 자신이 돈을 내준다고 했겠지.

 

 심지어 택시안에서도 내가 거스름돈이 없어서 당황하니까 괜찮다고 다 자기가 낸다고 했다.

 

 

이건 분명히 기분좋은 사람임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을 善이라고 볼 수 있을까.

 

 

주어진 처지와 환경에 따라서 사람은 이렇게 달라지는데 착하다, 나쁘다 를 말하는 것도

 

매우 표면만 포착하는 어리석음같다 . 타인한테 엄청난 해꼬지도 아니고 요만한 케이스에서.

 

 

 

 

그러나 또한 돈이 있건 없건 남에게 무언가를 할애하려는 것 자체를 발견하기

 

 어려운 세상이기에   나는 그냥 남한테 조금이라도 희생하려는 마음을 가지면

 

 무조건 반갑다.   가끔은 퍽퍽  기대고 싶은 생각도 있다.  돈이 없으면서 밥 사준다고

 

 뭐 준다고 하는 선배를 안쓰럽게 생각하고 막 거절하지만 솔직히 가끔은 내가 마음편하게

 

 누가 해주는 걸 받고 싶기도 하다.  오랜만에 만날때마다 자기가 한번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고맙다.  정말 안사도 되지만 그런 마음 자체가 좋다는

 

 것이다. 

 

 

 난 상담학도니까, 비슷한 처지에서도 무엇이 그 사람의 마음을 여유롭게만드는가

 

 혹은 팍팍하게 만드는가 하는 인간의 심리형성을 생각해야겠지.

 

 

 청량리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데 영화 ' 화차' 광고가 보였다.

 

 그 누가 저 영화속의 여자 주인공을 욕할수 있으리.

 

 그 영화속 김민희를 보고 선악 을 얘기한다는 게 의미가 있을까?

 

 나는 그 영화는 안보련다.  그 영화를 보면 내가 갖고 있는 두려움과

 

 위기의식이 증폭될 것 같다.  내가 힘들어지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고

 

 어떻게든 변해갈 수 있을것 같은 그런 잠재적인 두려움이 증폭될것 같다.

 

 그런 두려움, 현명하게 해소하는 방법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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