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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50이란 항정신성 의약품

  분류에 따른 이글은 나의 질환에 관한 것이다. 또한 나와 같은 질환에 시달리며 시설이나 병원에 갇혀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왜 이러한 글을 쓰는가는... 나의 질환, 내 가족의 질환으로 인해 고통받는 일이 계속되기 때문이고, 난 이 질환을 좀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싶어서이다. 또... 같은 질환이면서 만성질환인 나의 아버지는 여전히 병원에 갇혀있기 때문에...

 

  난 나의 질환의 아버지의 그것과 같다는 것을 알고서야 젊은 시절의 아버지를 이해했고, 지금의 아픈 아버지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의 질환은 미미한 정도일지 모른다. 투약은 계속되지만 사회생활도 하고 있고, 끽연과 음주에도 큰 지장이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언제 또 발병될 지 모르는 것이어서 약을 끊을 수가 없다.

 

  현재 내가 투약하는 약 중 'CP50'이란 약을 살펴보자.

 

  이 약은 명인제약의 주홍색 정제로써 염산클로르프로마진 정 50mg이다. 이 약이 개발된지는 40년이 되었다고 한다. 항정신성의약품의 경우 거의 모든 약들이 부작용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투약에 있어 상당히 신중을 요하는 데, 이 약의 경우는 대개의 정신병 환자들에게 흔히 투약되고 있다. 그 이유는 오래된 만큼 효과가 입증되고 있고, 그 부작용이 크지 않기 때문이리라. 또 값이 저렴하고...

  *효능효과: 정신분열증, 기타의 정신병, 조증, 구역ㆍ구토, 딸꾹질, 인공동면, 정신병적 장애 에서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불안, 긴장, 흥분.

  *일반적 주의:
1. 장기 연용시 환자를 주의하여 관찰하고 간기능검사, 혈액검사 등을 실시한다
2. 졸음, 주의력ㆍ집중력ㆍ반사운동능력 등의 저하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본제를 투여중인 환자는 자동차운전 등 위험을 수반하는 기계조작을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3. 본제를 갑자기 투여중지하면 구역, 구토, 불면 등의 급성 금단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점차적으로 감량한다
4. 본제는 진토작용이 있어 다른 약물에 기인한 중독, 장폐색, 뇌종양 등에 의한 구토증상을 은폐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5. 치료초기에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중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감량 등 적절한 처치를 한다.

   호호... 이러한 주의가 필요한 내가 어디 직장에서 이 사실을 안다면 날 고용이라도 하겠는가! 지금껏 안짤리고 다니는게 용하다. 정말!

 

   그럼에도 약 2년여간 투약해 본 결과 난 약발을 잘 받은 편인 것 같다. 물론 여전히 대인관계에서의 스트레스나 신경과민 현상이 있을 때, 난 이 약에 의존한다. 그래도 술보다는 낮지 않겠나라는 생각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또 나는 술을 마시면서 이 약을 함께 먹기도 한다.

 

   함께 먹는 약 두가지는 PRD라는 것과 리튬(항우울제)이다.

 

   CP50, 이 약을 먹으면 약 1~2시간 내에 졸음이 밀려와 아주 편안한 잠에 빠질 수가 있다. 물론 취침전에 먹었을 때의 효과이다. 헌데, 증상이 심한 환자의 경우 이 약물의 투여량이 높아지고 하루에 두번이상 먹게 되는데, 이러할 땐 심각하게 집중력이 떨어져 어떤 일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대개 입원한 환자들의 경우 투약 후, 졸음이나 집중력 저하 때문에 커피를 달고 사는데... 이러한 이유로 입원한 정신병 환자들은 카페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그렇게 스스로 약에 적응해 가는 것이다.

 

  어제(5월6일) PD수첩에서 방영된 것인데, 한 생활시설에 맞겨졌던 한 재호라는 아이가 숨진일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 아이는 심각한 자폐증상과 구타흔적들이 있었고, 약물에 대한 부작용으로 추정되는 현상까지도 보였다. 인터뷰 중 한 정신과전문의의 말에 따르면 현재의 의료급여로써 정신병환자에게 지급되는 비용은 최대 90만원이란다. 그것도 입원비, 진료비, 식비 등을 제하고 남은 금액이 약값으로 돌려지는데, 부작용이 덜한 신약들은 워낙 비싸서 의료급여로는 도대체 처방할 수가 없다는 얘기다. 재호는 약물치료 및 시설에서의 입원치료가 실패한 것인데, 결국 돈이 없이 죽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이러다가... 나의 병이 심각해진다면 나 또한 저렇게 되지 않으리란 법 있을까...

 

   의료보험이 민영화된다고 한다.

 

   나에겐 부작용없는 신약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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