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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을 비추던 햇살

 

 

지난 5월 16일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있었던

"교육차별철폐 총력투쟁대회"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하에서 교육양극화를 심화시킬

국제중학교 설립의 중단을 촉구하고

예산을 낭비해가며 성과주의적 전시행정의 극치가 아닐 수 없는

"자원학교 (그들은 "좋은학교"라 한다) 만들기" 프로젝트를 막기 위해

당시 열흘 넘게 교육청 앞에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던

전교조 서울지부장 정진화 선생님과 함께 많은 조합원들이 모여

벌였던 투쟁대회였다.

 

나아가 각종 교육차별정책을 철폐하고

궁극적으로는 무상교육실현을 쟁취하자는 대안까지 주장했던 당시 투쟁이었다.

 

지부장의 단식투쟁과 조합원들의 가열찬 투쟁에 더하여

서울시 교육위원회 소속 전교조 성향의 교육위원들의 활동까지 힘입어

국제중 설립은 유보되었고 자원학교만들기 프로젝트는 그 규모가 줄어들었다.

 

이러한 전교조의 투쟁과 함께 교육의원들의 활동 덕에

공정택 교육감은 꼬리를 감추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었다.

하지만 이는 한나라당의 서울시 의회 장악과

뒤 이을 교육의원 선거에서 전교조 성향의 교육의원들이

대거 탈락할 것을 예상했던 교육감의 계산된 행동이었을 뿐이다.

 

지난 8월 1일 모든 부자신문들은

전교조의 교육의원 선거 참패를 대서특필했다.

그에 앞서 전교조 부산지부의 한 세미나 내용을 가지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해묵은 색깔몰이를 했던 것도

결국엔 모든 것의 연장선상이었다.

교원평가와 성과급 차등지급에 관련한 문제에서

왜 교사들이 반대하는지 (이것은 비단 전교조만의 반대가 아닌데도

대부분의 언론은 전교조만을 물고 늘어진다) 에 관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심층적 분석이 전무하다.

그저 물에 빠진 새앙쥐를 끊임없이 코너로 몰아가는 형국이다.

 

어찌됐든 이제 전국의 교육위원회에서 전교조 성향의

교육위원들은 이전보다 급감했다.

거의 모든 지방의회가 한나라당에 의해 싹쓸이 당했듯이

이제 전국의 모든 교육위원회 또한 그와 비슷한 성향의 인물들로 채워지게 됐다.

전교조 또한 수구집단들의 끊임없는 공세 덕분에

갈수록 그 입지가 좁아지는게 사실이다.

지도부 또한 뚜렷한 대안과 새로운 활동방식을 모색해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문제는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한 발짝 뒤로 물러서야했던 공정택 교육감의 지난날의 작전상 후퇴가

이제는 신자유주의와 성과주의에 물든 온갖 교육행정으로

휘몰아칠 것이 틀림없다.

또한 우리 지역과 같이 잘사는 동네와는 거리가 먼 곳에 위치한

지역의 학교와 학생들은

그들보다 못살고 못배우고 잘나지 못한 것을 한탄하며

분노의 화살을 공교육 전반과 전교조로 돌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따사했던 5월의 저녁 햇살은 우리의 투쟁에

밝은 희망의 빛을 내리쬐 주고 있었다.

뜻을 함께하는 동지들과 맑은 두 눈빛의 아이들이 있는 한

언젠가 상식이 살포시 자리한 교육희망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방학중에는 유난히도 조용한 시간의 연속이다.

그러나 다가올 2학기, 우리는 또다시 투쟁의 불꽃을 활활 타오르게 해야한다.

그들의 공세 앞에 공공성의 최후의 보루인 교육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의 싸움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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