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추억

일단 65분짜리 티저를 본 기분. 
이 영화를 스스로 '호러'라 말하는 건, 이명박 하나를 괴물로 만들고 희화화함으로써, 이명박과 새누리당 없는 세상을 '정상'으로 그리는 그동안 흔히 볼 수 있었던 경향의 연속이다. 특히 이런 시선에서 촛불은 그 '정상'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이 표출된 것으로 재현된다. 촛불 안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급진적 요소들은 한때의 추억이 되어버린다. 촛불이 이렇게 기억되면서 정치란 아주 쉬운 것, 즉 선거일에 데이트 하지말고 닥치고 민주당 찍으면 행복해지는 것이라는 너무나도 빈약한 결론만을 여기저기서 반복해서 내놓고 있다. 난 이렇게 촛불이 소비되는 것에서 또 무능력함을 느낀다. 
이 영화가 이명박의 전유물인 듯이 보여주는, 시민들에게 사기치는 정치, 한심하고 웃기는 퍼포먼스, 이에 대한 대중들의 열광의 허무함은 과연 이명박 이전 10년과 민주당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인가? 우리는 얼마나 많이 그들에게 분노하며 그들을 비웃었던가. 우리에겐 이 악순환을 벗어나는 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 악순환을 굴리는 것이 정치가 아니라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는 것이 정치다.

이런 걸 다 떠나서 관점이 어떻든, 이 영화 그리 날카롭지 않다. 스스로 코미디라고 규정했으니 통찰력 같은 걸 기대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지 기발하지도 않고, 그다지 재미있지도 않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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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4 21:59 2013/12/0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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