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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22
    故박종태 동지를 기리며...
    더불어 함께

故박종태 동지를 기리며...

나무에 매달려 펄럭이는 플랑을 마주하니

심장이 벌렁거린다.

일면식도 없는 그 사람의 얼굴이

나에게 덤벼든다.무섭게 덤벼든다.

..

 

 

그 사람은 그 자리에 숨어

건물 앞에서 줄줄이 딸려가는 동지들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그 사람은 그 자리에 서서

더러운 대한통운자본을 얼마나 쏘아보았을까.

..

 

땅에다 설움을 짓이겨 밟고

하늘에다 가족의 얼굴은 뿌렸더라도

 

전지전능한 신보다, 운명보다

더 꿈쩍안하는 회사 앞에서

악마보다 더 잔인한 탄압들이

얼마나 그의 몸과 마음을 옮아맸을까.

 

그 사람은 이미 죽었지.

투쟁 속에서, 민중들 속에서

외치고 부르짖고 싸우던 그가

수배의 사슬에 걸려 사무실에서

나대신 이것 좀 해주세요 라고

부탁할 수 밖에 없는 신세라면

그는 이미 팔다리가 잘린거고

철 없이 개처럼 광분하는 경찰들을 쏘아붙이고

자본에 눈이 먼 새끼들의 정강이를 걷어찰 수 없고

그들을 무릎 꿇리는 데 자신의 몸 하나 던져낼 수 없었다면

그는 이미 죽었지.

 

박스당 30원이 아까워서

이리매고 저리 들고 뛰어다니면서 어깨 한 번 제대로 피지 않는

택배노동자들이

고개도 들지 않고 일을 하니

그게 차라리 죽여달라는 겸손한 노예의 인사로 보였던가.

 

일을 하면 기업이 돈을 벌고 흑자를 내는데

노동자는 일할 수록 빼앗긴다고 땅을 치는가.

..

 

5월 5일 어린이날에 하늘을 높고 푸르러도

엄마는 죽음의 상복을 입고 아이들을 안지 못햇고.

5월8일 이번 어버이날

누가 나쁘다고 손가락질도 못할 어린 애들은

카네이션을 매달을 아버지 가슴이 없다.

그 애들은 국화를 들고

아버지를 보내는 노래를 해야한다.

 

 

애꿎은 노래야.

너는 왜 자꾸 아흔 아홉 번 패배해도 단 한 번 승리하자고 하는 거냐.

아흔 아홉번 넘어지는 사이에

노동자들이 가슴에 묻어야 되는 동지가 몇인지.

단 아홉번도 싫다.

단 한 번 싸움.

그리고 승리.

 

<사족>

이글은 청년회 후배의 글을 퍼온것이다.

아무것도 할수없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집회주변을 서성거리는것뿐!

그리곤 어제 박종태 열사의 영정이 있는 대화동 근로자복지회관에 들러 향을 피우고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왔다....

 

그리곤 연극연습을 끝내고 이른새벽.. 사람들을 만나 술을 마시고...

밤새 마시는 술에도 허기를 달래지 못해... 가슴이 허한 그런 이른 아침에..

후배의 홈피에 들렀다가 이글을 발견했다. ㅋ

 

글을 읽어 내려 가는중에 울컥!

목울대를 치고 올라오는 것이 있어..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난 아직도 이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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