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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2.0이 배척당하는 이유

음...네이버 지식인과 구글이 잘 비교되는 요즈음에 시사하는 바 있는 글.
구글이 마냥 좋은것인가에 대한 딴지도 될 수 있겠군.
 
 
 
 

뭔가 새로운 개념이 나타나고, 신조어가 정의되고, 슬로건이 올라가고, 돈이 돌고, 그 슬로건의 주위로 회사들이 난립하고, 미디어가 소란을 떤다. 그리고 시행착오 끝에 새로운 개념이 올바른 것으로 판명되는가 하면, 과장광고로 밝혀지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돈을 버는 사람이 있고 손해를 보는 사람도 있다. 이런 과정은 IT산업에서 지금까지 몇번이나 반복되어온 일들이다.

 

물론 이런 프로세스 자체가 싫은 사람이 있는 것도 당연하다. IT산업에 있어서 이노베이션의 기저에서 진행 중인 Cheap Revolution(역주: 정보발신에 필요한 HW/SW 비용이 지수적으로 싸지고 있는 현상. 호스팅비, 메모리, 하드..등등)은 폭력적이기까지 하고, IT는 기존의 조직과 틀을 파괴하는 성격을 갖고 있기에, 그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그러나「Web 2.0」에 대한 감상, 인상같은 것들을 읽거나 하면서 보통의 신조어 이상으로 「Web 2.0」에는 어떤 류의 사람들에게 「배척당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배척당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므로써 「Web 2.0」의 본질을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보조 자료로 「롱테일」의 제창자 크리스 앤더슨의 「The Probabilistic Age」

http://www.thelongtail.com/the_long_tail/2005/12/the_probabilist.html

를 읽어 보자.

 

이 제목의「Probabilistic Age」의「probabilistic」은 「루빈 회고록」

http://d.hatena.ne.jp/umedamochio/20050821/p1

을 소개할 때 나왔던 말이다.

재미있었던 것은, 루빈의 인생에는 「개연적 사고」(Probabilistic thinking)라는 한 개념이 일관되게 존재하고 있었던 사실이다.

「Probabilistic」의 의미는 이 포스트를 참고하면 될 것 같다.

여하간, 앤더슨은 모두에서 이렇게 자문자답하고 있다.

Q: Why are people so uncomfortable with Wikipedia? And Google? And, well, that whole blog thing?

A: Because these systems operate on the alien logic of probabilistic statistics, which sacrifices perfection at the microscale for optimization at the macroscale.

「왜 사람들은 위키피디어나 구글이나 블로그 붐에 그토록 uncomfortable(기분 나쁜, 느낌이 안좋은, 불안한, 위험한, 차분하지 않은, 경계감)한 느낌을 갖는 것일까.」라는 그의 질문은 "Web 2.0이 배척당하는 이유"를 생각해보고자 하는 문제의식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그리고 그 자신이 내놓은 대답은, 「이 시스템들((위키피디어, 구글, 블로그)이「the alien logic of probabilistic statistics」(개연적 통계학이라는 이질적인 논리)에 따라 동작하고 있고, 이 논리는 거시적 최적화를 지향하며, 상대적으로 미시적인 완벽성을 희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꽤 적절한 표현으로, 본질을 꿰뚫고 있다.

 

그에 대해 좀더 상세하게 후술하고 있다.

Our brains aren't wired to think in terms of statistics and probability. We want to know whether an encyclopedia entry is right or wrong. We want to know that there's a wise hand (ideally human) guiding Google's results. We want to trust what we read.

 

When professionals--editors, academics, journalists--are running the show, we at least know that it's someone's job to look out for such things as accuracy. But now we're depending more and more on systems where nobody's in charge; the intelligence is simply emergent. These probabilistic systems aren't perfect, but they are statistically optimized to excel over time and large numbers. They're designed to scale, and to improve with size. And a little slop at the microscale is the price of such efficiency at the macroscale.

말하자면, 사람들이 이 「이질적인 논리」에 익숙해지는 것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이다. 요즘 들어 우리들은, 미시적으로 타인(전문가, 편집자, 학자, 권위...)이 관여하지 않는 시스템에 크게 의존하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이 「probabilistic systems」(개연적 시스템)은 완벽하진 않지만, 스케일 업(역주: Scale up. 표본집단이 커질 수록 신뢰도가 놓아지는 통계 데이터의 속성을 말하는 듯..)의 메커니즘이 포함되어 있어서, 커지면 커질 수록 통계적으로 세련되어 간다. 미시적으로 약간씩 존재하는 오류들을 거시적 관점에서의 압도적인 효율을 얻기 위한 불가피한 손실로 보는 사고방식이다.

 

「Web 2.0」에 대한 설명이 될 수도 있는 내용이다.

 

"거시적" 관점에서 새로운 시스템 전체를 즐기는 타입의 사람들은 「Web 2.0」을 재미있어 할 것이고, "미시적" 관점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Web 2.0」적 방향이 전체를 지배하는 분위기를 용서할 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히기 쉽다.

 

좀 더 원문을 읽어보면 뭔가 얻을 것이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앤더슨의 주장에 니콜라스라는 사람이 댓글을 단 것이 재미있다. 앤더슨은 포스트의 말미에서 추가적으로 이렇게 적고 있다.

[Update: Nicholas Carr, who seems to have inherited the Clifford Stoll chair of reliable techno-skepticism, has a clever and well-written response here.]

앤더슨의 반론은 「Have faith」

http://www.roughtype.com/archives/2005/12/have_faith.php

이다.

이 포스트의 최초 구절은 앤더슨의 글을 요약한 것으로, 아래 부분이 그 후에 이어지는 니콜라스의 주장의 요점이다.

I confess: I'm an unbeliever. My mammalian mind remains mired in the earthly muck of doubt. It's not that I think Chris is wrong about the workings of "probabilistic systems." I'm sure he's right. Where I have a problem is in his implicit trust that the optimization of the system, the achievement of the mathematical perfection of the macroscale, is something to be desired. To people, "optimization" is a neutral term. The optimization of a complex mathematical, or economic, system may make things better for us, or it may make things worse. It may improve society, or degrade it. We may not be able to apprehend the ends, but that doesn't mean the ends are going to be good.

니콜라스는 「앤더슨이 해설하는 probabilistic systems의 움직임, 구조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그 점에서는 맞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앤더슨이 (혹은 Web 2.0신봉자가)「probabilistic systems」에 있어서 「시스템의 최적화」「거시적 스케일에서의 수학의 완벽성」이라는 방향성을 「우리가 염원하는 어떤 것, 방향」이라고 암묵적으로 믿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니 멋대로 그런 전제를 두면 안되지! 라는 것이 니콜라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회는 그에 의해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지 않은가. 그걸 건너뛰고 멋대로 믿으면 안되지! 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앤더슨과 니콜라스의 어느쪽에 공감할 것인가. 니콜라스 쪽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다. 그 것이「Web 2.0이 배척당하는 이유」이다.

 

지금 넷 상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이「probabilistic systems」이 정교화하고 커지고 있다. 커질 수록 세련되어가는 법칙성의 구체적 실현을 저가혁명(Cheap Revolution)이 또한 뒷받침하고 있다. 몇년 후엔 어디까지 이를 것인가. 니콜라스와 같은 「Web 2.0」회의파는 넷 상에서 진행중인 「probabilistic systems」의 과격한 진행(더이상 멈출 수 없는 흐름)에 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니콜라스에 공감하는 타입의 사람들은 니콜라스처럼 적절하게 표현할 수는 없지만 「Web 2.0에 대한 경계심」을 직감하고 있다. 그래서 「Web 2.0이 배척당하는」것이다.

 

[원문출처] http://d.hatena.ne.jp/umedamochio/20051227/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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