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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 전국의 활동가들이여 현대차비지회 투쟁을 지켜내자!

 

전국의 활동가들이여

 

현대차비지회 투쟁을 지켜내자!

 

- 현장활동가들이 나서서 금속노조 총파업을 현실화하자 -

 

 

  알다시피 지금 현대차비지회 투쟁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왜 그런가는 수많은 단체들이 성명을 통해 충분히 알려냈다. 3지회(울산, 아산, 전주)도 공동의 성명을 통해 비지회의 입장을 분명하고 뚜렷하게 밝혔다. 지금까지의 교섭 국면은 사실상 일단락되면서 오히려 상황은 명료해졌다. 현대차(정몽구)로 하여금 ‘불파’를 인정하게 하느냐, 아니면 사측의 의도대로 ‘신규채용’을 받아들일 것이냐의 전선이 실제로 불붙었다. 이건 실제 상황이다. 이제 더 이상 교섭에 기대할 것은 없다. 아니 교섭을 하면 할수록 비지회가 더 어려운 처지로 몰리는 상황이다.

 

  반전이 필요하다. 반전을 일으켜야 한다. 반전은 전국의 현장에서, 전국의 노동자들로부터 일어나야 한다. 적어도 금속노조 산하 현장활동가들이 먼저 들고 일어나야 한다. 지금까지의 무기력을 떨치고 분연히 일어서야 한다. 대법원이 판결로 인정한 사안조차 관철시키지 못한다면 노동운동, 노조의 미래는 없다. 아니 노동자의 앞날이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수많은 활동가들이 각자의 사업장에서, 각자가 부딪힌 현실을 돌파하기 위해 나름대로 힘써왔다. 그러나 알다시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여기까지 밀려왔다. 투쟁의 집중점을 형성하지 못한 때문이다. 전국적인, 계급적인 투쟁전선을 형성하지 못한 때문이다. 각개약진은 각개격파 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변화하지 않는 현실 같은 없다. 절대 불가능한 그런 것도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지금의 현실은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87년 이전은 지금보다도 훨씬 더 어려웠다. 지금 문제는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물어보자. 정말 이대로 가도 좋은가를. 정말 할 것이 아무 것도 없는가를. 정말 조합원들이 뼈 속 깊이 투쟁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는가를. 투쟁 근육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뼈대는 살아 있다. 이 뼈대마저 무너지기 전에 다시 근육을 붙이기 위한 활동(투쟁)을 시작해야 한다. 활동가들이 나서면 불가능하지 않다. 활동가들이 마음먹고 나선다면, 그동안 축적한 활동 경험으로 볼 때, 방안은 널려 있다. 그럴 만한 능력도 충분히 있다. 

 

  이제 현장활동가들이 나서서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에 강력하게 항의하자!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자! 각자의 사업장을 넘어 즉각 현장조직 사이의 전국적인 토론을 조직하자. 전국적 차원의 행동통일 방침을 시급히 확정해야 한다. 그로부터 자기 사업장 조합원들을 조직하기 위한 활동에 즉각 돌입해야 한다. 적어도 이미 잡혀 있는 금속노조 총파업부터 현실화시켜 나가야 한다. 지금 상황은 현대차지부만을 바라보기에는 사정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오히려 현대차지부와 금속노조를 역 포위해야하는 상황이다. 불가능하다고 미리 단정 짓지 말자!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누구도 이를 모르거나 부정하지 않는다.

 

  지금은 작은 것부터라도 새로 시작해야 한다. 각자의 현장에 대자보라도 붙이자! 현대차(정몽구)를 규탄하고, 현대차지부와 금속노조에 항의하는 플랜카드라도 전국의 사업장에 내걸자! 물론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나 이것부터라도 다시 하자!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게 없다. 이것부터 하려고 해도 지금으로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다. 모든 열정과 진심을 가지고 조합원들과 다시 대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몸소 자신부터 실천해야 한다.

 

  이 호소 글을 쓰고 있는 사이에 끝내 지부가 교섭중단을 선언했다. 교섭중단 선언 이후 지부는 모든 책임을 비지회에 떠넘기고 있다. 교섭중단 선언은 이후 지부가 형식적인 교섭조차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지부 입장을 밀어붙이겠다고 선전포고한 것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인 상황까지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지금 억장이 무너지고 분노해야 할 당사자는 비지회다. 비지회 조합원이다. 투쟁하는 노동자다. 비지회는 죽을힘을 다해 겨우 교섭 - 이건 교섭이 아니라 사측안과 다를 바 없는 지부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강요, 강제하는 요식 행위라는 것이 드러났다 - 을 막아냈을 뿐이다. 결국 교섭을 저지한 것이야말로 사측의 의도를 일단 막아낸 것이다.

 

  이런 상황에 현장활동가들이 화답해야 한다. 투쟁하는 동지들을 방치하지 말자!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다가서자! 적어도 비지회의 결정과 결단을 뒷받침해야 한다. 이제까지 연대활동과 연대투쟁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이상이 필요하다. 현장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사회적, 정치적 연대투쟁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어차피 박근혜 정권과의 일대 투쟁은 피할 수 없다. 박근혜 정권이 공식 출범하기 전에 투쟁 태세와 기세를 갖춰야 한다. 멀리 갈 것까지 없다. 바로 현대차비지회 투쟁을 지켜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결코 원치 않았지만 이미 ‘열사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내야 한다.

 

  움츠려들지 말자. 지금 힘겨운 것은 지배계급도 다르지 않다. 자본과 국가가 노동자에게 탄압을 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상황과 연동되어 있다. 세계경제위기 앞에서 지배계급도 답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저들도 지금 막바지에 몰리고 있다. 그 때문에 그야말로 날 폭력을 휘두르고 있을 뿐이다. 노동자들이 처한 어려운 처지를 역으로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자본과 국가의 폭력에 어떤 정당성도 없으며, 이를 불가피하게 감수할 이유도 없다. 전 사회적으로도 이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다. 이번 18대 대선에서 비록 박근혜가 당선되긴 했지만, 그래서 그러한 공감이 왜곡되어 드러나긴 했지만, 그러한 공감이 현실적인 힘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그게 아니었다면 민주당의 문재인이 대선에서 얻은 득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조직노동자, 특히 현장활동가들에 대한 민중들의 기대가 목에 차 있다.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는 물론이고 이명박 정권 때 눌려왔던 민중들의 불만과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세력은 지금으로서는 투쟁하는 노동자들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지금은 노동자들의 투쟁을 집단이기주의라고 매도할 세력이 거의 없다. 양극화 된 사회 현실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서는 조직노동자들의 투쟁이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이게 바로 새로운 정세다. 이게 바로 현 정세의 계급적 성격이다. 박근혜 당선에 낙담하고 있는 노동자 민중들에게 현장활동가들이 희망과 전망을 새롭게 제시해야 하는 국면이다. 현장활동가들이 자신감을 갖고 능동적으로 움직여도 되는, 아니 그렇게 해야 하는 정세가 무르익었다. 지금이 행동에 나설 때이다.             

 

 

2012.12.27.

노동자혁명당 추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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