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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혁명당추진모임 해산을 선언한다.

                                       노동자혁명당추진모임 해산을 선언한다.


노동자혁명당추진모임은 회원총회를 통해 조직 해산을 결정했다. 조직 해산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노혁추는 민주노총 직선제 임원선거 ‘기호2번 한상균-최종진-이영주’ 후보조를 지지하고, 선거대책본부에 참가했다. 직선제 선거운동을 민주노총 조합원들 속에서 총파업을 호소하고 결의를 끌어내는 총파업 조직화 과정으로 만든다는 데 노혁추도 동의하여 선본에 함께 한 것이다. 그러나 선거운동 진행 과정에서 더 이상 선본을 함께 할 수 있는지 심각히 되묻게 하는 중대한 문제들이 제기됐다.

첫째, 노혁추는 2번 선본이 총파업 조직을 선거운동의 핵심 기조로 삼고 있는 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투쟁들에 대한 분명한 자기 방침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하는 과제임을 거듭 제기했다. 특히 현대차비정규직 ․ 스타케미컬 ․ 재능교육 ․ 정보개발원 같은, 어용과의 대립 과정에서 상급단체의 반동적 작태로 고통 받는 투쟁들을 묶어세우는 선거투쟁이 되어야 함을 강력히 주장했다. 그럴 때 비로소 ‘절박한 총파업’은 단지 선거 구호를 넘어 조합원들 사이에 현실의 긴장으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본은 현대차지부, 금속노조 등 정규직 노조 ‘공조직’의 표를 의식하여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선본 명의로 어용 및 상급단체들의 반동적 행위를 규탄, 단죄하는 성명서조차 끝내 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노혁추는 비판 입장을 공개적으로 냈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했고 끝내 선본에서 철수하지도 못한 채 결과적으로 그 같은 ‘표’ 중심의 선거주의적인 운동 기조를 함께 하는 과오를 초래했다.

둘째, 야권연대 문제 및 성폭력 2차 가해 문제로 노동자연대(구 다함께)와 더 이상 선본을 함께 할 수 없는 데서 제기된 문제이다. 노동자연대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비판적 지지 한 것을 비롯해 그 이전부터 야권연대를 사실상 지지해 왔다. 그런데 2번 선본 구성 당시 노동자연대는 자신들도 야권연대에 반대한다면서 선본에 참가했다. 그러나 선거운동 진행 과정에서 노동자연대는 전략적 수준으로 격상된 야권연대에만 반대할 뿐, 현실의 야권연대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기회주의적 입장을 결국 노골화했다.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독자성을 옹호하고 그에 따라 야권연대에 대해 그 동안 일관되게 반대해 온 노혁추로서는 이러한 노동자연대와 선본을 계속 같이 한다는 것은 조직의 정치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 아닐 수 없었다.

여기에 더해 2번 선본이 <다함께· 대학문화 성폭력 사건 대책위원회>로부터 “노동자연대 관련 성폭력 진상을 파악하고, 성폭력 가해 조직인 노동자연대와 단절할 것”을 요구 받는 사태가 발생했다. 노혁추는 내부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일련의 토론을 진행했으나 논란 끝에 조직적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결국 노동자연대를 사실상 비호한 2번 선본 안에서 노혁추는 선거 승리에 지장을 줄까봐 스스로 입에 재갈을 물리고, 선본에 노동자연대와 단절할 것을 요구하는 입장 표명조차 하지 못한 채 선거연합을 지속하는 상황을 야기했다. 이러한 중대한 문제에 대한 조직의 무정견 상태가 드러난 것과 함께 위 야권연대 문제와 관련하여 조직의 정체성이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되는 사태를 맞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과오들이 민주노총 선거를 통해 우연적으로 불거져 나온 것이라기보다는, 참담하게도 기간 노혁추의 조직적 정치활동이 누적적으로 무너지고 결국 실종되어 버린 데에 근본 원인이 있다고 판단한다. 사회주의 정치조직이 노동조합 선거에 종속되어 자신의 독립적인 정치 입장을 취하지 못하고, 조합주의 좌파운동, 현장파운동 수준으로 전락해 버린 상황에서 우리는 노혁추 조직을 해산하는 것 말고는 이러한 과오에 책임지는 다른 길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로써 우리는 노혁추가 사회주의 정치조직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돌이킬 수 없이 훼손하였고 그 존재이유를 상실했다고 판단하여, 오늘 비통한 심정으로 노혁추 해산을 선언한다.
 


                                                        2015년 2월
                                               노동자혁명당 추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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