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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특보를 마치며
노혁추는 이번 2012 18대 대선에서 ‘노동자대통령 선거투쟁본부’(‘선투본’)에 결합하여 활동했다. 먼저 참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처음 약속했던 ‘투쟁하는 노동자 독자완주 후보’를 이루어낸 김소연 후보와 ‘선투본’을 함께한 주체, 그리고 무엇보다 ‘선투본’을 성사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투쟁사업장,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물론 후보추천에 나선 동지들, ‘선거투쟁기금’에 동참한 동지들, ‘선투본’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동지들, 김소연 후보에게 투표한 동지들, 김소연 후보와 ‘선투본’을 직간접적으로 응원한 동지들 모두와 함께 무한한 격려와 위로를 나누고자 한다. 나아가 이번 대선투쟁 전 과정을 통해 ‘선투본’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주장하고 호소했던, 즉 ‘야권연대/정권교체’에 맞선 정세 대응과 진보정당, 진보정치가 아닌 노동자 독자정치를 이루는 투쟁과 정치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는 것에 대해 뜻을 모으고 결의를 다진 동지들과 앞으로 지속적으로 만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노혁추는 이번 ‘선투본’을 시작한 목표와 과제가 ‘반자본주의 대중투쟁/정치전선’ 형성임을 계속해서 밝힌 바 있다. 우리의 이러한 기준에 비춰보면 이번 ‘선투본’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투쟁조직화, 전술구사, 정치선동 모두에 걸쳐 노동자 민중의 정세 구심, 대안 구심이 될 정도로 진전시키지 못했다. 역사적, 현실적 제약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바지만 바로 이 점을 이번 선거투쟁을 통해 조금이라도 극복, 진전시키려 했었다는 점에서 우리로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선투본’ 과정과 경험은 모두가 말하듯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따라서 ‘선투본’이 제기한 문제의식과 ‘선투본’이 시도한 정치활동은 현재진행형이다. ‘선투본’ 내외부에 걸친 가감 없는 평가를 통해 ‘선투본’을 객관화, 사회화함으로써 ‘선투본’을 노동자 민중 투쟁, 운동, 정치의 자산으로 키워나가야 하는 과제가 주어져 있다. 우리도 ‘선투본’과 함께 이 과제를 이루는 작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번 대선 결과를 받아든 노동자 민중의 심정은 매우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권교체조차도 실패한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노동자 민중이 느낄 실망과 당혹감은 결코 민주당이나, 민족주의/민중주의/개량주의 세력들의 그것과 같을 수 없다. 이들 세력이 느낄 실망과 당혹감은 기득권을 탈환, 확장하지 못한 것에 대한 허탈감이겠지만 노동자 민중의 그것은 바로 그들 세력에게 일말의 기대를 건 것에 대한 자괴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선거가 끝나자 ‘야권연대/정권교체’를 옹호, 지지했던 세력들로부터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작 선거 기간 동안에는 노동자 민중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입을 막는 데 앞장섰던 그들이 이제 와서 호들갑을 떠는 모습이란 참으로 역겹다. 더구나 그 비판이란 것도 여전히 반노동자적, 비계급적 정세인식과 분석이 판을 치고 있다. 설령 선거에 이겼더라도 이 점은 더욱 더 그랬을 것이 뻔하다. 노동자 민중이 저들과 동질감을 느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한진중공업 최강서 동지에 이어 현대중공업 하청노조 초대 조직부장을 연달아 보내야 하는 비통한 심정은 도저히 말로는 형언할 수 없다. 삼가 열사들의 명복을 빈다. 철탑 동지들의 건강도 참으로 걱정이다. 그러나 자괴감, 비통함을 떨치고 일어나야만 한다. 더 큰 계급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절박함을 투쟁조직화와 노동자 독자정치를 일구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이제 ‘대선 특보’는 이번 8호를 끝으로 마감한다. 그동안 함께 읽고 진지한 고민들을 해주신 동지들에게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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