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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성탄절

오늘 엄밀히 어제가 성탄절이었다.

 

크리스 마스가 되면 거의 한달 전부터 거리가 들썩이고

라디오에는 크리스 마스 캐롤이 울려 퍼지고

사람들의 화두가 크리스 마스 연휴에 쏠린다.

 

나도 예외는 아닌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한달 전부터 크리스 마스를 준비한것은 아니다.

 

한 두어주 전부터 인가

대단히 심각히 고민을 했더랬다.

 

추운 겨울 연말연시의 분위기와 크리스 마스 충분히 들뜨고도 남을 설레임이 가득한 날임에는 분명하다.

 

요새들어 일련의 우울함의 고리도 끊을겸 해서 고심 끝에 공연을 예매하고 괜찬다는 식당을 알아 보았다. 나와는 조금 안 어울릴지도 모를 식당도 골라 보고 전화도 여러 군데 해 보고 새삼 사람들이 얼마나 부지런한지도 절감하고 번번히 예약완료라는 허탈한 이야기만 듣고

 

그중 꽤 괜찬다는 곳에 예약대기를 신청해 놓고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 분위기가 근사한 곳은아니지만 조금은 특이한 레스토랑을 염두에 두고 주문해 놓은 크리스 마스 선물을 기다린다.

2,3 주 전부터 사 들고 다니던 카드에 쓸 이야기를 고심하고 막상 그리 참신하지 않은 크리스 마스 계획이라 조금은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이해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기에 이제 나도 설레는 마음으로 크리스 마스를 기다린다.

 

감기로 고생하는 탓에 몇일째 마음이 않 좋다.

 

감기에 지친 몸으로 오랜 시간 운전을 한 탓일까 약속 시간 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다.

물론 나도 아슬아슬 약속시간에 맞춰 도착하였던 터라 평소 거의 늦는 일이 없는 사람이 늦는다는 것에 마음이 쓰인다.

 

너무 먼 곳에 공연을 고른건 아닐까 하는 미안함도 들고

 

늦을 것 같다는 문자에

괜히 공연을 예매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건 다음에 봐도 상관 없는데

무리해서 오는 게 마음에 걸린다.

취소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새록 새록 이다.

 

아무것도 안해도 괘찬은 크리스 마스 인데

함께 있기만 해도 좋을 크리스 마스 인데

 

부랴 부랴 해서 도착한 모습에

그곳 까지 오늘길이 녹녹치 않았음을 알것 같다.

 

공연을 보고

그간의 기분을 지워 줄 만큰 꽤 괜찬은 공연임에 기분이 좋아 진다.

 

둘이   만원 지하철을 타고 평촌에 도착해

저녁을 푸짐하고 맛있게 먹고

 

집으로 데려다 주었다.

조금 여유롭게 바려다 주면 좋으련만

시간이 늦어서 그리 못한게 못내 아쉽다.

 

다음날 저녁 약속은 취소하고 점심으로 앞 당겼다.

 

순전히 둘이 저녁을 먹기 위함이라.

 

즐거운 한때를 보냈지만 피로와 감기에 힘들어 하는 모습에

 

아쉬움을 뒤로 한채 귀가를 결심한다.

 

드문 일이만지만 먼저 귀가를 청하였다.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컸지만 애써 꾸욱 참고 집으로 향한다.

 

저기 머릴서 커피와 케익이 눈에 들어 온다.

 

아쉬움은 온데 없이 기분이 좋아 진다.

 

커피와 케익을 함께 먹게 된다는 생각에 짧지만 흥분되었다.

 

하지만 글게 아니고 귀가 선물이라는 말에 분명 신경써서 준 케익이었지만

야속하다. 표정도 하나 못 감 추고

 

분명 머리로는 그리 생각 하지 않는데 내 세포 하나  하나는 서운함을 잔뜩 머금고 있었다.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한다.

 

우울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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