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해

분류없음 2014/02/10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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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할 정도로 눈이 온다. 다 내렸나 싶어 아싸 이제 봄을 준비해야지----하다가 또 눈이 내리고 살짝 얼었다가 녹고 다 녹았어 아싸----했는데 또 눈이 오고. 평생 볼 눈을 이번 겨울에 다 보는 심정이라면 누가 믿어줄라나.

눈이 내리면 눈 멎은 뒤를 걱정하는 걸 보니 늙은 게 틀림없다. 이른 봄에 목련이 피면 다 지고 난 뒤를 걱정하는 그런 철없음과는 어쩐지 격이 다른 눈에 관한 걱정.

 

그만 좀 오세요. 많이 하셨다 아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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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엔가, 대책없이 돌아다니다가 비를 쫄딱 맞고 감기에 옴팡 걸렸다. 일찍 퇴근하고 집 앞 약국에서 종합감기약을 샀다. 눈도 어른어른하고 글자도 잘 눈에 들어오지 않아 대충 이쁜 걸 사갖고 들어왔다. 싹 씻고 침대에 누워 약병을 뜯었는데... 어린이종합감기약이었다. 젠장. 이미 뜯었으니 교환하기에도 그렇고 어린이 용법보다 두 배 먹으면 되겠지 싶어 대충 먹고 잤는데 그게 효능이 있었다. 그 뒤로 계속 그 감기약만 먹는다. 엊그제 짝이 낮용, 밤용 두 병을 사다줬는데 같은 감기약. 쿄쿄쿄. 어른용은 너무 세서 먹고자면 거의 오버도즈한 기분에 좀비가 된 것 같다. 이 어린이약은 안그래. 홍홍홍.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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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도 눈도 지긋지긋하다. 다 모두 가버려. 내 마음 속에 간직할테니 훠어이 저멀리 가버려. 얼쑤.

2014/02/10 03:09 2014/02/10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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