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경기도 교육위원들 '교육'을 논할 자격이 없다.

무상급식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것이 우리 교육의 비젼인가??


지난 23일 경기도 교육위원회에서 경기도 교육청 추경 예산안 중 초등학교 무상급식 예산안을 대폭 삭감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농산어촌 및 300명 이하 소규모 학교 학생들을 위한 무상급식 예산 171억원 가운데 50%를 삭감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전체 13명의 교육위원 중에서 7명이 삭감에 찬성했고, 2명이 반대, 2명은 기권, 2명은 불참했습니다.

무상급식은 중요한 순위가 아니고, 더욱 중요한 곳에 쓰여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습니다. 특목고, 자사고 뭐 이런데 쓰여야 한다는 걸까요? 교육은 단지 수학, 과학, 영어, 국어 만을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스승에게 배워야 할 것은 꼭 교과서에만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교육은 아이들이 사회를 배우는 과정이며, 사람과 어울리는 과정입니다. 굶주리고 있는 아이들이 무상급식 예산이 삭감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과연 학교, 사회, 선생님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자신들을 따뜻하게 보살펴주어야 할, 교육청, 사회가 자신을 돌보아 주지 못한다면,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겠습니까.

예결소위 속기록에 따르면(관련기사 : "전체 학생 무상 급식은 의타심만 길러" - 오마이뉴스) 더욱 가관입니다. 한상국 위원은 "아침까지 무상급식 제공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했으며, 유옥희 위원은 "이 귀중한 자리에서 왜 우리는 급식 이야기를 이렇게 많이 해야 되는가 회의가 느껴진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강관희 위원은 "농어촌 학생에게는 전체 학생에게 무상 급식을 실시하는 것은 의타심만 기르고 교육상 좋지 않다고 보며 아침 급식문제는 많은 문제점이 있는데"라며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였습니다. 다른 위원들도 막말을 일삼았는데, 자세한 내용은 링크된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참고하기 바랍니다.

이에 삭감안에 반대했던 2명의 위원들 중 최창의 교육위원은 한탄하는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경기도교육위원회 추경예산안 심사의결 본회의장에서
                                      
 
                                                                                                              경기도교육위원 최창의

    경기도교육위원회 교육위원인 저 최창의는 지난 15일부터 열린 경기도교육위원회 200회 임시회에서 예산결산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여느 시기와 달리 진보적인 새 교육감이 당선되어 공약사업을 반영한 경기도교육청 제2회 추경예산 심의라서 난항이 예상되기에 위원장을 피할까 하는 잠시 망설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때일수록 그 일을 감당하는 자가 되자는 각오로 부족한 제가 예결위원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예상하고 짐작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경기도교육청의 추경예산 심의 과정은 참으로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김상곤 신임교육감의 공약이나 핵심 추진사업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성 질의와 독설에 가까운 비난이 계속되었지요. 전임 교육감 시기에는 전혀 볼 수 없던 교육위원님들의 활약에 허를 내두를 정도였습니다. 무상급식에 관한 보도자료를 배포하였다고 옷을 벗으라고 추궁당하는 공보담당관의 모습은 가엽기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저는 예결위원장으로서 교육감이 이제 사업을 갓 시작한 지 1개월 남짓 흘렀기에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기본적인 사업을 추진할 최소한의 예산만이라도 남겨둘 것을 간곡히 요청하였습니다. 그런데도 교육위원님 중의 상당수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김상곤 교육감의 핵심 공약이라 할 수 있는 사업들에 대해서 감정적인 삭감의 칼날을 사정없이 내려쳤습니다. 결국 혁신학교 추진사업비 28억원 전액이 삭감되고, 농산어촌 초등학생 무상급식비 171억원 중 50%인 85억원이 잘리워졌습니다.

   이제 감정에 치우친 예산 삭감으로 새로운 미래형 혁신학교에 대한 실험은 맥없이 무너졌습니다. 혁신학교를 지원하겠다고 한 교육청의 약속은 헌신짝처럼 내동댕이쳐졌습니다. 문화 복지 혜택에서 소외된 농산어촌과 도시외곽의 소규모학교 어린이들 모두에게 따뜻한 점심밥을 먹여보려던 소박한 꿈은 바싹 깨져버렸습니다. 모처럼 맞이한 공교육의 새로운 변화를 위한 시도와 교육복지 향상의 기회는 매정하게 꺾여버렸습니다.

   이제 우리가 좀더 신중하고 교육적으로 처리하지 못한 행위를 두고 비판과 질책의 목소리는 쏟아지고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위원회와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만 해도 사상 유례없이 무려 300건에 가까운 비난 글들이 쉴새 없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교육위원회의 부당한 심의권 남용에 대해 우리는 많은 질타와 항의를 감수해야 할 줄 압니다. 

   무엇 때문에 그처럼 신임 교육감이 적극 추진하려는 사업을 잘라내었습니까? 그렇게 해서 어떤 결과를 바라십니까? 김상곤교육감에게 정치적 타격을 입혀 무엇을 바랍니까?

   저는 어릴 때 제대로 걷지 못하면 어머니가 손을 붙잡아 주었습니다. 제가 평교사를 하던 때에는 넘어지는 아이를 붙잡아 일으켜 세우라고 가르쳤고 저도 그렇게 실천하며 살려고 애썼습니다.

   김상곤교육감이 취임한 지 6개월이 되었습니까? 1년이 되었습니까?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지 갓 한 달이 지났을 뿐입니다. 그러면 교육행정을 추진하는데 미숙함과 실수가 있겠지요. 현장의 정서와 의견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수많은 교육경륜과 경험, 교육철학을 가진 교육위원 여러분이 이번 예산심의에서 보여준 모습은 한 어머니의 자애로운 이끌어줌도, 교사의 애정어린 일으켜 줌도 아니었습니다. 이제 막 의욕을 갖고 교육 희망과 교육복지를 향해 나서려다 넘어진 진보적인 교육감의 무릅을 무참히 꺾어버린 분풀이요 화풀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경기도교육위원 여러분, 저도 한 사람의 교육위원으로서 거듭 진정으로 여쭙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무엇을 바라십니까? 경기교육의 안정과 전진을 원하십니까? 아니면 경기교육이 무릎이 꺾이고 팔이 꺾여 식물인간이 되기를 바라십니까? 새로운 미래의 희망이자 꿈나무인 우리 아이들에게 과연 어떤 교육을 안겨주려고 이러십니까? 해맑은 우리 아이들의 눈망울 을 떠올리며 깊은 물음을 던져 보십시오. 2009년 6월 23일 경기도교육위원회 본회의에서 농산어촌 아이들의 무상급식비를 싹둑 잘라버린 당신은 정말 떳떳하십니까?

정말 일말의 양심도 없는 교육위원들이 교육자라고 헛소리를 해대는 가운데, 그래도 2명의 교육위원들이라도 건강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최창의, 이재삼 위원은 교육청 안에서 석고대죄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이재삼 교육위원의 인터뷰입니다.

<출처 : 여기는 수원시민광장>

내년부터는 교육위원도 직선으로 뽑는다는데, 다시는 저런 인간들이 교육위원이라는 말을 하지 못하도록, 누구인지 꼭 기억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합시다.

<예산삭감 찬성의원 명단>

강관희(수원,화성,오산,평택,안성)
삭감 찬성

최운용(부천,광명,시흥)
삭감 찬성

한상국(부천,광명,시흥)
삭감 찬성

유옥희(안양,군포,안산,과천,의왕)
삭감 찬성

전영수(성남,용인,광주,하남,이천,여주)
삭감 찬성

정헌모(고양,김포,파주)
삭감 찬성

조돈창(의정부,남양주,구리,양평,가평,포천,연천,동두천,양주)
삭감 찬성

<삭감 반대의원 2분>

최창의(고양,김포,파주)
삭감 반대
 
이재삼(의정부,남양주,구리,양평,가평,포천,연천,동두천,양주)
삭감 반대

<나머지 기권,불참의원 명단>

조현무(수원,화성,오산,평택,안성)
기권

강창희(성남,용인,광주,하남,이천,여주)
불참

이철두(안양,군포,안산,과천,의왕)
기권

박원용(의정부,남양주,구리,양평,가평,포천,연천,동두천,양주)
불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