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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23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생각 - 추모만 할 것이 아니라 그의 행동을 생각해보라(8)
    유이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생각 - 추모만 할 것이 아니라 그의 행동을 생각해보라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오후 김수환 추기경의 주검이 안치된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의 안내를 받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수환 추기경이 돌아가셨다. 그 분의 이름은 알지만 그의 행동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김수환 추기경이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에 나는 너무 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수환 추기경이 과거에 무엇을 했는 지는 인터넷을 이용하면 간단하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아주 자세히는 알지 못하더라도 대충은 알 수 있다.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어록들 (http://www.hani.co.kr/arti/society/religious/339219.html) 이라는 한겨레 신문의 기사만 보아도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 독재정권에 어떻게 항거했는지, 87년 민주화 항쟁때 어떠한 행동을 했는지, 사형제와 남북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 지 알 수 있는 일이다. 또한 '민주주의·인권 위해 싸웠던 ‘우리시대의 목자' (http://www.hani.co.kr/arti/society/religious/339218.html)라는 내용을 보아도 김수환 추기경이 종교지도자를 넘어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서 저항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 람들의 추모행렬이 이어졌고, 특히나 높은 위치에 있는 양반들은 제각각 김수환 추기경에 대해서 한마디쯤은 했고, 자기가 더 친했었다라는 식의 자랑을 늘어놓고 있다. 심지어 12.12사태 뒤에 전두환에게 싸늘한 비판을 가했던 전두환마저도 추모를 하러 명동성당에 나타났다니, 말 다했다.

<관련기사>
12·12뒤 전두환 면전서 “서부활극 같다” 일침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39368.html)
빈소 찾은 전두환, ‘악연’ 질문에 굳은 표정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39665.html)
이 대통령, 빈소 찾아 조문 “마지막까지 희생정신”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39373.html)
여야대표 등 각계 인사들 조문 발길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39376.html)


<전두환 전 대통령이 18일 오전 김수환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두 손을 모은 채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난 이런 기사들을 보면서 그들의 행보에 대해서 조금 짜증이 났다. 추모만 하면 무엇할 것인가?
죽은 이에게 추모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자신들이 진심으로 그에게 추모를 한다면 그의 행동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그를 본받으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닌가?
민 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서 언제나 자신을 헌신했던 김수환 추기경의 행동에 대해서 단지 추모만할 것이 아니라 그의 행동을 본받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말로만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해서 말하려하지 말고, 단순히 추모한번 해서 용서받으려고 하지 말고 그에 걸맞는 행동을 하란말이다.

이 명박 대통령이든 전두환이든 여야대표가 되었든 김수환 추기경의 죽음으로 물타기 하려고 하지 말라. 김수환 추기경이 자신과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 과거에 어떤 인연을 맺었는 지, "이런 분이셨죠...."라는 식의 이야기로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하지 말라. 중요한 것은 김수환 추기경이 보여주었던 민주주의와 인권, 사회적 약자를 위한 헌신이다. 민주주의를 짓밟고 군사력으로 독재했던 인간이 무슨 낯짝으로 추모를 한단 말인가.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철거민을 죽이고, 인권위를 축소하려하며, 사회적 약자는 보지도 않고 오로지 경제만을 외치며 재벌과 기득권에게만 혜택을 주는 이가 어찌 당당하게 추모를 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은 아주 가식적인 추모일 뿐이다.

김 수환 추기경이 돌아가신 뒤 명동성당에 추모행렬이 줄을 지었다고 한다. 이 추운 겨울, 사람들의 마음이 정말 따뜻하게 느껴지고, 인간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다만 그들의 추모행렬이 그저 보여주기식 추모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수환 추기경을 그토록 추모하는 이유, 생전에 그가 민주주의와 인권, 사회적 약자를 위해 행했던 행동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우리 사회가 그에 걸맞는 행동들로 채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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