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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05
    [일드]사이토상(2008)
    유이

[일드]사이토상(2008)

 분류 :  NTV 수요드라마
 장르 :  드라마 
 각본 :  츠치다 히데오
 연출 :  쿠보타 미츠루, 이와모토 히토시, 혼마 미유키
 출연 :  미즈키 아리사, 미무라, 사사키 쿠라노스케...  
 본방송국 :  NTV 
 제작년도 :  2008년
 방송기간 :  2008.01.09 -
 방송시간 :  수요일 22:00-22:54
 국가 :  일본 
 등급 :  15세이상
 원작 : (COMIC) 오다 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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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반성을 많이 하게 됩니다. 내가 요즘 잘 살고 있는 지에 대해서 다시금 돌아보는 것입니다. 물론 잘했는지, 잘못했는지에 대한 결론은 나오지 않겠지요. 하지만, 적어도 앞으로 나의 삶에 있어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생각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을 좀 해보았는데요. 얼마 전에 촛불집회에서 겪었던 일과 드라마의 내용이 맞물리면서 생각이 나더군요. 저는 일본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얼마 전부터 ‘사이토 상’이라는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몇몇 분은 아시겠지만, 주인공은 ‘사이토’라는 평범한 한 여성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사이토씨는 매우 특이한 사람입니다. 그녀가 주변의 잘잘못에 대하여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주변의 아이들을 위협하는 고등학생에게 훈계를 하기도 하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는 동네 주민에게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언제나 동네에서 언쟁을 일으키는 그녀를 동네주민들이 고운 시선으로 볼 리 없겠지요. 그녀에게는 유치원생인 아들이 있는데, 유치원의 엄마들은 모두 바른 소리를 하는 사이토씨를 따돌립니다. 그래서 유치원생들을 위협하는 고등학생에게 훈계하는 사이토씨에게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합니다. 고등학생을 자극해서 나중에 오히려 더 크게 유치원생들이 위협당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결국 그녀는 반사회적이고, 자신을 영웅인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으로 취급당합니다.

저는 그것을 보면서 촛불집회에서 있었던 비폭력/폭력 문제가 떠올랐습니다. 사람들이 전경들을 자극하지 말라고 합니다. 조중동에게 빌미를 보여서는 안된다고, 자극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비폭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예, 맞는 말입니다. 폭력적인 상황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폭력은 누가 생각하더라도 나쁜 것이니까요. 하지만, 폭력/비폭력을 규정하는 것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을 하지 못하는 것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거리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우리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지만, 그것말고도 할 수 있는 것은 많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들을 다같이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집회에 참가하여 촛불을 들고 있는 행위 이외에는 모두 폭력이라고 말을 합니다. 폭력/비폭력에 대한 논쟁을 집회현장에서 보면서, 참 민주주의는 힘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내가 민주주의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사람의 의견이 하나로 뭉쳐지는 것을 민주주의라고 생각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리에서 촛불만 들고 있으면, 집회에 참가하는 사람들끼리 폭력/비폭력 문제로 싸울 일은 없을 것입니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 아무런 거부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서로 싸울 일 없이 조용히 살아갈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드라마에서처럼 사이토씨가 고등학생들에 대해서 조용히 넘어가면 더 이상 큰 일은 안 벌어질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소중한 권리들을 잃어갈 것입니다. 우리가 당연히 가져야할 권리들마저도 계속 축소될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의 의견이 다를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다수결’외에는 배운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조용한 것이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남들이 “예”라고 하면 나도 “예”라고 하라고 배워왔습니다. 그래서 다수의 의견에 대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다른 점을 말하지 못합니다.

저는 이번에 민주주의는 조용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민주주의는 하나의 의견으로 통일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민주주의는 말처럼 쉬운 것만은 아니지만,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오늘도 그저 다른 사람들에게 묻어가려고 노력합니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그저 다른 사람들에게 맞추어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조용히 넘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저의 이야기를 많이 해보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서로의 이야기를 하고 들어주는 분위기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민주주의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서로의 주장만 옳다고 고집하는 것도, 하나의 의견으로 몰아가는 것도 옳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는 누구나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고, 들어줄 수 있는 분위기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제 이렇게 자신을 반성한 만큼 그렇게 살아가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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