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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23

집에선 인터넷이 안되고 학교는  ZL 과 번갈아 오니 참 시간이 없다.

글고 옆자리에 앉아 있는 언니가 너무 무섭당.
처음에 무선 랜이 안되서 남아도는 랜 케이블을 이것 저것 빼서 꽂아 봤는데

담날 이 언니가 막 취조하는 것이다.

너, 어제 왔어, 안 왔어, 이거 만졌어, 안 만졌어,

집에서 학교 컴과 연결해서 일을 하는데 갑자기 연결이 뚝 끊겼다는것.

며칠동안 일한거야! 주말 내내 일한거야!

우우우우... 왜 그걸 만졌을까요. 죄송, 죄송하다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그리고는

이건 내꺼야, 네껀 저거야, 이거 절대 만지면 안돼!! 

그래서

예, 예, 예, 그랬다.

 

오늘 오니까  또 취조 들어간다.

어제 너 왔어? 창문 네가 열어놓고 갔어?

아마도 그랬던 것 같은데...

방이 많이 더워서 계속 창문을 열지 않으면 에어컨을 켜야 할 지경인데

그건 또 고장났다 그러고 아무튼

그랬을까요? 그런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중얼 중얼 했더니

어제는 바람 많이 불었잖아, 어제 왔어 안 왔어?

아이고 무셔라.

아, 예 그러니까 바닥이 아주 어질러졌겠네요.

담부터 조심할께요, 했더니 이번에는

리처드도 금요일에 왔었지? 그 사람이 열었을 수도 있어.

아직 안 온 리처드에게 취조가 넘어갔다, 휴...

(리처드 미안. 내가 마지막에 나갔는데..)

 

거 참. 한국말 같으면 뭐라 뭐라 수다라도 떨겠구만.

아주 복잡한 프로그램을 짜는, 아주 일 열심히 하는 스페인 언니란다.

지금도 옆에서 계속 한숨쉬고 혼자 화내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월요일은 마틴 루터 킹 휴일로 연휴였다.

길고긴 날 동안 뭐했냐면

1. 늦게 일어났다.

2. 토요일---버스타고 산타 모니카 해안에 가서 저녁 일곱시쯤 귀가.

3. 일요일--- 렌트를 해서 두시쯤 말리부(!)란 곳으로 출발.

이름은 화려하지만 조용하고 소박한 해안이 남에서 북으로 계속 이어지는 곳이다.

원래 난 바다를 무서워하고 여기서 본 바다는 해안이나 수평선이 훨씬 크고 넓은데

아늑하다. 걷다가 모래사장에 그림도 그리고 파도에 쫒기다가 해질녁에 차를 돌려서 집에 왔다.

4. 월요일---파사디나란 곳에 가기로 했다. 12시쯤 출발했는데  파사디나의 콜로라도 길이 아니라 바로 옆 동네 글레데일이란 곳의 콜로라도 길에서 두시간 쯤 헤맸다. 참 귀신이 곡할 노릇. 그래서 목적지인 어떤 박물관까지 갈 땐 세시간이 걸렸는데 돌아올 땐 40분 걸려서 왔다. 

공간과 시간이 같이 맴맴 돌면서 어지러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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