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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X

 

금요일 이시간엔 세식구가 공항에 있어야 하는데 상상이 안간다.

아무 짐도 안 챙기고 빌린 여행 가방이 도착하기만 기다리고 있어서도 그렇고

매일 매일 학교 가고 저녁에 연우 만나는 일상도  쉽지 않건만

무려 열시간 반을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간다는 일이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리고 시차도 17시간이나 나서 비행기안에서

조금이라도 잠을 못 자면 도착하는 시간이 아침 여덟시 반이니

얼마나 긴 낮이 될까 무섭다.  더구나 연우는 바로! 적응 해버리고

늙은 엄마, 아빠는 시들 시들 할 가능성이 높아서 더 그렇다.

 

몰라, 몰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re님이 말한대로 연우 짐은 몽땅, 우리 짐은 대강 챙기자.

(아기 변기 시트는? 식탁 의자는? 둘다 넣어 갈 순 없는데)

그리고 간장, 참기름은 포기 하자.  소금과 발사믹 식초로 다 해결하자.

(현미 식초는?)

연우가 최근 몇달간 병원 간 일 없었는데 앞으로 한달도 그럴까?

이것이 젤로 신경쓰이는 문제지만

자, 생각해보자.

일단 따뜻한 곳으로 가니까  집안 습기 잘 조절하고

외출했을때는 수시로 손을 씻어주는 습관을 지키면

 감기는 문제 없을 거다.

그리고 연우는 최소 두끼는 집에서 해 먹일 꺼니까

억지로 먹이지만 않으면 소화계통 문제도 없을 거다.

(그리고 매실엑기스를 챙겨가니까)

 

어제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꿈을 꾸었는데 그 안에서

연우가 불에 타서 몸이 없어졌다.

좀 이상하지만,  꿈속에서는 몸과 정신이 따로 따로였나 그랬다.

그리고 사람들이 같은 아이를 다시 낳을 수 있었다.

갓난애기로 낳는건 아닌데 아무튼 그랬다.

그래서 연우 정신 나이하고 신체 나이를 어떻게 잘 맞춰야 하는지

고민을 했는데 꿈속의 꿈 마지막 자락에선 퍼뜩,

아이의 몸은 유일무이해서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구 울다가 꿈을 깼다. 여전히 꿈속인데 이번에는  ZL이 나를 엄청

서럽게 해서 또 울었던가?

휴...

요즘 나와 ZL이 시간 나는대로 자주 상의하는 얘기가

ZL의 동생부부가 사이가 굉장히 멀어져서

두사람은 거의 때 되면 갈라서기로 합의했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 대한 것이다.

동생과 동서되는 사람의 캐릭터도 물론 원인이다.

여기다가  작은아들을 진정 독립시키지 못하고

내심 며느리를 존중하지 않아온 어머니,

부모님 노후에 대한 어떤 부담도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은

둘다 있었던 것 같은데 유독 며느리만 그렇다는 분위기로

몇년간 오갔던 이야기 하며...

나와  ZL은 그간 광주/홍성과는 제법 먼 서울에 있었고

하는 일이 부모님의 경험을 많이 벗어나는 일이라,

그리고 작은아들이 빨리 무슨 공사에 취직하고 결혼도 빨리 한 터라

이 문제에 대해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대해 나와   ZL이 제안하고 싶은게 있는데

미국가기 전에 이야기를 하고 가야된다.

우리가 구정 지나서 돌아오니까

또 그 '민족의 명절' 에 무슨 말이 오갈까 걱정이 되서 말이다.

ZL은 요새 자기 자신에 대한 새로운 층위의 고민을  하는것 같던데

이 문제까지 겹쳐서 스트레스가 되었는지

감기에 걸려 버렸다.

흠, LA는 충분히 먼 곳이니까 감기가 따라오지 못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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