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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장난

 

오늘도 ZL 연구실로 왔다.

 

요것만 하고 그만 놀아야지.

학교가 멀어서 넘의 학교로 와가지곤

계속 컴퓨터 앞에 헤~ 하고 앉아 있었다.

 

16개월 반이 된 연우야,

연우에게 바램이 있어,

새벽 세시 반에 젖 먹으려고 깨지 말아 줄래?

세시 반에 규칙적으로 깨는 아이는

세시쯤에 깨우지 말고 미리 먹이거나 들썩여서

잠 주기를 바꿔주라는데  

엄마가 세시에 알람을 맞추고 자야 할까?

 

어제 오후에 연우를 데리고 집 앞 공원에 나갔다.

날이 제법 화창해서 공원에 아이들 데리고 산책 나온

가족이 많았다.

잠시후 운동장 바닥에 앉은 연우는

흙 장난을 시작했다.

나는 혹시 아루나 미루네가 나와 있지 않을까 해서

두리번 거리고 있엇는데

유모차 끌고 지나가던 젊은 부부가

'어머, 쟤 흙 장난 한다, 귀여워~'

해서 알았다.

 

연우보다 한살 반 정도 많아 보이는 남자애가

가족이랑 지나가다 옆에 서서 연우를 바라보았다.

한참 손바닥을 땅에 비비고 모래를 들어서

뿌리는데 열중해 있던 연우가 그 애를 보더니

작은 돌멩이 하나를 건네 주는 것이다.

그 애가 멈칫 하고 있으려니까

그애 엄마가

'도현아, 아기가 준다, 받아 봐'

도현이가 작은 돌멩이를 받았다.

연우는 돌멩이를 주고 또 주었고

도현이는 계속 받았다.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도현이가 갑자기

흙장난을 제대로 시작했다;

모래를 쥐어선 사람들한테 뿌려댔다.

연우는 계속 손바닥을 운동장 바닥에 부비 부비하고

도현이는 모래를 뿌리고.

그러다가 도현이는 엄마한테 끌려갔다.

걔 할머니랑 할아버지도 와서

'아이구, 아기한테 흙 들어가면 큰일나,

이리 와'  야단쳤다.

연우야! 네가 먼저 시작한거잖아...

그런데 도현이한테 돌멩이 건네 준 거 무슨 뜻이야?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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