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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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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조절

 

나중에 기억하기 위한 포스팅.

 

미분방정식 교재를 나한테 익숙한

M. Braun책으로 하고 있다.

1학기용으로 수학은 쉽고 무리없기에

학생들도 그렇게 어려워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가 보다.

우선 학생들은 기본적인 미분, 적분을 너무 어려워해서

그걸 바탕으로 뭔가 풀어가는 것은 더욱 어려워한다.

나는 어떤가 하면  잘 모르는 정수론은 ZL에게 과외받아서

천천히 가르치는데 비해

미분방정식은 너무 낯익은거라 어려운 부분이든 쉬운 부분이든

일정한 속도로 쑥쑥 진도를 나가 버린다.

 

더구나 최근 몇주간 하고 있는

series solution, 솔직히 별로 쓸모없다고 생각하는데

조금은 기계적으로

그냥 죽 까다로운 경우까지 진도를 나가버렸다.

사실 조금만 다루고 건너뛰어서

라플라스 변환으로 푸는걸로

들어가는게 내용도 재미있고

실제로도 의미가 있었을텐데.

 

그리고...

어제 머리를 새로 자르고 미용사가 드라이해준 머리를 한 채

학생들을 만나려니까 괜히 쑥스러워서

오늘따라 시선도 안 마주치고

시험에 대해 징징거리는 코멘트들도

싸악 무시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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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 보어 아카이브

 

비밀글에 아직 쓰다만

데이비드 보더니스란 글이 있다.

최근에 사서 읽은 과학교양서,

일렉트릭 유니버스와 에너지 = 질량 곱하기 광속의 제곱

이란 책의 저자이다.

그 글을 마무리 할지 기약이 없으므로

일단 추천부터 하자.

 

 *****

평소에 과학쪽으로 책읽기의 폭을 넓히고 싶었지만

왠지 시작하기를 주저하신 분들이라면

(단정님을 겨냥해서...)

 읽으세요! 후회 없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 많지 않은 나이의 저자가 지니고 있는

지식의 양과 그걸 꿰어 쓴 이 재미난 결과물에

감탄할거에요.

저자는 원래 수학을 공부했다고 하네요.

연결고리 하나 찾아 놓고 으쓱 으쓱.

사실 수학자가 뭔가 이해했다고 할때는

그야말로 뼈에 사무친 정도의 이해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그래서 뭘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거냐...)

책 역시 전문가가 보기에는 미흡할지 몰라도

저자는 책의 얼개를 아주 논리적으로 짠 것 같아요.

또 좋은 점은 본문에는 각주가 전혀 없어서

지나치게 성실한 독자들이 겪는 문제

-각주를 다 읽어보느라 독서의 흐름이 산만해진다

도 피해갈 수 있게 해 놓았고

뒤쪽에 이중의 각주와 참고 문헌을 진짜 꼭 읽어보고 싶게

소개해놓았어요.

지금은 런던에서 두 아이의 실질적 육아 책임자로

--부인이 엄청 바뻐서 맨날 출장다니는 것 같음--

주로 부엌에서 책을 쓴다고 합니다.

영국 도서관이 끝내준다는 작가의 후기도 있군요.

 *******

 

어쨌거나 이 글의 제목은 바로 아래 싸이트를 가리키는 것이다.

http://www.nba.nbi.dk/release.html 

닐스 보어는 하이젠베르크, 슈뢰딩거보다 반세대정도 위 사람으로

양자역학의 기틀을 세운 덴마크출신의 대물리학자였고

코펜하겐에 있는 닐스보어 연구소에

난다 긴다하는 물리학자들은 죄다 한번씩은 머무르며

자유로이 연구, 토론하는 경험이 있었다는 등의 사실을

처음 접한 책은  진짜 아이러니하게도

하이젠베르크의 자서전적인 책 '부분과 전체'였다.

그 이름도 예스럽고 정신 번쩍 나는  '지식공작사'(지식산업사인가?)에서

김용준교수의 번역으로 나와

이해 안 되는 곳이 많아도   괜시리 애지중지하는 책이었는데.

거기에는  물론 하이젠베르크가 제 3제국시절과 전쟁기간에 대해

회고하는 단락도 있다.

대충, 자신이 유대인 연구자와 공동연구를 했다는 이유로

핍박을 받았으며 이차대전중의 독일군의 원자력무기 개발에

 협력하지 않았고 오히려 나름 개발 속도를 늦추려고 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하이젠베르크는 워낙 독일 물리학계의 젊은 거물이어서

전후에 많은 조사가 있었지만

어쨌든 오랫동안 위와 같이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보더니스의 주석에 보면 90년대 말부터 새로운 문서들이 공개가능해지면서

하이젠베르크의 기억이 많이 왜곡된것이란 것이 정설이 된 모양이다.

사실 기억의 왜곡이라 하면 많이 완곡하게 쓴 것이고.

당장 구글에

Heisenberg nuclear weapon을 검색하면 관련된 에세이들이 많이 나온다.

(처음엔 위키에서 찾아 봤는데 음... 위키에 대한 불신에 한표 던지게도

하이젠베르크 입장에서 서술한 글이 한바닥이다.)

 

포스트 제목과 관련된 이야기를 좀 쓰자면...

1941년 가을, 하이젠베르크는  바이스제커와 같이  당시 나찌 점령하의 덴마크

코펜하겐을 찾아가 보어와 면담을 했고

여기서 무슨 얘기가 오갔는가가 아주 오랫동안 여러사람이 궁금해하는 사항이었던 모양이다.

그 당시 이론 물리학계의 '핫' 연구 결과에 정통한 두 사람이

마침 '맨하탄 프로젝트' 가 비틀거리면서 가동 할 즈음에 만나서

나눈 얘기를 알면 3제국의 원자력 무기 제조에

하이젠베르크가 수행한 역할을 알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인데.

(90년대 중반인가 영국 극작가가 쓴 희극   '코펜하겐'이란 연극이 바로 보어의 응접실에서

일어난 이 대화를 다루고 있는데 엄청 히트를 쳤다 한다. 80만개의 좌석이

팔렸다 하니...

사실 구글 검색결과중 contemporary physics인가 하는데 실린 에세이는

이 연극을 도마위에 올려놓고 글을 전개할 정도이다.)

 

이 대화내용에 대한 보어측의 기록이 보어 사후 50년이 지난 2012년에

공개되도록 아카이브에 있었던 모양인데

공개의 필요을 절감하고 보어 가족이 일찍 공개를 했다고 한다.

2002년에 공개된 것인데 이것 말고도

2000년대에 러시아 측의 문서보관서에 있던 비밀문서도 개방이 되었고

이것 역시 하이젠베르크가 열성 나찌는 아니었다 하더라도

독일 제국의 승리를 확신했으며,  자원해서 제국의 원자력 무기 제조에

 힘을 기울였다는 쪽으로 평가가 기울어지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보어의 편지는 원본을 찍어서 올린 것도 있지만

물론 영어 번역도 있다.

전설속의 물리학자의 친필을 보는 것도 영광이지만 독일어인 듯 하군.

 

 

** 불로그 불변 법칙 몸소 실험으로 확인할 것 까진 없는데.

지금 딱 그러고 있군요.

 그리고 계속 오타 수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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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 두돌

 

내일은 11월 23일 연우의 두번째 생일입니다.

오늘 평소보다 일찍 집에 와서

작년 돌때 쓰고 남은 풍선도 불고

생일 축하 플래카드도 붙였어요.

(연우는 별 관심 없더구만요...)

외할머니랑 이모가 신발이랑 멜빵이랑 스웨터 사서

이쁘게 포장한 선물은 어제 왔구요.

내일 아침에 케이크에 촛불 꽂아주면

정말 좋아할거에요.

연우 생일이 우리집에 제일 즐거운 날이

된 것 같아요.

 

 

연우야,

엄마, 아빠한테 와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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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1

음. 날짜로 제목을 붙이는 방법이 있었구나.

 

연우 잠이 좋아졌다고

심지어 학교 시간 강사 구하느라 전화한 선배한테 까지도

자랑하자 마자 (그 집 아이는 연우랑 두달 차인데 '겁나게' 잠 안자는 아이다.)

연우가 무서운 시간, 새벽 세시에 깨더니 그뒤로 다시

내리 안자고 깬다.

어디선가 두돌 즈음의 수면 장애는 흔하다고 하더니

자기 생일 이틀 남겨놔서 그런가.

 

오늘은 깨어날 때 기저귀를 갈아줘봐야 겠다.

자기전에 늘 젖을 먹으니까 오줌도 많이 싸고 악 순환.

 

이사를 오고 나서 알게된건데.

내가 가르치는걸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됐다.

아마 그 전에는 몸이 피곤해서 학생들도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던가봐.

 

어쨌거나 수업 불변의 법칙은

학생들의 수준에 관계없이

내가 준비를 안 해가면 버벅거리고 매끄럽지 못하다는 것.

어쩌면 시간이 좀 더 생겨서 준비를 많이 해 가는 건가.

 

88만원 세대란 책을  사서 보았는데

많은 독후감이 있겠지만

나한테 남은 메세지는 엉뚱한것이다.

전부터 생각하던것에 쐐기를 박았달까.

 

흠. 수학은 황** 선생님 말대로

장려해야 하는 이유가

무슨 무슨 응용때문이 아니라

인류 문화 유산이기 때문이라는 맥락인데.

 

내 학생들한테 수학을 배운다는 것은

사실 굉장한 사치다.

책이 반만 맞더라도 과반수는 비정규직이 될텐데

(뭐,  대기업에 취직하더라도 )

그들이 수학적 논증을 집중해서 배우고 익힐

시간과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다.

(하긴 파리 지하철에는 페르마 정리가 붙어 있더만...)

그런데 보아하니 앞으로 맞는 세상은 대다수에게는

이렇다할 보험이 없이 순 자기 몸으로만 부딪혀야 될 것 같은데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수학적 훈련을 받았다는 것이

무슨 무슨 펀드보다 훨씬 안정된 자산이 될 것이고

더구나 거기서 즐거움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는 것이 나의 독후감.

 

이러한 (멋대로) 동기 부여도 학생들을 만날때 영향을 미친다니까요.

어쨋거나 가르치는 사람이 심드렁하면

학생들은 지겨워 죽을 노릇이니까

이런 제멋대로 동기 부여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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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깜짝 놀란일이 있었다.

한살림 가서 쌀 사놓고 학교 가려고

여유 부리면서 (10시에 여니까)

냉장고 앞에서 뭔가 꺼내고 있는 중이었다.

어머니가 거실에서 연우 아침밥을 먹이고 있었고

(연우 9개월부터 그다지도 아기 의자에 앉혀서

숫가락 들려 주변을 초토화시키면서

혼자 먹는 습관을 들이려 하였건만....

한 입이라도 더 먹여보려는 내 욕심에 스르르

밥 절반은 따라다니면서 먹이게 됐는데

그래도! 절반은 스스로 먹었던 시절도 있었다.

주로 연우 밥 먹이는 사람이 할머니가 된 이후

완전히 습관은 물 건너가버렸다..

사실 나도 편하니까 방관하기도 했고.

그래도 다시 시작해봐야지!)

연우는 뭔가 놀잇감들을 마루에 달그락 거리고 있었다.

마루를 깔아서 옛날 집보다 부딪히는 소리도 훨씬 커졌다.

아무튼 내가 놀란 것은 그때 어머니가

"..... 시끄럽다, 새끼야..." 뭐 이런 말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어조는 할머니들이 손자 예뻐라 하는 말투에서

크게 벗어난건 아닌데,

마침 내가 그때 물을 마시던가 해서 잘 들리진 않았지만

아마 맞을 것이다.  그 때 순간적으로 심장이 쿵, 쿵 거렸으니까.

 

그 뒤로 마음이 무거운데...

우선 어머니 탓을 하자는건 아니다.

얼마전부터 들었던 생각에 양분을 제공한

사건이라서 그렇다.

연우는  다른 아이들이 자기를 밀거나 때렸을 때

어떤 느낌이 들고 나중에 어떻게 기억하는 걸까?

아마 어떤 식으로든 감정을 정확히 포착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무슨 말인가 하면...

다른 것들 (맛있다, 좋다, 따뜻하다, 착하다, 재밌다) 등등은

수시로 우리도 말로 들려주고 연우도 제입으로 따라 해서

그런 감정, 느낌은 언제든지 억세스 가능 한곳에 저장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부정적인 것들 (옆에 아이가 민다, 때린다, 엄마가 뭐하느라고 외면한다,

오늘처럼 할머니가 처음 들어본 말, 그렇지만 어감상 자기를 비난하는 말을 한다)

에 대해선 엄마, 아빠도 말로 들려주지 않은 상황이고 자기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이런 생각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어떤 상황인지 모른채로

이런 저런 폭력에 노출된다는 생각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사실 어른들도 그렇게 자랐고 자기가 그런줄도 모르지만.

 

마침 아이들의 슬프고 화나고 짜증나는 마음을 잘 이해하고 표현하게끔

도와준다는 책들을 주문해 논 상태이긴 하다.

 

*** 두가지 이야기를 같이 쓰노라 어른들에 의한 폭력과

또래 아이들사이에서 일어나는 신체적 공격이 섞여버려서

혹시 엄마 블로거 (바리의 표현대로) 들이 볼 걸 위해서 덧붙여본다.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선

베이비 위스퍼 2에 나온대로 엄마들끼리 동의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지금은 항상 부모들이 만남을 주선해주니까)

장난감 안 주려하는 것, 잡아 당기는 것, 소리 지르는 것은 간섭하지 말고

밀치는 것, 때리는 것은 근처의 어느 어른이나 관여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아니면 뭐, --랑 **는 맨날 만나서 서로 밀고 잡아당기고 싸우다가

울기도 하고 다시 잘 노니까 내버려두자, 이것도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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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첫 주말

 

평택에서 처음 맞는 일요일 오후입니다.

(이사 포스팅에 달린 열화와 같은 덧글에 힘입어

뭐라도 얼른 쓰려는 마음을 다졌어요.

마늘이냐, 다지게.... 훗 썰렁 --;;)

 

연우랑 같이 나가서 시간도 보내고 저녁도 해결하려고

국도 38선을 따라 갈수 있는 장소를 물색중입니다.

연우는 자기 사진 보여달라고 매달리다가

책상 두개를 마주 붙여 생긴

넓적한 공간에 들어 올려주니

옆에서 조용히 재앙을 부리고 있어요.

 

오늘 나라가 다 추웠나봐요.

오전에 TV 트니까 오른쪽 아래에 각 도시 현재 기온이

지나갑니다.

대전, 청주, 서울 (무려 영하 3.4도), 광주, 목표...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평택은 커녕 수원, 천안도

안 나오더라구요.

뭐야, 뭐야, 지방 사람들은 추운줄도 모른단 거냐?

(논리의 부재였죠, 정말...)

 

연우 기저귀를 사러 윗블록까지

기어 올라가야했어요.

집 앞 바로 앞에 있는 SK 슈퍼에선

아기 기저귀는 주문 판매한다고 해서요.

그런데...

이 근방에선 백화점+ 할인점+ 큰 슈퍼의

역할을 하는 가게가

뉴코아 아울렛이에요.

그래서 거기서 연우 기저귀랑 아기 변기 커버랑

스케치북 다섯개 한 묶음 사가지고 왔는데

 추워져서 두꺼운 바지랑 ZL 덮바도 필요한데...

얼마나 피해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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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월요일에 이사 했고 오늘은 벌써 목요일이니 여기와서 세밤이나 잤네요.

시간이 없진 않았는데 마음이 자리 잡질 않아서

블로그에도 간만에 글을 씁니다.

이삿 날 짐정리 하는 동안 연우랑 근처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았는데

바람 불고 주변 국도도 썰렁해서

이사를 오긴 온건가, 잘 온건가 마음도 훵 하더라구요.

그래서 놀이터의 모든 놀이기구에 한번씩 앉아보느라

정신 없는 연우한테 물어봤어요.

연우야, 우리 여기서 재미있을까?

 

응!

 

그리고 집 대강 정리하고도 마루에 이런 저런 잡동사니가

굴러다니고 어수선하고 마음도 어수선해서

또 연우한테 물어봤어요.

 

연우야, 집 좋아?

 

응!

 

그러곤  방바닥에 철푸덕 오체투지 하더니 

이 집은 따뜻하네? 딱 좋아!

 (뭐냐, 이 일용엄니 멘트는... --;;)

 

전에 살던 대방동 집이 중앙 난방이고 또 저층이라

난방이 잘 안되긴했죠.

엄마가 너를 너무 춥게 키웠구나...

 

지리를 모르니까 지금은 손발이 묶인 기분인데요,

맹박님이 대권 잡으시면 서울이 또 한참

건설 붐일텐데 그전에 빠져나온게

다행인것 같기도 하네요.

이런 합리화라니.

(얼마전 신문에 보니 이런 자기 합리화를

성인뿐 아니라 원숭이랑 네살 먹은 아이들도

하는거래요. 인지부조화를 최소화하려는 작용이라나요.)

 

이젠 컵라면 먹고 정수론 수업 준비 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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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수업을 세과목 하는데

화요일은 전자공학과 아이들한테 공업수학을 가르친다.

오늘은 중간고사 답안지 채점한걸 나눠줬는데

말도 안되는 내용을 써놓고

부분점수를 왜 안 주냐고 화내는 아이부터

답안지 다시 거둬가달라는 아이까지

가만히 보면 반응이 다 다르다.

채점기준에 항의하는 아이도 있고

항의하다가도 다 네가 받은 점수 이상을 못 받았다고 하면

기분이 좋아져서 돌아가기도 하고.

 

오늘부터는 푸리에 급수를 가르치니까

준비하기가 더 쉽다.

 

학생 때는 푸리에 급수의 유한합을 단 세번째 까지도 그려볼 생각도

안 하다가 가르치는 입장이 되어서야 그려보았다.

정말 상쇄가 되더이다...

 

아이들은 답안지 받고 쉬는 시간 가진 후에도

비실 비실하더니

답안지 받은 것 때문에 공부가 안 된다며

빨리 끝내달라고 아우성이었다.

 

에라, 요놈들!

삼주전에 지나간 시험과

지금 배우고 있는 내용 중

뭐가 중요한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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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어제 저녁에 어머니한테 전해들은건데,

 

연우가 앉아서 양팔을 비스듬이 죽 뻗고

오른쪽 왼쪽으로 휘돌이를 하더란다, 계속.

그래서

"연우 뭐 해?"

물었더니

"바람이에요"

했다나.

 

ZL과 나는 아주 재미나고 즐겁고 웃기고 경이로운 이야기가

머리속에서 1초간 지나간 느낌이 들었다.

음, ZL과 이야기는 안 해봤는데

나는 그랬고 아마  ZL도 그랬을 것이다.

 

 

이것이 연우의 선물이라면...

오늘 새벽에 다섯시부터 사십분간

-찌찌!

-한 밤중에는 찌찌 안 줄거야. 우유 줄까?

-우아아앙~

울음소리가 잦아들며 자는 듯 하다가

이 과정을 세차례 반복하고

-업어줘!

-알았다

-포대기로!

업었더니

-우유...

주었더니 조금 마시다가

-뎁혀서...

뎁혀줬더니 이젠 안 먹네.

자는 듯 해서 내려놓으려니

등에 거미 손을 하고 안 떨어지려고 한다.

이럭 저럭 시간이 너무 흘러서

잠이 홀라당 깰까 두려워

찌찌를 주었다.

새벽 다섯시~ 여섯시 찌찌는

어떻게 할까? 

 

솔직히 이렇게 잠 못잔 다음날 나한테 수업받는 학생들이 좀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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