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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로간 호랑나비

요즘 공사가 정말 다망하여 블로그에 신경을 잘 못썼다. 최근 언론을 들여다 보면 독도가 거의 갖다 발라져 있다. 이 현상을 삐딱하게 바라보곤 있었지만 혹 나만 왕따 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에 기사를 썼다

 

사실 어제 처음  [기자의 눈]을 썼었는데...보도 기사 하나 없이 초치는 소리만 하면 어떡하냐는 주위의 우려에 동감하는 바, 오늘 기사 하나, 기자의 눈 하나 두 건을 썼다. 그간 이런 저런 기사 쓰면서 내외적 통제 기제를 드물게 작동시키긴 하는데 이 기사 쓸 때 만큼 조심스러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명백한 실효적 지배' 등등하는 구절까지 억지 춘향식으로 끼워넣었더랬다.

 

하여튼 난리다. 남녀노소, 남북한 해외, 보수 개혁 할 것 없이 독도로 대동단결이다. 누가 한 마디 쓴소리를 할 법한데 월드컵 때 쓴소리 했던 인권운동사랑방이 거의 린치 당하다 시피 했던걸 본 탓인지 아니면 워낙 일본이 헛소리를 하는 탓인지 한 목소리 일색이다.

 

그런데 상황이 점입가경에 접어들고 있다. 북핵저지연대랑 한총련이 한 목소리로 한자리에서 시위하는 것이야 그렇다 손 치더라도 단지, 할복, 투신에 이어 분신까지 등장했다.

 

게다가 상황은 급기야 코미디의 반열에 접어들고 있으니 모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지정에 맞서 대마도의 날을 지정하겠다고 나섰다. 결혼 서비스 회사 선우 에서는 '독도 수호 미팅'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오늘 들었던 가장 압권인 뉴스는 독도는 우리땅을 불렀던 정광태와 콧털 김흥국이 손을 잡고 "독도로 간 호랑나비" 앨범을 제작하기로 했단다.

 

울고 싶은데 뺨때려 준다고 일본 덕에 한나라당 내분은 흐지 부지 되고있고 열우당은 과거사법을 무리없이 추진할 수 있게 됐고 정동영은 연일 티비에 나와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면모를 각인시키고 있다.

 

이 정도면 가히 윈-윈 게임이라 할 만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김진명의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다시 잘 팔린단다. 출판사는 작가는 이 사태를 예견하고 이 소설을 썼다는 카피로 공세적 광고를 재개했다. 그 책은 미국 몰래 핵미사일 개발기술을 연구한 한국정부가 그 기술을 북한으로 빼돌려 핵미사일을 만들어놓았다가 독도와 울산 등지로 침범한 일본한테 핵미사일을 쏜다는 그야 말로 소설 같은 소설인데 허허. 요즘 독도 때문에 남북 통합 되는 것 보면 가능할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제국주의와 파시즘이 정말 나쁜 것은 상대방의 그것을 촉발시키고 강요하는 효과를 가져 온다는 것이다. 세계 대전 당시 유럽의 노동계급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옆 나라의 노동계급과 제 목숨들을 버려가며 싸운 전례가 있지 않은가? 지금 일본제국주의는 한국의 국수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마 양국의 파시스트들을 슬며시 웃음을 짓고 있을지도 모른다.

 

파시즘으로 제국주의를 막을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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