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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오늘(8.24) 미국, 공산주의자 단속법 제정

 헥헥 자정 이전에 그날 글 쓴다는게 역시 힘들군....

 

1954년 8월 24일 미국 의회는 '공산주의자 단속법'을 제정했다. 국가보안법이라던지 치안유지법 같은 그럴 듯 한 이름을 가진 법들도 많은데 역시 미국은 화끈하게^^ 공산주의자 단속법(Communist Control Act) 이란 이름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공산주의자 단속법 하면 바로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조지프 R 매카시 위스컨신 주 상원의원. 상원의원이 대단한 권세이긴 하지만 한 주당 두명씩 있는것이 상원의원이니 상원의원 명함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는 힘들지만 매카시는 그 대단한 일을 해낸 사람이다. 우리에게 50년대는 한국전쟁으로 기억되고 있지만 미국의 50년대는 '매카시 시대'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매카시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 들어있는 종이 몇장을 말아쥐고 ' 이 안에 소련과 내통해 간첩행위를 하는 자들의 명단이 있소이다' 고 외쳐서 온 세계를 떠들석 하게 한 이후 이른바 '비미국적 반동행위' 상원청문회(HUAC, House committee on Un-Americas Activites)를 열고 위원장 자리에 앉았다.

 

비미국적 반동행위 상원 청문회(헥헥 길기도 길다. 예전엔 집회 이름도 긴 것 많았는데 '우리민족 가로막는 반동적 제국주의 미국 규탄과 전노구속을 위한 서부총련 투쟁대회' 뭐 이런식 말이지...) 를 장식한 명단들을 화려하다. 로널드 레이건, 월트 디즈니, 엘리아 카잔등은 매카시의 압잡이로서 동료들을 팔아먹었고(이 당시 레이건은 연예노조 위원장이었다. 어디에나 자기 조직 팔아먹는 이런 개쉑들이 있다.)  찰리 채플린, 아서 밀러, 번스타인, 브레히트 등이 이 떄 톡톡히 고생한 사람이다. 결국 찰리 채플린은 스위스로 망명하기에 이르렀고ㅠㅠ

 

몇년전 이상한 역사 재평가 흐름을 타고 배신자 엘리야 카잔이 아카데미 평생 공로상을 수상했다. 묘하게도 왼쪽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그대로 앉은채로 침묵하거나 야유를 보낸 반면 오른 쪽에 앉아있던 사람들의 다수는 일어서서 박수를 쳤다. 찰리 채플린이 죽기 얼마전 아카데미 평생 공로상을 탈 때 전 관객이 일어서서 끝없는 기립박수를 보내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1949년 폴 스위지가 만든 먼슬리 리뷰 창간호에 Why Socialism? 이라는 멋진 글을 발표하여 자신이 사회주의자임을 세계 만방에 알리고 많은 사회주의자들을 자랑스럽게 해준 아인슈타인 조차도 공산주의자 단속법의 거미줄에 포착되었었다. 그러나 공산주의자 단속법 자체가 수많은 문제점들을 내포하고 있는데가 아인슈타인의 대중적 인기는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너무나 높았다. 그리하야 미 연방수사국과 매카시는 아인슈타인을 단속 대상에 넣는 대신에 괴상한 천재의 이미지를 퍼뜨리기 시작했고 아직도 아인슈타인에 대한 괴상한 천재란 이미지는 지배적이다.

 

이후 매카시의 뻥은 점점 실체를 드러냈고 미국시민 사회도 조금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매카시의 정치적 생명은 끝장이 났고 법 제정 한지 삼년이 지나 불행한 죽음을 맞았다. 결국 공산주의자 통제법은 연방대법원에서 위헌 판정을 받아 소멸되고 말았다.

 

그리고 조지 부시는 2001년 10월 역시 그 이름도 황당한 '애국법'(Patriot Act)를 만들었다. 애국법은 미국 민중 뿐 아니라 해외인사에 대한 무차별적 도청, 감시, 통제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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