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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함은 느림에서 온다. 느림은 관조에서 온다. 관조란 곧 감상이다. 그리하여 생활감상문.'에 해당하는 글들

  1. 2008/05/24  아픈 직장인의 주말 (1)
  2. 2008/05/20  고기 대신, 버섯두부지지미. (2)
  3. 2008/05/18  리셋. 하지만 버버벅.
  4. 2008/05/12  껍질째 먹어요. (2)
  5. 2008/05/11  이사 대신.
  6. 2008/05/10  술 앞에 약해지다. (2)
  7. 2008/05/03  2003년과 다르고 또 같은 것.
  8. 2008/05/02  몸이 또 감옥이 되어 간다. 다 내 죄지만.
  9. 2008/04/22  빗속에 쓰는 며칠분 일기
  10. 2008/04/13  wffis 2008 그리고 또 골골, 더하여 약간의 반성

아픈 직장인의 주말

2008/05/24 22:06 생활감상문

아침 먹고, 청소하고, 세탁기 돌리고,

운동 가려다 힘들어 못 가고...

쉬었다가 한의원 가서 침 맞고,

일요일 아침거리 시장 봐서 들어와서는...

침 맞느라 빠진 기운 채우느라 또 드러누워 있다가...

 

2~3주 전부터 약속한 모임 의리상 갔다가는....

또 컨디션 망가져서 주중에 일 제대로 못하고

일 밀려서 더욱 스트레스 받을까 봐 조마조마해서는....

미안해하면서 못 간다 전화하고...

 

겨우 찜질팩 깔고 누워서....

<엄마는 뿔났다>나 한 시간 보다가... 다시 드러눕는다.

 

이번 주에 정쿤이 내 블로그엔 온통 뭐 해 먹은 이야기밖에 없다 하길래

한번 휘~ 돌려봤더니.... 음식해 먹은 이야기와 함께 계속 아픈 이야기다.

신체의 능력을 어디까지 되돌려야 할지....

뭐, 사는 동안 건강했던 적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오래 병원을 다니지는 않았던 듯싶으니...

한번 진지하게 생각을 해봐야겠다.

 

그냥 직장인의 피곤함이기만 하다면...

주말에 친구 만나고, 찜질방 다녀오면 훨씬 개운할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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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4 22:06 2008/05/24 22:06

고기 대신, 버섯두부지지미.

2008/05/20 17:01 생활감상문

간만에 도시락 싼답시고... 새로 개발한 요리.

개발은 언제나 즉흥적으로... 다음에 또 같은 요리 나온다는 보장 없다.

 

재료

두부 반 모, 새송이버섯 한 봉지, 양파 1개, 달걀 2개, 통밀가루 3~4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깜장깨 1큰술, 구운소금 1작은술, 참치액(혹은 굴소스) 3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추

식용유

 

만들기

1. 두부는 다져서 물기 짠다. (꼭 짤수록 좋지만... 난 이거 잘 못해서... 빅마마가 알려준대로 전자렌지에 살짝 돌려서 물 빠지기 좋게 만든다)

2. 새송이버섯은.. 걍 대충 다진다. 고기 대신 먹는 요리라 씹는 맛 나게 하려고.

3. 양파는 버섯보다는 잘게 다치는데.. 채썰어서 다지면 된다.

4. 큰 볼(우리 집엔 없어서 큰 냄비나 밥통 이용^ ^)에 재료 전부 넣고... 열심히 쪼물락거린다. 간도 골고루 배고, 끈기도 생긴다.

5. 미리 240도로 예열한 오븐을 이용하면 좀더 간단하고... 아니면 가스렌지에 프라이팬 달군다.

6. 오븐팬(프라이팬)에 기름 넉넉히 두르고.... 넓적하니 팬 크기대로 펼쳐서 1cm 두께로 굽는다. 컨벡션 기능(강제 공기 순환 기능)이 있는 오븐이라면 컨벡션 모드로 30분 정도 구워주면, 뒤집지 않아도 위쪽까지 이쁘게 갈색으로 잘 익는다(뭐 어차피 고기가 아니니까 안 익어도 큰일 날 건 달걀밖에 없다)... 프라이팬이라면 좀 작게 해서 한두 번 뒤집어 가면서 익혀야 할 터이고.

7. 금색이 되면 꺼내서 식힌 후... 한입 크기로 썰어 먹는다.

 

손님 초대나 명절 제사상에 올린 것도 아니고, 두께가 꽤 되어서... 굳이 한입 크기로 작게 부치지 않아도 된다. 오븐이 있다면 넣어놓고 다른 일 볼 수 있어서 편하고.... 오븐에서 구울 땐 15분쯤 지났을 때, 잠깐 문을 열고, 오븐팬을 앞뒤를 돌려서 넣어준다. 겉을 좀 바삭거리게 구워줘서 씹을 만한 식감을 올려주는 게 비법.

호박이나 당근, 피망 등 좋아하는 야채 모두 추가 가능.

 

몸에 좋은 거 먹으려고 싸오는 도시락인데... 이왕이면 뭐 좀 안 먹는 거 해서 나눠 먹으면 좋겠다 싶어서... 만들어 보았다. 맛있다고 다 먹어버려서 과정샷은 없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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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0 17:01 2008/05/20 17:01

리셋. 하지만 버버벅.

2008/05/18 22:08 생활감상문

컨디션이 나빠진 게 3주 되어간다. 4월 마지막주부터니까.

일은 많은데, 속력을 내기는커녕 중압감에 시달리다 겨우 정신만 추스렸고...

물리적인 양도 조금은 (해치워서) 줄였지만.... 몸은 여전히 뻣뻣하다.

 

옛날에... 뭐더라... 제목은 잊었지만... 쥐스킨트의 단편집 <깊이에의 강요>에 실린 단편 중에...

온 지구가 석회 조개가 되고 있다...는 소설이 있었는데...

그렇게 몸이 뻣뻣하다. 아프다기보다는 뻣뻣하다.

근육이 굳어 있어서... 계속 스트레칭을 해주지만, 쉽게 유연해지질 않는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올봄 제법 비가 잦았다. 비가 와서 몸이 궂은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오늘은... 몇 달을 가고 싶어만 하고 못 가던 목욕탕을 혼자서 갔다.

원고도 볼 게 있고, 엄마는 집에 왔으면 하는 눈치였고,

국제도서전도 출판사 취직한 이래 한 해도 빼먹지 않고 갔건만... 올해는 빼먹었다. 

 

리셋하려고. 일요일은 리셋하는 날이란다. 아침에 라디오에서.

 

아침에 일어나서 100퍼센트 현미밥 먹고,

일부러 멜론이랑 포도도 챙겨 먹고(옆집 사는 Y양 냉장고에서 빼왔다)

정성껏 드립해서 커피도 마시고, 한약도 데워서 마셨다.

설거지를 하면서는.... 새로 한 현미밥에 통밀가루를 뿌리고 빈 와인병으로 밀어서...

180도에 30분간 구워 현미 플레이크도 만들어 두셨다.

(요새 새로 배운 건데.... 두유에 말아 먹으면 맛이 와따다)

 

어제 싱크대랑 욕실 때를 벗겨낸 데 이어, 오늘은 방청소를 좀더 해주셨다.

골골한 탓에 한약을 새로 지은 터라... 이번달 월급 타면 사려던 책장은 보류.

잡동사니를 정리해서 책을 스무 권 남짓 더 집어 넣을 공간을 마련했다.

 

점심으론 아까 구운 현미 플레이크에 두유 부어 드시고는....

간만에 쿠프랭 몰아서 들어 주시다가....

목욕탕 가서 반신욕도 하고, 자수정 사우나도 들어가 주고,

찜질방 층으로 올라가서 왕소금 위에서 찜질도 해주시고,

담요 덮고 억지로 땀도 빼주셨다.

염분 뺐다고(집에 와서 밥하기 귀찮아) 미역국도 한 사발, 먹어주셨다.

 

수선을 떤 덕분에 저리던 허리와 왼쪽 고관절 조금 풀린 듯도 하다만...

뻣뻣한 어깨와 등은.... 여전하다.

 

음악 틀어놓고, 형광등 끄고, 촛불 켜고...

긴장 풀리는 모드 조성해 놓고.... 요가를 해주셨다.

분명 시원하기는 한데... 풀리질 않는다. 

 

주말에 검토(해야 할)하려던 원고가 두 건인데....

엄두가 안 나는군. 이래서 또 중압감과 함께 월요일 출근하면...

한 주 내내 힘들 텐데. 아... 그냥 원고를 보고 잘 것인가, 일단 자고...

내일 아침에 수습할 것인가. 결국 내 등이 뻣뻣한 이유는...

매달려 있는 짐 때문인가? 역시 신체의 능력 부족이다. 오늘도.

 

 

* 자기 자신의 행동을...~해 주시다..라고 쓰는 건 고교동창 꼰주의 일기체인데...

오늘 우연히 나왔네. 요새... 다른 사람 말투 나도 모르게 따라하는 현상... 좀더 심해진 듯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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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8 22:08 2008/05/18 22:08

껍질째 먹어요.

2008/05/12 14:27 생활감상문

처음엔 음식물쓰레기 버리기 귀찮아 시작한 일이었어요. 껍질째 먹기....

 

알고 보니 껍질에 영양소가 제일 많다죠? 껍질은... 자연에 맞서서 한 개체가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부분으로 생명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난 부분이라서 영양소가 많대요. 또 나 좀 데려다 먹고, 내 몸속 씨 좀 옮겨주소...하는 유혹의 향과 색소가 껍질 부분에 집중해 있는데.... 이 향과 색소가 몸속 독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이라네요.

 

사과가 제일 쉬웠지요. 어릴 적부터 많이 해봤으니까요. (알고 보면 사과 과수원집 조카딸 출신^ ^)

베이킹소다나 소금으로 박박 씻어서 먹었어요.(물에 30분 이상 담궈놓는 게 농약은 제일 잘 씻긴다지만... 성질이 급해서리 그렇게까지는 못하고)

 

2단계로.... 고구마와 단호박을 삶거나 구울 때... 비료는 많이 주겠지만, 딱히 농약을 많이 뿌려야 하는 식물은 아닌지라.... 껍질을 솔로 열심히 닦은 다음 익혀서 껍찔째 먹었어요. 별로 거칠지도 않고, 쓰지도 않았어요.  섬유질을 많이 먹는다 생각하니까 좋더라고요.

 

3단계는 땅콩. 옛날 회사 다닐 때인지라 A팀장님한테 껍질째 먹기를 시작했다 하니까... 땅콩도 속껍질 벗기지 말고 먹어 보라 하시더군요. 속껍질을 먹으면 땅콩알의 콜레스테롤 섭취를 막아준다면서... 원채 선배들 말 순진하게 잘 믿는 후배인지라... 실험 정신으로 한번 먹어보았지요. 맛에 별로 차이가 없더라고요. 해서 땅콩도 껍질째 먹게 되었어요.

 

4단계로는... 당근도 잘 씻어서 껍질째 먹게 되었고, 감자도 곧 그리 되었지요. 그리해서 껍질째 먹는 야채카레 요리법도 개발하게 되었지요(레시피 궁금하신 분은 글 아래 야채카레를 눌러보세요^ ^)

 

그리고 주춤하다가... 그저께 5단계로 넘어왔어요. 얼마 전 TV를 보는데, 참외영농협횐가 어딘선가... 참외는 껍질째, 씨도 몽땅 먹어도 된다는 광고를 하더군요. 사실 참외... 껍질 단단해서 벗기기 힘들고, 씨나 껍질 놔두면 파리 꼬여서 먹기 전후 처리가 귀찮은 여름 과일(사실은 야채지만)인데... 껍질째 먹으면 그 수고는 줄겠다 했죠. 그제 또 실험 정신을 발휘해서... 깨끗이 씻어서 꼭지만 살짝 잘라내고.. 사과 한 알 먹듯이 껍질째 먹어 보았어요. 하나도 안 쓰고, 단단하고, 껍질 덕분에 과육이 흔들리지 않아서 과즙도 덜 흐르고 먹기 편했어요. 그래서 참외도 껍질째 먹게 되었답니다.^ ^

 

그러고 보니.. 야채와 과일만 껍질째 먹을 수 있군요. 뭐 하기는 쇠고기나 돼지고기도 껍질을 먹어보긴 했지요. 콜라겐이 많다길래. 요새는 고기 자체를 많이 안 먹으니까 먹을 일이 없지만.

 

껍질째 먹어요. 아주 편해요. (뭐 농약이 걱정되시면, 이번 기회에 유기농으로다^ ^. 저도 이번 주에 생협 조합원 가입했걸랑요.) 나름 운율이 맞군요. 아예 이렇게 시작하는 노래라도 한번 만들어 볼까요?



카레 재료를 모두 따로 볶아서 끓이면 종류별로 기름을 넣어줘야 해서 칼로리가 높아진다. 그래서 연구한... 칼로리는 낮추되 단맛을 높인 카레 요리법

 

1. 감자 中 세 개, 양파 中 2개, 당근 小 1개를 큼직하게 썬다.

(감자와 당근은 솔이나 야채 전용 수세미로 박박 문지르면 껍질 안 벗겨도 좋고, 영양도 더 우수하다.)

2. 냄비에 손질한 재료를 담고 물 세 컵=600cc을 붇는다.

3. 올리브유 한 큰술을 넣고 센 불에 끓인다.

4. 끓어오르면 불을 약불로 줄이고 20분쯤 익힌다.

5. 감자가 너무 퍼지지 않게 익고 국물 색깔이 뽀얗게 야채즙이 우러나왔을 때쯤 잠시 불을 끈다.

6. 물 50cc와 우유 50cc에 카레 100g(소포장 1봉지)을 고루 섞는다.

(요즘 카레 과립형이라 잘 녹는다지만 그래도 개서 넣는 게 금세 녹아서 더 좋다.)

7. 익은 야채에 카레 갠 것을 조금씩 넣어가며 골고루 섞어준다.

8. 이미 어느 정도 농도가 나왔겠지만 카레의 향료가 충분이 향을 내도록 약불에서 가끔 저어가며 끓인다.

9. 8이 익는 동안 사과 한 개를 깨끗이 씻어 씨를 제거하고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넣는다.(감자나 당근보다는 작게 썬다.)

10. 사과를 넣고 2~3분 후 불을 끄고 냄비 뚜껑을 덮은 채 30분 이상 기다린다. (이때 먹어도 되지만 30분 기다리면 훨씬 더 맛있다.)

 

큼직하게 썰은 야채가 깊은 맛을 내고 올리브유는 필수지방산을 더해주면서 야채가 서로 잘 어우러지게 한다. 우유는 카레에 들어 있는 나트륨 섭취를 막아주면서 걸죽함과 함께 부드러운 맛을 내고, 사과는 향긋함과 함께 달콤한 맛을 낸다.

 

달콤한 맛에 밥이 없어도 한 대접 가득 먹고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감자와 양파, 당근, 올리브유... 모두 다이어트 식품^ ^)

 

꼬들밥이 어울리는 카레에 현미밥을 비벼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죽처럼 건더기를 풍부하게 만든 진하고 걸죽한 카레이니 밥은 반 공기만 넣어도 충분. 아무 반찬 없이도 향긋하게 한 그릇 뚝딱으로 추천한다.

 

무엇보다 따로 볶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불 조절 말고는 그냥 끓이기만 하면 되니 요리법 간단하고 불가에서 땀 흘릴 일 없고... 불에 올려놓고 청소나 빨래 등 다른 집안일과 같이할 수 있는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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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2 14:27 2008/05/12 14:27

이사 대신.

2008/05/11 16:23 생활감상문

지난 번 이사는 험난했다. 몇 달 동안 안 나가던 방이... 열흘 후에 비워달라는 조건으로... 갑자기 나가 버렸고, 겨우 이틀 만에 처음 본 방을 동네가 조용해 보이고, 대체로 넓다는 이유로 바로 계약해 버렸다. 회사에서는 한참 바쁠 때라... 이삿날인 재작년 어린이날 새벽 4시에 퇴근해서... 집에 와 2시간 자고... 들이닥친 학생이사 아저씨들 도움으로 겨우 이사. 그냥 아저씨들이 놔주는 대로 짐 풀어놓고... 2시간 더자고... 공휴일인데 당직중인 필자(당시엔 D일보의 논설위원이던 K교수)에게 교정지를 갖다 주러 다녀왔다.

그리고 2년... 이 집에 와서 공부를 많이 한 것도 아니고, 우울증과 불면증에다가 교통사고까지 몸은 계속 아팠고, 연애를 시작하길 했나, 돈을 많이 벌기를 했나, 굳이 따지자면 되는 일이 없었으므로.... 이사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대충 알아보니 새 이사는 더욱 험난했다. 전세가 많이 올라.... 내가 가진 돈으론 더 나은 집으로 옮길 가능성은 희박했고, 집 앞에 다니는 휘트니스 센터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하면서 대충 재미를 붙였고... 3월부터 다닌 영어학원에, 아직도 가끔 아픈 몸 때문에 종종 가야 하는 병원, 그리고 주 1~2회는 하게 되는 야근에 덧붙여 이사라는 대업까지 이룰 정신적 여유가 없었다. 게다가 냉정하게 말하자면 작년에 병원 다니며 석 달 논 탓에 이사에 따르는 비용을 감당할 여윳돈도 없었다. 물론 더 나은 주거환경을 위해 감수할 수 있는 비용이었지만, 더 나은 주거환경을 구할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해서 방 알아본 지 1주일 만에 이사 포기. 그냥 살기로 하고, 집주인이 원하는 대로 한 달에 월세 10만 원을 올려주기로 했다. 이사 안 할 거라 생각하고 다시 집을 둘러보니.... 벽지의 때도 눈에 띄고, 구석구석 먼지도 많다.

이사 대신... 집을 좀더 살 만하게 만들자고 연구. 우선 잡동사니들부터 처리. 책꽂이 자리만 차지하던.. 이비에스에서 녹화한 영화 비디오들은 버리고, 복사만 해두고 안 보던 프린트들은 이면지 처리. 직접 받은 게 아니라 대학원 연구실에서 주워온 논문들 폐지 처리. 안 입는 옷은 한 보따리 싸서, 버리려고 하니까... 윗집 아주머니가 동네 어려운 할머니들 드리신다고 챙겨 가셨다. (좀 켕기더군) 일이나 공부의 공간보다는, 잡동사니만 쌓이기 일쑤인 책상을 버리고, 그 자리에 앤티크 스타일의 서랍장을 들여놨다. 자주 입는 옷은 그리로 옮기고, 플라스틱 서랍장은 안 입는 계절 옷 보관용으로 용도 변경. 책상 대신 노트북을 놓으려고 독서대 겸용 기능이 있는 작은 다과상을 샀다. 부착식인 스탠드 조명도 끼울 데가 없어서 회사 책상으로 옮겼다. 새로 독서용 스탠드를 하나 더 사야 한다. (이런 걸 두고... Y양은 돈지랄이라 하지.T T) 독서는 침대에서, 교정은 식탁에서 뭐 이렇게 되나? 다음달 월급 타면 책장도 하나 더 살 예정인데... 좀 비싼 듯해서 빈 벽에 선반을 설치하면 어떨까 연구 중.

이제 남은 건 부엌과 욕실. 룸메들과... 싱크대도 한 번 속의 것 다 들어내고 닦아야 할 것이고, 냉장고도 묶은 때 벗기고, 화장실에도 락스 좀 뿌려야 할 듯싶고, 여기저기 그림들도 위치 좀 다시 조정. 이런 식으로 계속 조금씩 여기저기 손 보는 중. 

하지만 일에는 끝이 필요한 법. 피곤하다. 대충 이번 연휴까지 하는 걸로 마무리하고... 5~6월엔 일에 몰두. 7월에 여름휴가 놀다 와서... 업무 복귀 전에 살짝 마무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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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1 16:23 2008/05/11 16:23

술 앞에 약해지다.

2008/05/10 07:49 생활감상문

며철 전부터 금요일 저녁에 술 마시자는 말이 회사에 돌았다.

내게도 얼핏 말이 있었지만....

술에 대한 욕구가 별로 없다며... 대충대충... 대답.

실제로 술을 마시고 싶다거나 취하고 싶은 욕구가 별로 없었다.

 

야근을 해야 하나, 일을 싸가지고 올까...

(오후에 촛불집회 갈 사람 두엇 물어봤는데...

막냉이는 약속 있다 하고, M선배는 답장이 없고)

뭐 이러면서... 일을 하다 보니..

얼핏 6시 반쯤 어제 분량의 일은 마무리될 상황.

 

퇴근할 사람들은 하나둘 인사하고 떠나고....

쭈꾸미 먹으러 가자는 대화가 이리저리 들려오는데

드디어 P차장(아니, 우리의 식사부장 P부장)이 다가온다. "야근하시나요? 저녁 드시고 가시죠?"

이미 야근할 생각은 사라져 있었기에 쭈볏쭈볏.

그러나 어제 용띠 운세.... 먹고 놀 운수가 있다길래....

에라이...

 

맘 급하고 배고픈 P차장과 얼른 먹고 와서 야근할 임쿤.... 

먼저 나가 쭈꾸미 굽기로 하고.... 일 마무리하고, 연휴에 볼 원고 챙겨야 하는

나와 J차장은 10분 후 출발.

 

걸어가는 그 몇 분 사이에도...

J차장은 다음주에 함께 해야 할(내게 인수인계할) 저자 미팅....에

관련해서 계속 브리핑이닷. 당할 수 없는 꼼꼼함.^ ^

 

가보니 한 판 가득 익는 중, 양푼 안에도 한 가득.

쭈구미 고추장 볶음에 곁들여. 산사춘 두 잔....

오랜만에 마시는 술인데, 딱히 맛있지도, 딱히 어렵지도 않게....

그냥 밥에 국 곁들이듯이.

그러고선 뭔 얘기했는지 기억은 안 났지만... 제법 화목한 시간. 

30분쯤 지나 외근 갔다 온 L과장님도 합류. 주종이 소주로 바뀌었다.

(역쉬 영업자들의 소주 사랑은 못 말려.)

소주는 좀 쓰더군. 그래도 얼핏 석 잔쯤 마신 듯.  

 

알딸딸하고 화목한 분위기에 얼결에 당구장까지 따라간다.

내게도 쳐보라 하는데... 포켓볼 친 지도 거의 10년쯤 된지라..."구경만 하겠습니다. 재미있게"

 

구경 잘하고 있다가... 갑자기 취한 건 아닌데, 기분이 침울해지더라.

그들과 있는 건 즐겁지만, 더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었다.

 

낯설고, 서글펐다.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고....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나 싶기도 했다.

 

전주영화제 가서 본 영화들에 나오는 여자들이 모두 담배를 피워서 그랬는지...

약간 흡연 욕구가 생겨서.... 괜히 누가 꺼내놓은 담배만 만지작만지작.

담배가 매울까 봐가 아니라.... 진짜로 흡연자가 될까 봐.... 겨우 참았다.

 

마시질 말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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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0 07:49 2008/05/10 07:49

2003년과 다르고 또 같은 것.

2008/05/03 01:22 생활감상문

와와... 오늘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가 열린다는 말을... 막냉이 중간고사 끝난 기념으로 간만에 세 박자매 저녁 먹으면서 막냉이한테 들었다. "그럼 내일 너랑 광화문에 집회나 하러 갈까?"... 속으론 '어언 5년 전 초딩인 너를 데리고 탄핵반대 촛불집회를 다녀온 보람이 있구나. 뭐 하기는 그때도 Y양이 널 데리고 간 것이다만.' 흐뭇해하면서.

 

사실 어제 내내 골골해서 전주영화제 못 가겠구나 했다.  

4월 초에 기차표도 미리 끊어 놓고... 예매 오픈날 기다려서 영화표도 예매해 놨지만...

오늘 밤에 집에 와서 다 취소하고.... 맘 비우고....

 

주말에 쉬다가 원고 좀 볼까 하던 참에.... 그제 막냉이가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집회 알림 문자를 보고....

아아, 여기 가서 힘이나 받을까 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오늘 컨디션은 좋아졌고....

많던 일에 대한 압박도... 일은 여전히 많지만... 좀 줄어들었다.

 

아니, 어쩌면... 전주영화제가 아니라 그냥 여행을 다녀오면.... 쉬다 오면 기운이 날지도 몰라.

 

그래서 어디 가서 데모를 하는지, 세미나를 하는지, 술을 마시는지, 예정된 대로 여행을 갔는지 통 연락이 닿질 않는 Y군에게 다시 한번 전주 날씨를 묻는가 하면.... 간만에 대전 사는 대학동기 L군과 전주영화제 스테디 팬인 M선배에게 전주 가냐고 문자를 쳤다.

 

Y군은 답이 없고, L군은 친히 전화를 하시어 내일 아침 일찍 도착한다며 미리 가서 미처 구하지 못한 영화표를 구해 준다 했고, M선배는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사실은 명박이 반대겠지. 선배는 명박이의 골수 안티다.) 때문에 (안 바쁨에도) 영화제를 포기했단다(선배에게 우리 막냉이를 부탁했다. 집안 대표로 데모 나간다며... 아아, 그녀는 이제 막 민증이 나왔다).

 

아아, 오늘 촛불집회에 1만 명 모였다는 사진을 보니까 물론 나도 집회 가고 싶다. 2003년에 몸도 안 좋고, 막 취직한 지 일 년, 독립한 지 6개월 우울하고 몸도 아프던 차에 탄핵반대 촛불집회는 얼마나 즐겁고, 힘받는 경험이었던가. 지금은 흥분 안 되도... 가면 즐겁겠지. 우리가 뭔가 이룰 듯한 힘을 막 느낄 거야. 평소에 느끼던 제약이나 답답함도 많이 풀리겠지.

 

와와, 이렇게 큰 덩어리를 보면 좀 설렌다. 이것이 낭만주의요, 전체주의라 해도 할 말 없다.

 

 

그런데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

이번엔 흥분하지 말고 좀더 일상적인 방식으로 하고 싶다.

 

고기 먹기를 지양한 게 벌써 4년째. 우유 먹을 분량도 절반은 두유로 줄였고.

집에서 해먹는 반찬도 김치, 멸치, 달걀, 야채볶음으로 대체로 줄였고.

남획되는 참치도 많이 먹지 않으려 노력하고.

혹시 속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로컬 농업 부활에 작은 힘도 보태고, 좀더 건강한 음식 먹으려고...

수입산 식재료 안 산 것.... 제대로 선언한 적은 없지만 혼자서 열심히 지켜왔다.

지켜왔는데도 명박이가 이 지랄이니까 솔직히 화는 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나를 즐기기 위한 여행을 계획해 왔고.... 그래서 떠난다.

여행도, 데모도 일상을 벗어나는 일이지만... 굳이 고르라면... 여행 쪽이 더 그런듯싶다.

그들은 오래 준비해 왔고, 교묘하게, 전면적으로 모든 것을 바꾸려 한다.

가장 일상적인 차원에서 전선이 만들어지고 있고,

그 싸움은 살아 있는 한 끝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2박 3일 후에는... 지치지 않고.... 지레 실망하지 않도록.......

5년 전처럼 나가 떨어지지 않게....

이번에야말로 정신 바짝 차리고.... 하지만 유연하게.... 즐겁게....

새 싸움을 받아들이고 싶다. 남도의 햇볕 듬뿍 받고, 이렇게 난 음식 정기 받아서.

 

 

한옥마을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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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3 01:22 2008/05/03 01:22

몸이 또 감옥이 되어 간다. 다 내 죄지만.

2008/05/02 01:13 생활감상문

지난 주부터.... 계속해서 빡빡한 저녁 스케줄을 소화한 결과, 또 골골하다.

 

월요일 저녁에 서랍장 배송 와서 집에 헐레벌떡 뛰어왔다가 세탁소에 겨울 코트 맡기고 운동 갔다가 화요일에 영어학원 갔다가 집에 와서 인터넷 안 된다고 신경질... 수요일에 야근하고.... 집에 와서 <온에어>에 잠시 기분 좋아졌다가... 목요일에 영어학원 갔다가 N언니랑 방오빠 만나 술 마시고 노래방 갔다가 새벽 2시 귀가. 금요일에 결국 수면 부족에 골반 아파서 한의원 갔다가 11시 넘어서 출근... 그러고도 저녁엔 집에 통밀가루 사 가지고 들어와  초컬릿 레시피 연습. 토요일에 집에 서랍장 자리 정하고 대청소 시작했다가 N언니 아들 돌잔치 갔다가 사진 찍어 주고, 4년인가 5년 만에 만난 Heon's 수다 들어주고, 돌잔치 끝나고 다시 모인 선배들 수다 들어주고, 다시 지하철까지만 데려다 준다더니 거의 납치 수준으로 구로까지 데려다 주면서 풀어낸 Heon's 수다 들어주고. 부모님댁 가서 내일 할 강의 원고 쓸 자료 준비하다가... 일요일에 아버지랑 막냉이 아침 차려 주고, 집에 와서 대청소 마저 하면서 머핀 구워서 Y군이랑 M군이랑 <너를 보내는 숲> 영화 보고 메밀묵밥 먹고 아이스크림(콜* 스* CJ거라 좀 그렇지만 맛은 있더라) 먹고, 집에 와 일하다가 자정 넘어 취침.

 

다시 시작된 한 주....

월요일 저녁에 세종문화회관으로 낭만주의 피아노 공연 갔다 기운생동한 연주와 어딘가 기이한 피아니스트의 몸짓과 표정 '지대로' 즐겨 주다가 끝나고 SW이와 수다 떨고...(광화문 스폰지 1층 카페 좋더라.) 화요일에 허리 아파서 일찍 귀가했다가 영양 부족인 듯해서 3시간 동안 주말에 하던 서랍장 및 책꽂이 정리 마무리하고 반찬 만들고 설거지하다가 허리 다시 아파지고... 수요일에 점심 시간에 병원 다녀왔다가 야근하고... 또 겨우 <온에어> 시청.  그런데 또 정신 못 차리고 몸도 아픈 주제에 다음날 늦게 자도 된다며 괜히 새벽 1시까지 인터넷에 티비 시청에 빈둥빈둥. 목요일엔 날은 좋은데 삭신이 쑤시고, 입엔 혓바늘이 다섯 개쯤 났다. 피곤하다고 운동도 병원도 안 가고.... 괜히 룸메이트 밥 차려주고, 학교 가서 친구들이랑 먹으라고 당근케이크 구워주고.... 자고 싶은데 깅의 원고도 써야 하고, 다음주에 만나기로 한 서울대 K교수 원고도 검토해야 하고... 당근 케이크 먹고 소화 안 될까 봐 낮잠도 못 자고.. 계속 스트레스만 받다가 괜히 친구들에게 전화나 돌리다가.... 서울시 지원금 신청 중인 Y양 방해하면서 어버이날 선물 뭐 살까 열라 고민하면서 왕 수다 떨다가... 과연 기차표랑 영화표 끊어놓은 전주를 갈까말까 하면서(사랑방 신청 떨어진 후에는 못 갈 듯해서 방도 안 구해 놓았다가...) 한옥 숙박을 구하면 웬지 전주 가서 병이 다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품었다가... 역시 예약이 꽉 찬 것을 보며 좌절했다가  괴로워하면서 겨우 30분 원고 좀 쓰다가 영어 학원 갔다가 소화시킨다며 걸어왔다가 티비만 내처 보다가... 11시 반 넘겨서야 원고는 무슨 원고, 강의 목차나 제대로 잡자고 여기저기서 필요한 내용 잡아서 타이핑만 하다가... 괜히 일하는 H양 방해하면서 메신저질 하다가.... 여기 와서 또 이러고 있다.

 

몸이 조금만 골골하면.... 정말 사는 게 구질구질하다. 신체의 능력 부족. 이럴 땐 몸이 정말 감옥 같다.

한번도 치열한 적 없이 바쁘고, 아프기만 한 몸. 산만하고 에너지 절약할 줄 모르는 정신 상태.

 

게다가 기다리는 전화는 오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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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2 01:13 2008/05/02 01:13

빗속에 쓰는 며칠분 일기

2008/04/22 23:23 생활감상문

며칠 간 날은 더웠고, 그 탓인지 소화불량과 간단한 짜증에 시달렸다.

토요일엔 북한산 진달래 능선으로 등산 갔다가 산에서 기분 좋다고 김밥에 와인까지 과식하고는

하산해 맥주에 골뱅이무침, 추어탕 반 그릇까지 먹고는...

소화제 먹고, 다음날 집에서 꼼짝 안 하며 하루 세 끼 다 먹었더니....

어제 아침 먹고 확실히 소화불량 징후가 나타났다.

결국 점심, 저녁 두 끼 굶고, 오늘 아침엔 에너지바 두 개와 커피 한 잔.

점심부터 밥 먹기 시작.

 

그 사이 집엔 인터넷이 안 되어 답답해하다가.... 오늘 저녁 재개.

(그 덕분에 일요일에는 1월부터 최근까지 본 영화표를 노트에 붙이고 책상을 정리했다.)

 

금요일엔 회사에서 작은짐승 님 포스트에서 자극받아 산 브레히트 시집에서

시를 한 편 베껴두다가 블로그 창을 닫아 버리는가 하면,

어제는 칼퇴근해서 서랍장 배송 받고 미용실로 건너가 차례 기다리며

소화불량(먹을 것뿐 아니라 독서와 일과 글쓰기를 포함해서)에 관해 몇 줄 쓰다가

순서가 되어 비밀글로 저장해 두었지만... 오늘 이어갈 기운 없어서 삭제.

(기분전환 삼아 한 달을 별러 산 서랍장과 이틀을 별러 자른 머리모양은 둘 다 제법 성공했다)

 

비는 오고, 할 일은 많음에도,

J옹에게 N언니 아들네미 돌잔치 건으로 전화한 것을 시작으로

친구 서넛에게 메신저와 전화로 집적집적.

(사실 내가 걸기는 했다만, 수다가 길어진 건 H군 때문이다.
마침 뭐 열받는 일이 있더라고. 열심히 들어주고, 또 몇 가지 위험요소에 대해 충고를 했지)

 

어제 간만에 집에서 교정 보다가 잤더니 역시 잠자리가 불편하더군.

잠을 잘 못 이루다가 겨우 새벽에 잠들어 꾼 꿈에서....

지갑을 도둑 맞았다가.... 되찾았는데.. 알고 보니 빈 지갑.
전/현 직장 사람들과 택시 타고 가다가 돈 찾는다고 무작정 뛰어내려서
빈 지갑을 되찾은 장소에서 서성이니까.... 수다 떨던 아줌마들이 도둑을 알려준다.
화를 버럭버럭 내서 돈 5만 원을 되찾았다. 노점상을 하는 그는 내게 5만 원을 돌려주자...
7000원이 남았더군. 웬지 또 미안해서 만 원을 주고 꿈에서 깼다.

오후에 무료 꿈풀이 찾아보니... 도둑이 들면 내 근심걱정을 다 들고간 건데...

난 도로 찾아왔으니 근심걱정을 되찾아온 셈인가?

  

원고는 딱 세 줄 보았는데.... H군 얘기 들어주면서

형광등 끄고 촛불 켰더니... 일할 마음 싹 사라지네.

에잇. 세탁기 돌린 빨래나 널고 자야겠다. 내일은 야근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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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2 23:23 2008/04/22 23:23

wffis 2008 그리고 또 골골, 더하여 약간의 반성

2008/04/13 22:10 생활감상문

어젯밤에 나름 정성 들여... 어제 갔던 여성영화제 풍경과 이런저런 소회를 포스팅했으나...

(상하이 룸바드림 걸즈 / 팝의 여전사  동시상영, 이렇게 두 타임을 H양과 관람했고,

그 와중에 늘 마음의 빚이었던 이대 KEH 선배와 우연히 만나... 생사를 확인했다. )

제목 수정을 한다는 것이 그만 삭제를 눌러 모두 사라져 버렸다. T T

실의에 빠져 괜히 티비 리모콘만 괴롭히다가 잠든 게 새벽 한시.

 

아침에 일어나니 온몸이 찌부둥.

(어제 영화 두 타임 보고, 아이쇼핑하고, 집에 와서 장시간 컴퓨터 쓴 것도 나빴지만...

이미 야근, 영어학원, 비 오는데 선 보기, 영어학원, 야근으로 이어진 주중 스케줄이 사단이었다.)

목용탕 가서 뭉친 근육 좀 풀어주고 영화제 갈까 했지만...

그나마도 기운 없어 탕에서 땀 빼다 영화 포기하고 귀가하는 사태가 날 것을 우려하여...

집에서 대략 이런저런 시간 때우다 뜨거운 샤워로 대치하고 30분 일찍 아트레온 도착.

(<붉은 거리>에서 <키드의 특별한 여름>으로 갑자기 바꾸는 바람에 현장 예매를 해야 했다.)

 

일요일인지라 한산했다.(어제는 제법 붐볐는데.)

표도 수월히 구했다. 올해는 홍보가 부족했는지, 뭐가 문제였는지...

오늘 본 영화는 자리가 꽤 많이 남아 있었다.

 

아침엔 단편 모음인 꽃은 피고 지고 / 라크쉬미와 나 / 축하해요! 데이지 그레엄 / 신부, 도망가다 세트를 후배 HN과, 오후엔 키드의 특별한 여름를 JY와 보았다. 

 

하나하나 생각해 보면.... 할 말이 많은 영화들이겠지만,

오늘은 골골인지라 곰곰히 생각하는 건 삼가는 게 좋겠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요새 포스팅은 자주 하면서도,

피곤하다는 핑계로 제대로 글을 쓰는 경우는 별로 없는 듯싶다. 뭐 언제는 깊이 있는 글을 썼냐만은.

 

KEH 선배가 졸업한 지 이미 6년이 지난 논문을 그래도 보고 싶다 해서...

(사실 나도 6년 내내 이 양반한테 논문 못 드린 게 죄송하긴 했다. 워낙 잘해 주신 분이라.)

한 부 드리기로 한 김에 어제 좀 읽어 보았다.

(졸업 이후 논문을 읽어 본 게 처음은 아니고, 잘 쓴 논문도 아니다만...)

지금은 이만큼 쓰려면 못 쓸 것이고, 문체도 바뀌었고, 호흡도 짧아졌고, 글을 쓸 때 신경 쓰는 부분도 달라졌다. 사실 내 논문은 석사 논문 치고도 짧은 논문임에도... 대체로 대학원 시절 배운 내용이나 페이퍼 관련된 내용은 모두 합친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니 결국 또 글쓰기란 뭔가를 표현하는 게 아니라 공부한 걸 정리하는 일이라서... 노트북만 사서 책상에 올려놓는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구나...라고 절감했달까?

(그러고서 나름 어제 영화 본 걸 까먹기 전에 써 보려고 했는데... 그걸 날려서 더욱 실의에 빠진 셈)

 

그럼에도 오늘은 일찍 자야지. 아, 정말... 그만 골골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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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3 22:10 2008/04/13 2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