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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01/29
    온우한 사람은 복이 있다
    깡통

활동보조인

2월 8일 아침에 적은 글에 댓글이 달렸다. 활동지원사요 ㅎㅎ

 

내게는 활동보조인이라는 단어가 익숙하기에 댓글이 달리기 전까지도 내가 무슨 단어를 사용했는지 몰랐다. 내 머리에 박힌 것은 활동보조인.

 

내가 장애인을 처음 접한 것은 1988년 어느 날. 학교 친구들이 장애인 관련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동아리와 연계된 곳에서 동대문 인근의 교회에서 장애인들과 관련한 행사를 하게 되서 도와주러 갔다가 장애인과 직접적인 접촉을 처음 했었다. 그 때 교회가 중앙성결교회였나?

 

행사를 참여하기 위해 언덕을 오르는 여성 장애인의 휠체어를 처음 밀어봤고, 행사가 끝난 뒤 한 남성의 휠체어 이동을 도왔다. 이 남성이 소변을 보기 위해 화장실에 들렀고, 소변을 보는 것을 도왔다. 그리고, 버스에 타는 것을 돕고자 그를 안고 버스에 올랐다. 당시 신학을 하던 어린 나는 마음 한 구석에서 그 남성을 밀어내고 있었다.

 

군에서 제대를 하고, 1993년 어느 날 조그만 교회 교육 전도사로 여름 성경학교를 준비하면서 아이들과 동네를 돌아다녔다. 다미선교회 사건으로 교회에 대한 인식이 좋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따라왔다. 교회에 따라온 아이 하나가 다른 아이들과 작은 방에 들어갔다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다른 아이들이 놀라서 물러났다. 놀라서 상황을 살펴보니 한 아이가 마구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당시 단순 무식한 나는 귀신? 알고 보니 아이는 자폐아였다. 아이의 아빠는 도장을 만드는 분이었다. 그 아이의 아빠가 내게 도장을 선물했고, 그 도장은 지금 내 인감도장이 되었다. 1994년 어느 날 교회를 떠나면서 아이와 멀어졌다.

 

1999년 어느 날 하이텔에서 듣지 못하는 장애를 가진 여성과 채팅(?) 그때는 뭐라고 했었는지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요즘 말로 채팅을 하다가 교회를 다니고 싶어 하는 장애인이 있다고 해서 그를 처음 만났다.

 

그가 중증장애를 가졌기 때문에 집에 가서 교회까지 함께 와야 했다. 그는 내가 목회하던 교회에서 집사가 되었다. 그를 통해 활동보조인이라는 것이 있음을 알았고, 활동보조인 때문에 그와 그의 가족이 힘들어하던 기억도 있다. 내 기억 한 구석에서 활동보조인이라는 단어가 그때 인이 박혔나보다.

 

이사를 하고, 목회를 그만 두고, 이런 저런 사연 때문에 그와 멀어졌다. 2019년 5월 18일 그의 어머니에게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가 한동안 몸이 좋지 못해서 컴퓨터도 하지 못해서, 내 연락처를 몰랐다며, 그가 1월에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찾아보니 그는 2019년 1월 4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가 나를 보고 싶어 했었다는 소리에 말을 잃었다.

 

2005년 11월 27일 그가 생각하는 ‘장애인들이 교회에 안 가는 이유’에 대해 글을 보냈다. 그는 평소 사람들과 발가락으로 노트북 자판을 쳐서 소통을 했고, 이 글 역시 그렇게 적어서 메일로 보냈다. 교회는 2층 계단을 올라와야 했었다.

 

1. 원천봉쇄형

 

우리 교회도 같은 문제점이 있지만

대부분 교회가 장애인이 가기에 불편합니다.

많은 계단과 비장애인에게 맟춘 시설들

보십쇼 입구에 계단이 없는 교회가 있는지?

경사로가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고요.

 

2. 냉대형

 

일부 교회와 성도들은 우리가 가면 싫어합니다.

나를 싫어하는 곳에 가는 사람은 없겠죠?

 

3. 소외형

 

이 부분은 저도 느끼는 것입니다.

자의 건 타의건간에 장애인을 소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교제가 어려운건 사실인것 같습니다.

장애가 심할수록 말입니다.

 

4. 무지형

 

극단적인 예지만

어느 목사님이 이렇게 말씁하셨다고 합니다.

장애인은 믿음이 약하다 왜냐 기도하면 다 났는데

안났는건 믿음이 약해서 그렇다 ㅋㅋㅋ

저도 그 소리 듣고 멍 하던군요

이렇게 일부 교회는 장애인에 대해 무지합니다.

 

이렇게 성경도 모르고 예수님의 사랑도 모르는 교회가

이 땅에 있다는것이 안타갑습니다.

 

한가지 부탁 성경 읽을때 혹은 설교하실때 병신, 벙어리 귀머거리 앉은뱅이

이런 말들은 순화해서 사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23년 오전 중 활동지원사를 하려고 공부를 해야 할 처지다보니 활동지원사 관련 글이 눈에 보인다.

 

진보넷에서 장애인활동지원 관련 글만 모아놓는 블로그에서 ‘장애인활동지원사 월급 천만 원’ 이라는 칼럼을 2월 8일 늦은 시간에 봤다. 찾아보니 뉴스풀에서 전덕규 전국활동지원사노동조합 사무국장이 2023년 1월 17일 쓴 칼럼이었다.( http://www.newspoole.kr/news/articleView.html?idxno=10273 )

 

내 눈에 들어온 글.

 

노동자들을 지원하면서 경악했던 사건 중 하나는 한 장애인 활동가가 우리 조합원이 일하는 장소에서 활동지원사의 노동을 폄훼해서 벌어진 갈등이었다. 그 활동가는 자신의 발언을 변호하기 위해 “밥 먹고 잠자면서도 돈 버는 거 아니냐”, “천만 원까지 벌 수 있다”, “장애인들이 얼마나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준 거냐” 같은 이야기가 ‘장판(장애인 인권 운동판)’에서 농담처럼 나오는 이야기라고 주장하는 서신을 제출했다.

 

전덕규 사무국장의 마음이나 내 마음이나.

 

예산 논리에 매몰된 정부 관료가 이런 발언을 하면 차라리 규탄을 할 수 있지만,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농담으로 한다는 사실은 견디기 힘들다. 이런 이야기 농담으로라도 하지 말라.

 

노동과 인권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들, 교회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사람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비로소 이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 계단을 오르기 위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만 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는 그리고 교회는 어떤 모습일까?

 

2023. 2. 9.

기억, 너머, 저편

 

2008년 1박 2일(3월 5일~6일) 교회에서 양평 어딘가로 놀러 갔을 때

#끄적임 #활동지원사 #활동보조인 #노동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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