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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마을까페 "이따"의 새 운영자 재환입니다.


안녕하세요.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의 새 멤버이자, 마을까페 이따의 새로운 운영자가 된 오재환이라고 합니다. 까페 블로그를 통해서 처음 인사드리는 것 같네요. 반가워요-

사실 까페 운영을 본격적으로 맡아 시작한지는 한 달 정도가 되었거든요. 그런데 지금까지 이에 대한 소식을 아무것도 전해 드리지 않고 있었다는 걸 깨닫고 ㅎㅎ 오늘에야 슬금슬금 블로그에 포스팅을 해 보려고요.

그러고 보니 한 달이 뭐야. 이 블로그의 마지막 글이 1년 전에 쓰여진 거네요. 훅 불면 미세먼지가 한 가득 날릴 것 같은 블로그의 몰골이 마치 지금 우리 까페 같ㅇ

갑자기 우울한 얘기 꺼내서 죄송해요. 우는 건 나중에.

그럼 가벼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시작을 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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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 늙어버린 이 공간을 어찌할 것인가

 


아래 그림은 마을까페 이따의 초창기 모습이에요. 사진이랑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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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갖춰진 게 많진 않아도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이죠?


하지만 지금은 이런 모습을 유지하고 있진 않아요. 테이블이나 의자나 선반 등 이런 저런 물건들에 변화가 있기도 했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요, 뭐랄까...

사실 우리 까페가 엄청난 수익을 내는 걸 목적으로 만들어진 건 아니거든요. 공룡과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더 컸고요.

그런데 손님이 그다지 많질 않다보니 청소도 덜 하게 되고, 갈 곳 없는 공룡 멤버들이 이래 저래 공간을 점유하게 되고, 멤버들 생활에 필요한 물건이나 그릇, 식자재도 여기 저기 정리 안 된 채 쌓이기 시작하고... 그래서 내부 구조는 나름 까페인데 카페도 아니고 사무실도 아니고 안방도 아닌 그런 곳이 되어 버리더라고요. 어떤 모습이었나 궁금하실 수도 있지만, 사진은 굳이 올리지 않으려고요 ㅎㅎ 그냥 혹시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피자집 같은 데 들어가 보셨어요? 그런 거 상상하시면 돼요.

어떤 공간이란 게, 자기 목적대로 쓰이질 못하고 관심에서 멀어지면 그대로 머무르지 않고 늙어버리는 것 같아요. 사람이 늙는 것처럼요... 좀 뜬금없지만, 아래 사진은 공룡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영은이라는 친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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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그래서... 제가 처음 까페 운영을 맡게 되었을 때, 사실 쉽진 않겠구나 싶었어요. 그렇다고 의욕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요.


왜 그 바그다드 까페라는 영화 보셨어요? 거기서 다 죽어가던 동네 까페가 우연히 찾아온 손님 덕분에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해 가면서 그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삶까지 바꿔 놓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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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 까페도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이 공간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공룡 멤버들과 많은 의논을 했어요. 이젠 청소해도 티가 나지 않는 바닥 타일을 갈아 버리고, 우리 손으로 직접 땀흘려 공사했던(=야매) 위험한 전기도 다시 손보고, 테이블도 좀 더 까페에 어울리는 것으로 바꾸고, 애매한 위치에 있는 부엌도 옮기고...

이런 것들을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한 친구에게 이야기해 보았더니 공사 자재비가 못잡아도 ***는 나올거라는 이야기를 들었고요.

영화엔 그런 얘기 없던데.

그래서 그냥 일단은 크게 무리하지 않고 지금 이 상태에서 조금씩 고쳐나가자는 결론을 내렸어요. 일단은, 청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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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도 얘기했지만, 이따를 공룡 멤버들의 안방처럼 쓰게 되면서, 한동안 청소가 그렇게 꾸준히 이뤄지질 않고 있었거든요. 테이블과 의자에 항상 먹다 남은 컵과 우리 물건들이 쌓여 있고... 사실 손님이 와도, 특히 우리가 아는 몇 사람이 아니면 반갑게 맞을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우선은 바닥을 매일 쓸고 닦고, 테이블 위에 있는 물건들을 치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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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한 번 날을 잡아서, 까페에 있어선 안될 물건들을 한꺼번에 치우고 정리를 했어요. 각자의 개인 물건들하며, 까페에 그다지 어울리지 않으면서 공간만 차지하는 책과 신문들, 나름 장식이라고 놓아둔 다 마신 술병들 등... 여기 저기 버리고 사무실에 올려다 놓고 하니, 그나마 정리할 공간이 좀 나오더라고요. 덕분에 냉장고 위에 쌓여 있던 물건들이나 공룡들이 밥 먹을 때 쓰는 그릇들을 안보이는 곳에 깨끗이 수납할 수 있었어요.

아직은 작은 변화라서 눈에 잘 띄거나 특별히 더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 않을 지도 몰라요. 하지만 헬스도 3개월은 꾸준히 해야 남들이 내 근육을 알아보는 것처럼(전 그런 적은 없습니다만 들은 얘기로), 우리 까페도 꾸준히 작은 변화들을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 달라진 모습에 다들 놀라게 될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

이후에 까페 공간을 위해 당장 해야할 일들이 줄을 서 있어요. 바닥 청소와 코팅도 하고, 까페 앞의 화분과 물건들도 정리하고, 곧 다가올 여름을 맞아 카페 안으로 들이칠 찬란한 직사광선 덕에 까페가 불지옥이 되지 않도록 에어콘을 사서 달고... 이런 일들이 진행되는 과정를 이 블로그에 빠짐없이, 자주자주 공유하도록 노력하려고요.

그러니 여러분도 앞으로 이따에 많은 관심 가져 주세요. 당장 많은 것이 갖춰진 까페는 아니지만, 앞으로 점점 살아나고 자라나는 모습을 함께 지켜보는 것도 꽤 즐거울 거라고 생각해요.

그럼 블로그도, 까페도, 자주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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