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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자 한다면 죽을 것이요..

어찌 어찌 해서 휴가가 오늘부터 시작되었다. 19일까지 제대로 쉬어보려는 계획은 중앙운영위 회의가 변경되면서 꿈으로 사라졌고 결국 모자란 휴가 중 하루를 오늘부터 채우기로 했다. 사실, 이번 주 내내 뉴스를 보면서 이런 시기에 휴가를 간다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뭐, 대단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그저 고민이라도 함께해야 될 것 같은 강박증이 있었다. 오늘 집에서 빨래를 하면서 내내 울리는 전화통을 붙잡고 이런 저런 상담을 하면서 내가 무엇을 위해 여기에 서있는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민주노총 대의원회 소위 폭력사태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는 사람들이 없지만 노동조합 설립이 이제 겨우 한달째인 입장에서 이러니 저리니 이야기 하는 것도 계면쩍고 다만, 단상을 점거한 동지들 중에 비정규직노조에서 일하는 동지의 모습을 보고 드는 생각이 2년전인가? 철거싸움이 있었는데 한 겨울에 철거가 들어오자 거의 폐허가 된 건물 옥상에서 신나며 휘발유 통을 들고 싸웠던 철거민들이 생각났다. 그때 모든 언론에서는 철거반에 맞서 싸우는 그이들의 모습에 대해 폭력사태라 우려된다는 것보다 저러다 사람이 다치지 않을까? 하며 한겨울에 집에서 내쫓는 정부 정책에 대한 쓴소리가 많았던 걸로 기억된다. 민주노총 대의원회에서 단상을 점거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심정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내게는 그때 그 철거민과 마찬가지로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함이 아니었을까 하는 짐작 뿐. 다만 그것을 저지하고 문제삼는 것이 함께 노동운동을 해왔던 내 옆의 그 사람들이라는 점이 다를 뿐. 폭력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리고 정당방위로 분류되는 폭력도 그 한계가 어디인지 심히 고민이 되지만 전후좌우 사정 거두절미 하고 오로지 한 방향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평가하는 사람들에 대해 묻고 싶다. 만약 당신이 오늘일지 내일일지 모를 해고를 일상처럼 느끼고 살아간다면, 그런 불안한 일상을 모든 노동자들에게 적용하려는 비정규직법안이 국회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면, 그런데도 사회적 교섭을 통해 정부와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누군가 주장한다면, 그 사회적교섭이라는 것이 정리해고와 파견의 허용을 가져온 것이라고 믿어진다면, 또다시 그것을 거론하거나 관철시키고자 하는 사람들 앞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하루 하루 목줄을 죄어오는 자본의 공세앞에서 오늘을 살고자 타협한다면 내일,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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