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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02
    다시 쓰는 글
    푸른 솔
  2. 2005/07/21
    여름 영양식(2)
    푸른 솔
  3. 2005/07/18
    여름... 휴가... 섬진강.......(1)
    푸른 솔
  4. 2005/05/09
    오월, 가족.(2)
    푸른 솔
  5. 2005/03/23
    블러그에게 미안해.
    푸른 솔
  6. 2005/03/11
    3월 - 기억 하나.
    푸른 솔
  7. 2005/03/04
    내가 닮고 싶은 사람.
    푸른 솔
  8. 2005/01/22
    다시 뛰기 위하여(8)
    푸른 솔
  9. 2005/01/19
    부모 마음은 다 같다.(1)
    푸른 솔
  10. 2005/01/11
    글보다 말.(3)
    푸른 솔

다시 쓰는 글

전국보육노동조합이 공공노조로 산별전환하고

지역별로 초기업지부(업종과 사업장 구분없이 지역을 중심으로 공공노동자를 하나의 지부로 묶는 지부)를

만들어보자고 중앙 사무처도 정리하고....

나는 임기를 마치고 공식적인 백수 생활을 시작한지 이제 한달.

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이런 저런 회의에 불려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단체활동 12년만에 처음으로 직책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쉬어보리라

몇달전부터 마음을 먹었는데 아직까지 진정한 의미의 백수가 되지 못하는 걸 보니

12년 조직생활의 묵은 때(?)를 떨쳐버리는 일이 그리 만만치 않다.

아직도 월요일 아침이면 메일을 확인하고 노조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점검하고 있는 나를 보면

좀 서글프기도 하다.

자유란, 경험해 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건지. ^^;

 

오래동안 잠재워놓았던 블러그를 다시 쓰면서

그동안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하나씩 발견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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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영양식

덥다.

하루종일 에어컨 바람밑에서 사는 것도 아니어서 땀이 비오듯 하다.

이런 날씨에 집회라도 나가 한두시간 있다보면

몸에 기운이 쭉 빠지는 것이 머리까지 멍하다.

나이탓인가?

올해는 유난히 더위에 맥을 못추겠다.

 

재미있는 것은 남들은 더우면 입맛이 없어서 밥먹기가 고역이라던데

난 더위로 잃어버린 기력을 보충하려는지 하루종일 먹고 싶은 것이 왜이리 많은지.

요 며칠사이에는 갑자기 곱창요리가 먹고 싶어졌다.

 

오늘 사람들을 꾀어 사무실에서 떨어진 곳까지 곱창을 먹으러갔다.

자리를 잡고 시키려는 아뿔사 저녁에만 곱창을 팔고 점심에는 그냥 찌개종류(김치찌개)만 된단다. 나참.

결국 갈치구이로 밥을 먹고(그것도 맛있긴 했다.^^)

저녁에 다시 한명을 꾀어 사무실 근처에 있는 병천순대집에 갔다.

처음에는 곱창대신 순대국이라도 먹으려고 갔는데

메뉴판을 보니 순대곱창전골이 있다.

19,000원이나 한다.

에라 모르겠다. 나중에 라면을 먹더라도..



그걸 두명이서 다먹고(같이 간 양반은 순대만 먹고 곱창은 거의 안먹어서  결과적으로 나혼자 2.5인분 정도 먹은 듯 하다)

밥까지 한공기 볶아서 먹고 왔다.

으~

 

얼마전에는 맥주나 한잔 하자는 사람들을 끌고 쭈꾸미를 먹으러 가고..

근데도 살이 팍팍 찌지는 않는 걸 보니 영양보충이 필요한 몸상태인 것도 같다.

 

담주 월요일이 중복이다.

 

삼계탕말고 먹을만한 여름 보양식, 뭐 없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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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섬진강.......

 

4월에 위원장과 같이 조합원 간담회 일정때문에

부산에서 광주로 고속버스를 타고 가다가 섬진강을 지나게 되었다.

아, 우리땅이 이렇게 아름답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섬진강.

섬진강 휴게소에 머문 짧은 시간(15분)이 얼마나 안타깝던지..

언제고 꼭 오리라.

저 아름다움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시간에 꼭 오리라.

이렇게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제 드디어 가 볼때가 왔다.

이번 여름휴가에 작정하고 섬진강 여행을 계획했다.

다음주다. 으 하하하.

 

대중교통으로 가기 엄두가 안나서 자가용 있는 친구를 한명 꼬셨다.

숙박은 인근지역에서 귀농한다고 내려간 친구네에서 해결하고

기름값만 달랑 들고 여행을 가기로 했다.

 

오랫만에 블러그에 와서 휴가 얘기를 쓰다보니

나도 사람같이 살 때가 있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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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가족.

5월 8일 점심.

어버이날로 수많은 가족들이 다양한 형태를 이벤트를 진행하는 날이지만,

내가 속해 있는 가족은 동생 생일과 부모님의 결혼기념일까지 포함해서

움직여야 하는터라 이번에 좀 무리를 했다.

 

즉, 말하자면 '외식'을 한 것이다.

온전한 수입을 가진 구성원이 없는 까닭에

유독 기념일을 좋아하고 챙기는 가족이지만

대개는 시장에서 조달해서 집에서 행사를 치르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세째동생과 내가 인터넥 검색으로 찾은 일식집(우와~)에

미리 예약을 해놓은 관계로 모처럼 '외식'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시작부터 만만하지는 않았다.

 

 



식구들의 온갖 구박을 받으며 외출준비를 해야했고

나는 그런 동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누나들이 결혼을 안하니.. 운운 하는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어머니, 좋은 날인데 좋은 이야기만 합시다."

 

모처럼 운전대를 잡은 아버지는

'돈도 없을텐데 니들이 필요한데 쓰지 뭐하러 비싼 곳에 예약을 했냐?'

뭐 내심으로는 나도 그러고 싶었다.

 

하지만 지난번 동생생일때 아버지가

'자식들이 이렇게 큰데 제대로 대접도 못 받고..' 운운한 하신 걸

애써 상기시켜드릴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식사 내내 아버지의 과거 잘 나가던 시절의 무용담(?)을 들으며

- 아버지의 무용담은 대개 자신이 얼마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과 어울렸으며

그래서 어떤 종류의 대접을 받은 적이 있다는 것으로 마감하곤 한다. -

예상하지 않았던 와인까지 한병 추가되는 바람에 출혈이 심하긴 했지만

그렇게 오월의 행사는 마감이 되었다.

 

 자식들이 어느정도 나이를 먹게 되면

가족구성원간의 힘의 균형은 예전과는 달라진다.

부모들은 더이상 절대권력을 휘두르지 못하고

자식들은 각자가 가족에 기여하는 만큼 권력을 가진다.

 

그 기여는 경제력일 수도 있고 구성원에 대한 정서적 배려일 수도 있다.

때때로 사회에서와 같이

경제적 능력이나 지위에 따른 서열이 가족안에서도 나타나게 되는데

다행히 내가 속한 가족은 구성원 중 누구도 그런 것을 갖고 있지 못한 까닭에

정서적 배려의 정도가 가장 중요해진다.

누가 제일 자주 전화를 하는지,

누가 부모님의 옛날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는지,

누가 가끔이라도 가족이 모이는 이벤트를 마련하는지,

이런 것이 중요하게 평가된다.

 

그러나,

항상 마무리는 "조금만 더!" 에 있다.

00이가 좀더 돈을 벌었으면

00이가 좀더 빨리 자리를 잡았으면

00이가 좀더 사회에서 인정받는 지위에 올랐으면

............

 

언제가 되야,

00이가 좀더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00이가 좀더 자신의 삶보다는 인류를 위해 헌신하였으면

00이가 좀더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키웠으면

00이가 좀더 불의에 대항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를 위해 노력했으면

00이가 좀더 가족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더 큰 공동체를 꿈꿨으면

......................................

이런 마무리가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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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그에게 미안해.

미안해 정말.

블러그라는게 주인이 쓰는 글을 먹고 사는 건데

요즘 들어 통 먹이도 제대로 주지 못했으니

성장지수라 할 수 있는 방문객 수도 거의 제자리 걸음이고

혼자서 많이 외롭고 서러웠을꺼야.

 

마음같아서는 매일 매일 들여다 보고 조근조근 이야기도 해주고

또 다른 블러그 친구들도 방문해서 인사도 나누고

그래서 블러그를 여기저기 알려도 주고 해야 되는데

도, 무, 지

시간이 어디로 다 도망갔는지 남아 있는게 없네.

 

세상이 우릴 이렇게 만드는구나.-_-;

 

 

그래도 오늘은 조금 짬이 나서 만나러 왔지

오늘 하루 보낸 이야기나 나눠 보려구.

 

오늘은 경찰청고용직노조 집회에 다녀왔지.

늘 그렇듯이 나는 빨간색 잠바를 입고 있었지.

경찰청고용직동지들은 소복에 남청색 투쟁조끼를 맞춰입고 있었고.

유난히 빨간색을 좋아해서 모든 잠바가(겨울용, 봄가을용, 여름용까지) 빨간색인 나는

집회에 가서 대열에 앉아 있을때마다

특히 같은 색의 투쟁조끼를 입은 사람들틈에 앉아 있을때마다

혼자서 튀는 상황에 당황하기도 하고

왜?! 거의 모든 노조의 조끼나 유니폼은 이렇게 어두운 색이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고

가끔은 그 상황을 즐기기도 하지.

 

그러고보니 보육노조 준비위 결성식때는 빨간색이 아니라 주홍색 잠바를 입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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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 기억 하나.

오래전이다. 대학 졸업반때. 친구 오빠의 소개로 만난 누군가와 두 달째 만남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3월도 막바지에 당시 인기있었던 영화 "사랑과 영혼"을 보고 나오는데 (대충 이정도면 어느 정도의 분위기가 흘렀을지 짐작이 될테지만 ^^*) 눈이 펑펑 쏟아지는게 아닌가. 유난히 눈이 잦은 금년에야 3월에 오는 눈이 더이상 신기하기는커녕 자연을 오염시킨 인간의 폭력에 대한 하늘의 징벌일까 걱정스럽지만 그 해 3월의 눈은 신기하고 느닷없이 주어진 선물처럼 들뜬 기분을 만들어주었다. 갑자기 오늘, 대설주의보를 떠드는 뉴스를 보면 그때 생각이 났다. 그때 나는 빈민지역 탁아소에 출근한지 얼마되지 않아 머리속엔 온통 아이들에 대한 생각밖에 없이 생활하던 시기였지만 사람의 감정을 기막히게 잡아내는 헐리우드산 신파영화를 보고 나온데다 하늘에서는 눈이 쏟아지지, 옆에는 남자친구가 있지, 잠시 아이들 생각을 잊을 만도 하지 않는가? 양희은의 노래를 들으며 차에 앉아 눈 오는 서울거리를 천천히 달리면서 잠시 세상과 분리된 듯한 느낌에 '오싹' 했다. 그리고, 그 잠깐의 감상이 지나고 나자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나? 밀려드는 상념을 주체할 수 없어 결국 혼자서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내가 돌보는 아이들, 이천원짜리 운동화를 선물로 받고 1주일동안 가슴에 끌어앉고 잠을 자던 아이들 그 아이들의 삶 속에서 나는 어떤 존재인지? 어떤 존재이고 싶은지? 정답도 없이 계속되던 질문을 던지며 그렇게 스물몇살의 젊음이 지나갔다. 아직도 나는 그 답을 찾기 위해 살고 있는 것 같다. 잠깐의 연애는 가물거리는 기억으로, 추억으로만 남았지만 혼자 집으로 돌아오게 만든 질문들은 여전히 생생하게 내 삶에서 계속 되고 있다. 나이를 더 먹으면 알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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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닮고 싶은 사람.

살다보면 가끔씩 닮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내가 갖지 못한 장점들을 가지고 가끔씩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그이들의 모습에서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참 많다는 걸 느낀다. 보육노조의 조합원이자 보육교사회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그이. 이번에 사무실을 새로 이전하면서(서대문역1번 출구/충정로역 8번출구) 바뀐 주소와 전화번호 등을 회원들에게 이메일로 쫙 뿌릴때만 해도 흠, 우리도 빨리 해야되겠구나 하는 생각만 했다. 그런데.. 오늘 보육노조 서울지부 일꾼 회의가 사무실에서 있었다. 이사 온 후 처음으로 조합간부들이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는거라 지하철역에서부터 길 묻는 전화가 계속이다. 그러면서 다들 한마디 한다. '주소랑, 전화번호만 공지하면 어떻게 길을 찾아오냐? 교사회 게시판에는 길 안내가 자세하게 나와 있더라. 그걸보고 찾아왔다.' 교사회 게시판에 몇번 출구를 나온 후에 골목을 어디에서 꺾는지 이정표로 무엇이 있는지 일일이 찾아오는 길 설명을 해 놓은 그이. 게다가 나는 내가 주로 타는 5호선에서 오는 길만 확인했는데 2호선에서 오는 길도 미리 확인해서 사람들에게 설명해준다. (길이 조금 다르다.) 작은 일 같지만 사실 찾아오는 사람의 입장에서 세심하게 생각하고 배려하지 않으면 이런 작업 하기 쉽지 않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일도 꼼꼼이 챙기고 무엇보다 (찾아오는) 사람을 중심으로 먼저 생각하는 그이. 오늘도 또 한 수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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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기 위하여

 

단체 상근 5년만에 휴가를 얻는다.

일은 보육교사회에서 했는데 휴가는 보육노조에서 얻어서 간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노조는 05년도에 출범하기로 되어 있었고

나는 노조 일을 시작하기 전에 보육교사회에서 한달간 안식 휴가를 받을 참이었다.

그런데 예정보다 노조 출범이 앞당겨졌고

교사회 대표임기도 다 채우지 못하고 사퇴한 후 노조로 자리를 옮겼다.

작년부터 휴가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던 터라

한달 간의 휴가를 손꼽아 기다렸건만

같은 사람, 같은 사무실을 쓴다 해도 엄연히 서로 다른 조직인데

5년 일했으니 휴가 갈래요~ 하는 말이 차마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다시 5년의 기나긴 여정을 생각해보니

(물론 5년 이후에도 일은 계속하고 있겠지만 *^^*)

이번에 쉬지 못하면 도무지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특히 작년에는 몸이 아파 하루, 이틀 쉰 것 말고는

휴일도 휴가도 없이 일했던 터라 더욱 그랬다.

결국 위원장에게 개겼다. 이번에 휴가 안주면 일 못해!!

이렇게 얻어낸 휴가가 1주일.

설연휴와 연결해보니 얼추 열흘이상 휴가가 가능해서

내친김에 제대로 쉬어보자, 자연휴양림에 무려 12박 13일을 예약했다.

장소가 어딘지는 절대로 가르쳐주지 말아야지..

전화도 꺼놔야지.

매일 산에 오르고 책도 보고 잠도 자고 해야지..


그리고 다시 돌아와 또 열심히 해야지.


준비물 목록>

쌀, 잡곡, 포장김치, 감자, 양파, 당근, 오이, 라면, 식빵, 구운 김, 참치캔, 햄, 카레가루,

설탕, 소금, 된장, 고추장, 간장, 식용유, 깐 마늘, 파, 국물내기용 멸치, 마른미역, 미역줄기, 쌈다시마, 달걀, 마요네즈, 케찹, 치즈, 허브차 티백, 칫솔, 치약, 비누, 수건, 샴푸, 속옷, 양말, 츄리닝, 빗, 로숀, 비상약(소화제, 대일밴드, 진통제, 연고), 휴지, 노동법 해설집, 공책, 필기구, 디카(동생것 빌려서), 노동조합 활동(민주노총 자료집).. 또 뭘 가져가야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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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마음은 다 같다.

한국사회에서 참 쉽지 않은 일을 하고 사는 분들이 있다.

아이를 입양하고 그것을 공개하고 당당하게 입양아와 입양부모로 살아가는 이들.

자식하나 키우는 일이 보통이 아닌데

불임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어서 입양하신 분들도 계시지만

자기 아이들도 있는데 더 데려다가 키우는 분들도 있고

대부분 간난아이 입양을 선호하는데(입양을 밝히지 않으면서)

이미 다른 곳에서 파양당한 아이들을 자기 자식으로 기꺼이 품에 안는 분들.

(파양당한 아이들은 정서적인 문제가 겪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일반 입양아보다도 훨씬 많은 노력과 정성이 필요하다.)

 

화요일에 계룡산 유스호스텔에서

한국입양홍보회가 주최하는 가족캠프에 갔다.

부모의 역할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보육현장에서 많은 아이들을 키우고 돌보았지만

정작 자식이라는 형태로, 같은 생활공간에서 아이를 키워 본 경험이 전혀없는 내가

이런 분들에게 부모로써의 자세와 역할에 대해

뭐라도 이야기한다는게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그저 내가 생각하는 아이란 어떤 존재인지를

함께 나누는 과정으로 족하다는 마음이었다. 

다행히 1시간 반 정도의 강의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이후 30분이상 열띤 질의응답으로 답해주었다.

 

그러면서 부모 마음은 다 똑 같구나.

아이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 힘들게 하면 속상한 마음,

그러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사랑.

그런데 아직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편견이 이분들을 참 힘들게 하고 있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는데

모두 아이 담임선생님에게 입양에 대해 알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놓고 고민하고 계셨다.

알려서 좋았던 경험과 힘들었던 경험이 모두 존재하였지만

누구도 입양가정을 심상한 눈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아주 특별한 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반응 자체가 이분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었다.

또 드라마에서 아이를 버리고 버린 부모를 원망하고

입양사실을 충격으로 받아들여서 방황하고..

이런 내용이 나올때마다 너무 속상하다고 하신다.

 

보육노조에서 조합원들과 이 문제를 제대로 이야기 해서

입양가정들이 어린이집에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를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왔다.

아,

과제가 또 하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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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는 있지만

그대의 생각까지 줄 수는 없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아이들 자신의 생각을 가졌으므로.

(중략)


그대는 아이와 같이 되려 애쓰되

아이들을 그대와 같이 만들려 애쓰지 말라.

왜냐하면 삶이란 결코 뒤로 돌아가지 않으며,

어제에 머물지도 않는 것이므로.


-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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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보다 말.

오늘 입양홍보회라는 곳에서 부탁한 강의원고를 쓰면서

역시 나는 글보다는 말에서 더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 키우는 문제는 특히 정답이 없지만

그런 것에 비해 온갖 이론과 조언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순전히 보육교사, 아니 보육노동자로 일한 세월만큼

남보다 좀 많은 아이들을 키워봤다는 경험만이 유일한 무기인 내가

부모들을, 그것도 입양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강의할 원고를

쓰자니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냥 이야기로 풀어낸다면 쉬운 것을,

굳이 원고를 보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경험을 나눈다는 것은

그 사람의 진심이 담긴 어조와 표정과 뉘앙스를 통해 전달될때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

이걸 글로 써놓으니 너도 알고 나도 아는

평범한 자녀 키우기 요령처럼 되어 버리는 것이다.

글쓰는 재주가 부족한 탓이겠지만

정책제안이나 회의록이 아닌 정서적 교감이 필요한 글을 써야 할때면

그저 글보다 말이 제일이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서도 블러그를 하는 이유,

쓰다보면 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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