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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보다 말.

오늘 입양홍보회라는 곳에서 부탁한 강의원고를 쓰면서

역시 나는 글보다는 말에서 더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 키우는 문제는 특히 정답이 없지만

그런 것에 비해 온갖 이론과 조언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순전히 보육교사, 아니 보육노동자로 일한 세월만큼

남보다 좀 많은 아이들을 키워봤다는 경험만이 유일한 무기인 내가

부모들을, 그것도 입양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강의할 원고를

쓰자니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냥 이야기로 풀어낸다면 쉬운 것을,

굳이 원고를 보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경험을 나눈다는 것은

그 사람의 진심이 담긴 어조와 표정과 뉘앙스를 통해 전달될때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

이걸 글로 써놓으니 너도 알고 나도 아는

평범한 자녀 키우기 요령처럼 되어 버리는 것이다.

글쓰는 재주가 부족한 탓이겠지만

정책제안이나 회의록이 아닌 정서적 교감이 필요한 글을 써야 할때면

그저 글보다 말이 제일이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서도 블러그를 하는 이유,

쓰다보면 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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